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없는 벚꽃축제?... 진해군항제 이틀 앞당긴 창원시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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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없는 벚꽃축제?... 진해군항제 이틀 앞당긴 창원시 '난감'
  • 박대성 기자
  • 승인 2024.03.21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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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작년 24일에서 올해 22일로 앞당겨
"날씨앱과 시민의견 참조해 행사일 결정"
경화역 공원에 벚꽃이 아직 피지않은 모습. 사진=박대성 기자

오는 22일 개막하는 진해군항제가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예상보다 늦어지는 벚꽃 개화시기로 자칫 행사 초반에는 만개가 안된 벚나무를 볼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개최 시기를 앞당긴 것이 이 같은 사태를 초래했다고 지적한다.

올해 진해군항제는 22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내달 1일까지 창원시 진해구 중원로터리 등 진해구 일원에서 개최된다. 시는 작년 개최일인 24일에서 올해 22일로 이틀 앞당겨 행사를 준비해 왔다. 

하지만 행사 시기를 앞당긴 것이 화근이 됐다. 예상과 달리 벚꽃 개화가 늦어져 개막일에도 화려한 벚꽃을 확인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기준 진해군항제 행사장 일대에서 벚꽃이 만개된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진해 경화역 일대에 일부 벚나무에서만 벚꽃이 핀 상태다.

조명래 창원 제2부시장(가운데). 사진=창원시
20일 조명래 창원 제2부시장이 군항제 안전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조 부시장 뒤 사진에는 아직 벚꽃이 피지 않은 모습이다. 사진=창원시

창원시는 연일 홍남표 창원시장과 조명래 제2부시장이 행사장 안전시설을 점검했다고 보도자료를 내고 있다. 사고 없는 행사를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도자료에서 제공하는 사진 속 벚나무에서 벚꽃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창원시 직원은 벚꽃이 일찍 필 것으로 예상했다고 한다. 시 문화체육관광 직원은 "행사 개막일을 날씨앱(워더아이)과 시민의견을 고려해 결정했는데, 아직 꽃이 피지 않아 난감한 상황"이라고 했다. 

창원시의 엉성한 행정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시민은 "벚꽃이 피지도 않았는데 군항제를 강행하는 건 이해가 안 되는 행정"이라며 "행사를 연기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지자체는 늦어지는 벚꽃 개화로 인해 예정된 행사를 미루는 곳도 있다. 경주시는 22일부터 24일까지 개최할 예정이던 '대릉원돌담길 벚꽃축제'를 일주일 연기해 29일에 개막한다. 청주시도 22일 개최할 예정이던 '벚꽃과 함께하는 푸드트럭 축제'를 29~31일로 일주일 연기했다. 강릉시가 21일 개최할 예정이던 벚꽃축제 '솔올 블라썸'도 28일로 개막을 조정했다.

창원시는 이번 행사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작년 군항제에서 음식 바가지 소동으로 논란이 커짐에 따라 올해는 이를 차단하기 위해 바가지요금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해당 입점자를 신고하는 포상제까지 실시한다. 

작년 군항제를 다녀간 누리꾼은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 "통돼지바비큐 5만 원, 삼겹·쪽갈비 5만 원, 고래고기 소(小) 6만 원·대(大) 8만 원, 해물파전 2만 원, 꼼장어 3만 원, 순대야채볶음 3만 원, 꼬치어묵 1만 원이었다"며 "심지어 고기는 작은 접시에 담겨 나왔고 고기 밑에는 양배추가 잔뜩 깔려있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진해 군항제는 2019년엔 4월 1일부터 10일간 열렸다. 지난해에는 3월 24일부터 4월 3일까지 개최됐다. 올해는 이보다 이틀 앞당겨 22일부터 개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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