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과 엮이면 끝장"... 불매운동에 숨죽인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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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과 엮이면 끝장"... 불매운동에 숨죽인 기업들
  • 이준영 기자
  • 승인 2019.07.2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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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기업들, "한국기업 입니다" 일본지우기에 총력
국내 한 마트에서 일본맥주는 팔지 않는다는 문구를 붙였다. 사진= 한국마트협회
국내 한 마트에서 일본맥주는 팔지 않는다는 문구를 붙였다. 사진= 한국마트협회

국내 기업들이 일본 불매운동 여론에 괜히 불똥 튈까 숨죽이고 있다. 작은 구설수에도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급속도로 전파돼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이에 일본관련 제품의 이벤트를 전격 취소하거나 "저희는 한국기업입니다"라며 소비자들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들은 내달부터 맥주 행사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CU는 8월부터 수입맥주 4캔에 1만원 행사에서 아사히, 기린이치방, 삿뽀로 등 일본산 맥주를 제외할 방침이다. 

GS25도 같은기간 수입맥주 할인행사에서 일본맥주를 뺀다. GS25는 아예 판촉 카달로그에서 일본제품을 지운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도 일본산 맥주와 일본 기업이 보유한 코젤, 필스터우르켈 제품의 판촉행사를 중단한다.

편의점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 시작된 7월 한달간 일본맥주 편의점 매출은 최대 40%까지 감소했다.

지금까지 일본불매운동이 이렇게 본사차원에서 진행된 것은 처음이다. 이는 노동계와 시민단체까지 합세한 것 뿐만 아니라 여론까지 가세해 기업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이라도 일본관련 제품을 판매하면 바로 불매운동 타겟이 돼 바로 역풍을 맞을 수 있다.

한 예로 이마트 양재점은 아사히맥주 할인행사를 진행했다가 여론의 뭇매로 바로 행사를 취소했다. 본사차원에서 진행한 것이 아니지만 이마트는 각종 SNS에 '매국기업'이란 비난을 받아야 했다. 

이마트 사태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진행중이거나 예정돼있던 일본맥주 판촉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재고가 남아있어도 이를 소진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불매운동 여향으로 판매는 고사하고 진열조차도 눈치가 보인다"고 말했다.

불매운동 명단에 포함된 일본 기업들도 눈치를 살피고 있다. 롯데아사히주류는 다음달 11일까지 서울 성동구와 용산구에서 계획됐던 '아사히 슈퍼드라이' 팝업스토어 행사중 용산구는 취소한 상태다. 행사 장소를 제공하기로 한 서울드래곤시티 호텔은 국민 정서를 고려해 진행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전했다.

일본계 회사인 소니코리아와 JTI코리아도 지난 11일로 예정됐던 신제품 출시 행사를 취소했다. 두 회사는 각각 무선 이어폰과 담배 신제품을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내부 사정을 이유로 행사를 무기한 연기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본 자본이 유입됐거나 합작한 회사들에 대한 여론의 보이콧에 관련 기업들은 일본 지우기에 나서고 있다.

쿠팡은 일본 소프트뱅크의 자금 지원을 받았단 이유로 SNS에서 일본기업으로 치부되자 바로 해명 글을 올렸다. 쿠팡은 자체 뉴스룸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설립돼 성장했고, 사업의 99% 이상을 한국에서 운영한다”며 한국 기업임을 강조했다. 다이소도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분류되는 한국기업”이라고 밝히며 불매 대상 기업에 오른 것이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현 시류에서 회사 이름이 SNS에 올라오는 것만으로도 곤욕"이라며 "최대한 일본과의 관계가 없다는 것을 해명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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