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고있는 롯데-일본 합작사들... 전범기업도 여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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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고있는 롯데-일본 합작사들... 전범기업도 여럿
  • 이준영 기자
  • 승인 2019.07.2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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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불거진 '롯데=일본기업'논란
"롯데 일본기업이었어?", 밝혀진 롯데 지분구조에 공분
신동빈 "한국에서 번 돈이 일본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강조
조심스런 롯데… 기자들 질문에 침묵하는 신동빈·황각규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사진= 이기륭 기자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사진= 이기륭 기자

최근 확산되고 있는 일본불매운동으로 잠잠했던 '롯데=일본기업' 논란이 재부상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롯데의 지분 대부분이 일본롯데가 보유하고 있고, 일본과 합작한 회사가 유달리 많다며 롯데 저격에 나섰다. 이에 일본불매운동에 롯데도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형제의 난'에서 밝혀진 민낯… 호텔상장으로 쇄신 노력

롯데가 일본기업이란 논란은 2015년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경영권을 두고 다툰 '형제의 난'에서 롯데의 지배구조가 밝혀지며 불거졌다.

당시 국민들은 당연히 롯데를 한국기업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롯데 지배구조 최상단엔 일본롯데가 있었다는 것이 밝혀지며 '롯데=일본기업'이란 인식이 번졌다.

롯데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롯데호텔이 지주사로 돼있지만 실상은 일본롯데와 광윤사 등이 롯데호텔의 지분 99%를 갖고 있다. 롯데호텔은 롯데그룹의 중간지주사 역할정도인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으로 매년 흘러들어가는 배당금도 수백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은 지속된 국적논란에 "롯데는 한국기업입니다"라고 강조하며 "한국에서 번돈이 일본에 흘러들어간 적은 없다"고 외치기도 했다.

일각에선 롯데가 지분구조상 일본의 영향력 안에 놓여있지만 실제적인 고용과 투자의 100%가 한국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한국기업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는 롯데가 일본기업 논란이 나올때마다 주장하는 말이기도하다. 하지만 결국 지분구조상 일본에 의해 좌지우지 될 수밖에 없어 온전한 한국기업이 되기엔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롯데 신동빈 회장도 이를 불식시키기위해 롯데호텔을 상장시켜 한국기업 이미지로 쇄신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려 구속돼 잠시 미뤄졌고, 출소 이후 사드여파로 호텔상장은 다시 미뤄졌다. 올해 롯데호텔 상장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결국 이달 4일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은 연내 롯데호텔의 상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터진 일본불매운동으로 롯데는 다시금 국적논란에 휘말렸다. 업계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롯데호텔 상장 연기를 발표하고 일본불매운동이 벌어졌다"라며 "만약 상장을 시도했으면 국적논란은 조금 사그라들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클로·캐논·아사히맥주 등 다수… 전범기업까지도 합작한 롯데

누리꾼들은 일본제품 불매뿐만 아니라 일본계 기업의 제품까지 불매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불매리스트에 롯데 합작사 기업들이 대거 등장하며 직간접적으로 롯데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곳은 '유니클로'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FRL코리아는 2004년 롯데쇼핑(49%)과 일본 패스트리테일링(51%)이 출자해 만들었다. 특히 일본 패스트리테일링 그룹이 이달 11일 진행한 2019년 3분기 실적발표 중 오카자기 다케시 유니클로 최고재무책임자가 "한국에서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패스트리테일링 측은 16일  "불매운동 영향이 오래가지 않기를 바란다는 본래의 의도와는 달리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뜻으로 전달됐다"며 "다시 한번 부족한 표현으로 진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많은 고객님들께서 불쾌한 감정을 느끼시게 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한국 소비자들은 주요 SNS등에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반응을 보이며 반발했다. 유니클로는 지난해 한국에서 1조3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업계는 불매운동이 지속되면 올해 1조원 매출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유니클로와 함께 생활소품 전문점인 무인양품도 대표적인 롯데와 일본기업 합작사다. 무인양품은 2004년 롯데상사와 일본 양품계획이 각각 40%, 60%의 지분을 투자해 설립했다.

롯데와 일본 합작사 중엔 전범기업도 포함돼 더 큰 논란을 낳았다. 롯데케미칼은 전범기업인 ▲미쓰비시 ▲우베흥산 ▲미쓰이화학 등 세곳의 전범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해 운영중이다. 롯데 케미칼이 미쓰비시케미칼과 각각 950억원씩 투자해 설립한 '롯데엠시시', 롯데케미칼과 일본 미쓰이화학이 합작투자해 2011년 1월20일에 설립한 '롯데미쓰이화학', 롯데케미칼이 지분40%, 우베흥산과 미쓰비시상사가 60%투자한 '롯데-우베 인조고무 법인' 등이다.

이 밖에 롯데는 1985년 일본 캐논코리아와 50%씩 출자해 만든 캐논코리아 비즈니스솔루션, 일본 대표 여행사인 JTB와 합작해 만든 롯데JTB 등도 있다. 

합작법인 외에도 지분구조가 얽힌 계열사도 있다. 롯데아사히주류는 2000년 롯데칠성음료의 자회사 '하이스타'로 설립됐다. 이후 2004년 아사히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기 시작하며 롯데아사히주류라는 이름으로 변경했다. 2008년 롯데칠성음료에서 독립해 롯데그룹의 계열사가 됐으며, 롯데칠성음료와 일본 아사히그룹홀딩스가 각각 50%씩 지분을 갖고 있다.

국내 SNS상에선 이러한 롯데와 일본의 연결고리 관련 내용이 급격히 퍼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롯데뿐만 아니라 롯데와 일본이 합작한 기업의 제품들도 불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롯데그룹 측은 일본불매운동 관련 매우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이달 16일 열린 롯데 하반기 VCM(사장단 회의)에서 신동빈 회장과 황각규 부회장 등 주요 임원들은 취재진의 일본 불매운동 관련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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