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세운 대우, 유연한 삼성... 참 다른 '반포3주구' 조합 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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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세운 대우, 유연한 삼성... 참 다른 '반포3주구' 조합 대처법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0.04.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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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홍보 금지 지침' 양사 행보 극과 극... 조합 반응도 딴판
대우건설 '개별 홍보' 강행에... 조합 "앱 지침 위반, 중단해야"
삼성물산 편지홍보에... 조합 "공식 제공받아 배포, 문제없다"
"說 뿐인 GS건설 '삼성물산 밀어주기' 의혹, 근거없는 억측"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이하 반포3주구) 재건축 수주전에 뛰어든 건설사들이 과열 경쟁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클린 경쟁’을 선언한 서초구와 재건축조합이 '건설사 개별 홍보'를 금지했지만 여전히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특정 건설사가 타 건설사를 밀어주기 위해 대신 나섰다는 소문까지 흘러나온다. 최근 반포3주구를 둘러싼 과열 경쟁의 실체를 들여다 봤다.

◇삼성물산 vs 대우건설, 사활 건 수주경쟁

반포3주구는 사업 초반 대형 건설사들이 대거 관심을 보이면서 ‘별들의 전쟁’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입찰 마감일이 다가올수록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양자대결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삼성과 대우만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5년 만에 주택시장에 복귀한 삼성물산은 가장 먼저 입찰보증금 중 현금 200억원을 완납하면서 적극적인 수주 의지를 나타냈다. 대우건설 역시 '한남더힐'을 뛰어넘는 아파트로 짓겠다며 2번째로 입찰 보증금을 납부했다. 

반포3주구는 강남에 몇 안 남은 대규모 사업지다. 희소성 만큼이나 과열 경쟁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기본 인식이다. 서울시와 서초구, 반포3주구 조합은 ‘클린 수주’를 위해, '혁신설계 제출' 등의 문구를 입찰 지침에 삽입하지 않기로 했다. 건설사의 개별홍보 금지도 당부했다. 이를 위한 단속반과 신고센터도 운영 중이다.

그렇다고 건설사들이 홍보를 아예 못하는 것은 아니다. 반포3주구 조합이 일주일에 1회씩 건설사에게 홍보물을 받아, 조합원들에게 SNS로 제공한다. 건설사와 조합원들이 직접 만나는 것을 통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노력에도 삼성과 대우는 한 차례씩 개별 홍보 논란을 겪었다. 

◇대우건설 ‘반포3주 스마트폰 앱’ 개별 홍보 논란... 서초구 “금지”

먼저 대우건설의 이른바 ‘반포3주구앱’ 논란이다. 최근 대우건설은 반포3주구 홍보를 위해 ‘대우건설 Only One Masterpiece’라는 이름의 스마트폰 앱을 만들었다. 플레이스토어에서 ‘반포3주구’를 검색하면 ‘대우건설 Only One Masterpiece’이 가장 먼저 뜬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를 ‘반포3주구앱’이라 부른다.

서초구와 조합은 지난달 23일 대우건설에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반포3주구 홍보 활동을 중단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서초구는 이달 8일 반포3주구 현장을 방문해 “현장 모니터링 결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SNS 등으로 개별 홍보활동을 펼치는 시공사가 있어 이를 금지시켰다”고 말했지만 대우건설은 이후에도 앱을 이용해 “입찰 완료”라는 메시지를 이용자들에게 보냈다. 메시지에는 ▲조합 입찰지침 완벽 준수 ▲이주비, 사업비 완벽 해결 ▲분상제, 재초환 완벽준비 ▲십자(+)동 문제 완벽 해결 등의 문구가 담겨 있다. 그럼에도 대우건설은 "‘반포3주구앱’은 개별 홍보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9일 반포3주구앱을 통해 입찰을 완료했고, 기호1번이라는 내용을 앱다운로드자들에게 안내했다. 사진=시장경제DB
서초구는 지난달 대우건설에게 반포3주구앱 사용 중단을 요청했지만 대우건설은 4월 9일 반포3주구앱을 통해 '입찰 완료', '기호1번' 등의 내용을 안내했다. 사진=시장경제DB

◇삼성물산도 개별 홍보?... 조합 측 “공식 절차에 따른 합법 홍보”

삼성물산은 한 임원이 조합원들에게 편지를 써 보내는 등 개별 홍보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해당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반포3주구조합은 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1주일에 한번씩 건설사들로부터 제공받아 조합원들에게 뿌린 홍보물”이라고 밝혔다. ‘개별 홍보’ 여부를 묻는 기자 질문에 조합 측은 “문제 될 것 없다”, “정당한 홍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공인중개사들에게 준공된 래미안 리더스원(서초우성1차 재건축) 투어를  청탁했다거나 ▲반포3주구 인근 공인중개사들에게 음식을을 제공했다 등의 의혹도 제기됐지만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반포3주구조합은 “삼성물산과 관련돼 개별 홍보 논란으로 신고 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재건축 수주 경쟁 제한과 관련돼 이해되는 점이 있다. 클린경쟁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 김 모 임원이 반포3주구 주민들에게 전달한 편지. 일부 언론 및 조합원들은 이 편지를 바탕으로 삼성물산이 조합원들을 접촉하고, 개별 홍보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지만 조합은 "합법적 루트를 통해 제공받아 우리가 조합원들에게 제공했다"고 밝혔다. 사진=제보자
삼성물산 김 모 임원이 반포3주구 주민들에게 전달한 편지. 일부 언론 및 조합원들은 이 편지를 바탕으로 삼성물산이 조합원들을 접촉하고, 개별 홍보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지만 조합은 "합법적 루트를 통해 제공받아 우리가 조합원들에게 제공했다"고 밝혔다. 사진=제보자

◇GS건설, 삼성물산 밀어주기 위해 공사비 질의?... 개연성 없는 억측

이밖에 GS건설이 삼성물산을 밀어주기 위해 공사비 질의를 했다는 사안도 논란이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달전 GS건설은 입찰제안서 내용 중 공사비에 포함해야할 공공청사, 보도교 관련 건축계획, 지하철 연결통로 등 13개 항목에 대해 시공사가 금액 한도를 제시할 수 있는지, 입찰지침의 마감재기준 등을 변경해 제안할 수 있는 지 등을 조합에 질의했다.

이후 조합은 이달 3일 ‘입찰지침서 질의 회신의 건’ 등을 안건으로 상정해 이사회를 개최하고 이를 통과시켰다.

해당 내용의 안건이 통과되면서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사들은 공사비 산출에 반영되는 모든 마감재와 기반시설설치, 공사비 등 모든 항목에 있어 입찰지침서를 참고해 제시할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GS건설의 질의가 ‘삼성물산 밀어주기용’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혹을 처음 보도한 매체는 설(說)만 제기했을 뿐, 'GS가 삼성을 밀어줬다'는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매체가 제시한 근거는 모든 건설사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내용이라, 이를 삼성물산 밀어주기용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GS건설은 “당사는 입찰 여부를 검토하는 중, 조합에 몇 가지 조건을 질의한 것일 뿐 삼성과의 연루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 삼성물산 역시 “말도 안 되는 의혹제기”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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