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아사히·ABC마트·아인... 日불매운동 전방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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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아사히·ABC마트·아인... 日불매운동 전방위 확산
  • 김보라 기자
  • 승인 2019.07.0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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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맥주·마일드세븐 퇴출… 동네 슈퍼도 '판매 중단'
"보이콧 재팬" 일파만파에 일부 기업 해명 나서기도
ⓒ온라인 커뮤니티. 일본 불매운동 포스터
ⓒ온라인 커뮤니티. 일본 불매운동 포스터

일본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조치가 사회적인 이슈로 부상하면서 일본기업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있다. 사지 않겠다는 소비자와 팔지 않겠다는 상인단체 사이에서 일본계 유통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는 일본 불매운동 포스터가 등장했고, 일본제품 불매 목록도 등장했다. 

대표적인 제품은 화장품 브랜드 시세이도·SK2·DHC·슈에무라·키스미·캔메이크와 의류 브랜드 아식스·데상트·미즈노·꼼데가르송·ABC마트·무인양품, 필기구 브랜드 아인·하이테크, 전자제품 브랜드 캐논·닌텐도·니콘·카시오·소니 등이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카페 등에서는 불매 운동 리스트와 함께 '당분간이라도 일본 제품 쓰지 말고 일본 여행도 가지 말자' '국산품을 구매하자'는 글도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뿐만 아니라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오프라인에서도 활발하다. 지난 5일에는 중소상인·자영업자단체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가 일본 제품 판매를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단순히 일본 제품을 사지 않는 운동을 넘어 판매 중단을 시작한다"면서 "이미 일부 중소상인과 자영업자는 마일드세븐 담배와 아사히, 기린 등 맥주, 조지아 등 커피류를 전량 반품하고 판매 중지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마트협회 회원사 200여 곳이 자발적으로 반품과 발주를 중단했으며, 편의점과 슈퍼마켓을 중심으로 판매중지 캠페인이 확대되고 있다"고 답했다.

해당 기업들은 불매운동 여파로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일본의 대표적 의류기업 유니클로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유니클로는 지난해 매출 1조3732억원을 기록하며 4년 연속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하는 등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불매 운동 여파로 자칫 성장세가 꺾일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4일 유니클로 명동점 앞에는 "강제징용 배상 않고 경제보복! 적반하장 일본, 국민들이 분노한다"라는 팻말을 든 시민단체 관계자가 1인 시위를 벌였다. 이에 대해 유니클로 관계자는 "매출과 관련해서는 현재로서 파악하기 어렵다"며 "현재 이 사안과 관련해 어떤 것도 말씀드릴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일본 본사가 99.96%의 지분을 보유한 신발 편집숍 ABC마트코리아 역시 "현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일본 생활용품 브랜드 무인양품(MUJI)도 "회사로선 급작스럽게 정치적인 이슈에 당면했으므로 억울한 부분이 있긴 하다"면서 "일단 매장 현장 분위기에서는 가시적인 방문자수 변화는 없지만 민감한 사안인 만큼 우리는 중립적인 시각을 갖고 상황을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주말동안 일본맥주 판매량도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GS25 경우 지난 3~7일 아사히·기린 등 일본 수입맥주 매출이 전주 같은 요일 대비 23.7% 감소했다. 이 기간 맥주 전체 매출은 1.2%증가했는데, 일본맥주의 판매부진으로 수입맥주는 3.5% 감소했으며, 국산맥주는 8.4% 늘었다. 이에 따라 아사히의 500㎖ 대용량 캔맥주 점유율도 13.3%(1위)에서 10.0%로 떨어지며 2위로 떨어졌다.

편의점 CU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1~7일 맥주 매출이 전주 대비 2.6% 오른 데 비해 일본 맥주 매출은 11.6%가량 떨어졌다. 아사히 맥주 매출(1위→3위)은 칭따오(2위→1위), 하이네켄(3위→2위) 등으로 순위 변동됐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의 맥주 매출은 전주 대비 1.9% 늘었지만 일본 맥주 매출은 9.2%가량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한·일 관계가 악화할 때마다 일본산 불매운동이 있었지만 그 영향이 크지는 않았다. 이번에는 직접적인 경제 규제라는 측면에서 불매운동 여파가 훨씬 빠르고 뚜렷하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일부 소매점이 판매 중단까지 선언하면서 불매운동 파급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일본산 담배와 맥주 등을 전량 반품 처리하겠다고 나섰고,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도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한편, 일본 기업이 아닌데 불매운동 목록에 포함된 기업들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다이소는 "최대주주가 한국기업(아성HMP)으로 일본기업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일본 다이소에 로열티를 지급하거나 경영 간섭을 받는 관계가 아니기에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다이소는 지분 30%를 보유한 2대 주주이긴 하지만 외국기업이 지분을 투자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한국 코카콜라는 지난 5일 공식입장 자료를 통해 "일본 코카콜라가 아닌 코카콜라 본사에서 브랜드에 관한 모든 권리를 소유하고 있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코카콜라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제품이며 일본에서 판매되는 제품과는 완전히 구별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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