사상 초유의 '역마진' 제안... 호반건설, 신반포15차 강남 입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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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역마진' 제안... 호반건설, 신반포15차 강남 입성할까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0.04.1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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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반포15차에 사업비 이자 0.5%‧390억 무상품목 제안
래미안‧아크로와 브랜드 경쟁 대신 극강의 '실리' 제시
"호반 수주 시 브랜드 경쟁 시대 저물고 실리 시대 열려"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사진=호반건설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사진=호반건설

호반건설이 신반포15차를 수주하기 위해 '역마진'을 감수하는 제안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호반건설이 제시한 입찰 제안 내역을 살펴보면 역마진 규모는 40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반면 호반건설이 시공권을 얻게 될 경우 조합원들은 400억원 규모의 엄청난 혜택을 얻게 될 전망이다.  

◇ 주방, 바닥재, 타일 등 무상 최고급 자재 사용... 390억원 규모

정비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무상품목 제공과 0%대 금리 사업비 책정으로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먼저 호반건설이 제시한 신반포15차 재건축 공사비는 약 2513억원(부가세 포함)이다. 이 금액에는 390억원 규모의 무상품목비가 포함돼 있다. 무상품목은 고급 주방, 바닥재, 타일 등의 자재 사용이다.

건설업계의 재건축 시공이익율은 통상 10% 이내다. 2500억원 공사규모로 호반건설은 250억원 정도의 이익을 가져가야 하지만 390억원의 무상품목 제공을 밝혔기 때문에 최소 140억원 이상의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역마진을 각오한 셈이다. 여기에 호반건설은 사업비 대출이자를 연 0.5% 수준으로 제안했다. 경쟁사들의 연이자 1.9%, CD금리+1.5% 등과 비교했을 때 파격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개별 리모델링을 할 수 있는 재력을 가진 강남 부자들이 몇 가지 품목을 공짜로 준다고 2군 브랜드를 선택하겠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신반포15차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타 사 대비 파격적인 제안을 한 것은 맞지만 (신반포15차에 올 사람들이)다들 부자이고, 많은 사람들이 개인 라이프스타일대로 개별 리모델링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과연 타일, 주방 용품 등 몇 개 좋은 걸로 바꿔준다고 시공사 표를 찍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랜드에서 밀리는 호반, 실리로 수주전 판세 흔들어

현재 신반포15차 수주전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건설사는 삼성물산, 대림산업, 호반건설 등 3곳이다. 삼성물산은 5년만에 국내 주택사업에 복귀하면서 거의 모든 이슈를 ‘복귀전 성공여부’로 가져가고 있다. 대림산업 역시 '평당 1억원 아파트'라는 홍보를 통해 이슈를 끌고 있다. 브랜드 경쟁력에서 뒤떨어지는 호반건설을 제외한 체 삼성과 대림의 2차전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브랜드 경쟁 속에서 호반건설은 '실리'로 승부수를 걸었다. 390억원 규모의 무상품목, 후분양시에도 선분양과 동일 조건 등의 강수를 두면서 신반포15차 수주전을 난전으로 끌고 가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달 조합 대의원회에 올라온 선분양 안건이 부결되면서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조합은 대우건설과 결별하고 사업 추진 방식을 선분양으로 다시 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정작 대의원회에서 선분양 논의 안건 자체를 보류하면서 후분양 유지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후분양으로 하게 되면 현금을 많이 보유한 건설사일수록 유리하다.

현재 이번 신반포15차 입찰에 나선 건설사들은 선분양을 기준으로 각종 입찰을 제안한 상태다. 호반건설은 선분양과 후분양 시점을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하면서도 공사비와 사업조건은 변동이 없도록 했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실리’를 극대화시켰다.

현재 신반포15차 조합은 조합원 수가 180명밖에 되지 않는다. 추가 분담금은 현재 조합원들이 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호반건설 금리는 더욱 파격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호반이 래미안과 아크로라는 국내 최고 브랜드를 꺾고 신반포15차를 수주한다면, 향후 실리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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