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도 日불매... SK-Ⅱ 매출 '뚝', 브로앤팁스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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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도 日불매... SK-Ⅱ 매출 '뚝', 브로앤팁스 '급부상'
  • 김보라 기자
  • 승인 2019.08.0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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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화장품 매출 20% 급감... 국산 대체품 찾는 소비자 '증가'
화장품 제조사들은 일본산 원료 빼기 '비상'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여파가 화장품까지 번지며 주요 백화점과 H&B스토어 등에서 일본 화장품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반면 국내 화장품 매출은 소폭 상승하는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업계는 화장품의 경우 대체제품이 많아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면 일본 화장품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SK-Ⅱ, 시세이도 등 일본 화장품 매출이 불매운동 전보다 10~20% 감소했고, 헬스앤뷰티 스토어인 올리브영·랄라블라·롭스도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일본제품과 이를 대체할 제품 목록을 공유하는 '노노재팬'사이트가 부상하면서 단순 화장품 완제품만이 아닌 일본 원료가 포함된 제품도 타깃이 되고 있다. 이에 화장품 업계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

ⓒ노노재팬 사이트 캡처.
ⓒ노노재팬 사이트 캡처.

노노재팬 사이트에는 일본 대표 화장품 브랜드 시세이도의 대체 상품으로 ▲아미퓨어 ▲루나 ▲에스쁘아 ▲정샘물 ▲네이처리퍼블릭 등을 추천하고 있다. SK-Ⅱ의 경우 불매 제품 목록에서 제외됐다. 사업 초기 일본 맥스팩터사의 화장품 브랜드로 시작했지만 미국 P&G사가 인수했기 때문에 일본기업으로 볼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일부 화장품은 일본에서 제조되고 있어 일본불매 역풍을 완전 비껴가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H&B스토어, 일본화장품 매출 평균 20% 급감

화장품 주요 유통채널인 백화점과 H&B(헬스앤뷰티)스토어의 경우 일본 화장품과 국내 화장품의 명암은 극명하게 갈렸다. 일본 화장품의 경우 평균 20%안팎의 매출감소가 이어졌지만 국내제품은 소폭 매출이 상승한 것.

A백화점의 경우 지난달 1~25일 SK-Ⅱ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급감했다. 시세이도와 슈에무라도 각각 21%, 15% 떨어졌다. B백화점에서도 같은 기간 SK-Ⅱ는 19.4%, 시세이도는 10.5%, 슈에무라는 9.5% 매출이 감소했다. C백화점에서도 일본 화장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가량 감소했다. 

H&B스토어도 상황은 비슷하다. 특히 일본 제품 불매 사이트 ‘노노재팬’에 오른 제품의 매출 하락 폭이 큰 영향을 미쳤다. 반면 대체 제품으로 거론된 국산품의 경우 매출이 소폭 상승했다.

H&B 스토어 랄라블라가 지난달 15일부터 21일까지 매출을 집계한 결과 일본 남성 화장품 우르오스의 매출은 전달보다 25.6% 줄었다. 반면 국산 남성 화장품 브로앤팁스의 매출은 26.1% 늘었다. 

같은기간 일본 헤어제품 브랜드 갸스비의 매출도 7% 감소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 미쟝센의 매출은 3.5% 신장했다. 일본 라이온사의 손 세정제 아이깨끗해의 매출도 12% 떨어졌지만, LG생활건강의 메소드핸드워시는 8.2%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화장품의 경우 대체제가 많아 국산제품으로 소비가 이동하는 상황"이라며 "일본 화장품 매출 감소는 브랜드의 문제이긴 하지만 장기화되면 힘들 것"고 말했다.

ⓒ각사 제공. 일본 화장품 대체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브로앤팁스와 LG생활건강의 메소드핸드워시
ⓒ각사 제공. 일본 화장품 대체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브로앤팁스와 LG생활건강의 메소드핸드워시

◇ 일본 원료 의존도 24%... 비상걸린 국산 화장품 제조사

일본산 원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화장품 제조사도 고민에 빠졌다.

8일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수입한 화장품 원료 규모는 1억3489만달러로 전체 수입된 원료 중 24%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불매운동이 일본 제품은 물론 일본산 원재료까지 살피는 소비자가 등장하면서 국내 화장품 제조사는 일본 원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화장품업계는 이미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기점으로 일본산 원재료 의존도를 줄여왔다. 실제로 이전까지 50%가 넘던 일본 화장품 원료 수입 비중은 최근 3년새 20%대로 내려갔다.

대표적인 일본 원료는 자외선 차단제(선크림)에 쓰이는 이산화티타늄 분말과 세안제에 쓰는 부틸렌글라이콜, 마스크팩 시트, 등이다. 이 중 이산화티타늄 분말의 경우 국내에 대체 원료가 없어 일본산을 주로 쓴다. 

이에따라 국내 화장품 제조업체에서는 일본에 의존하던 화장품 원료를 국산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한국콜마는 최근 자외선 차단제(선크림)에 들어가는 이산화티타늄 분말을 대체할 수 있는 징크옥사이드를 개발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일본산 원료를 줄이기 위해 국산화와 함께 중국과 미국, 독일 등 여러 국가의 원료를 테스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맥스의 경우 미국과 중국, 태국 등 현지 법인을 통해 원료를 조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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