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주총 하루 남기고 '초긴장'... 행동주의펀드‧시민단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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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주총 하루 남기고 '초긴장'... 행동주의펀드‧시민단체 반발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4.03.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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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펀드 1주당 ‘4500원’ VS 물산 ‘2550원’
물산-제일모직 합병 무죄... 반대 세력 불만 최고조
자료사진. 사진=시장경제DB
자료사진. 사진=시장경제DB

삼성물산이 주주총회 하루를 남기고 초긴장 상황에 돌입했다. 행동주의펀드들이 연합해 배당 확대와 자사주 취득을 요구하고 나섰고, 제일모직 불법 합병 사건이 무죄로 나오면서 노동시민단체의 불만이 고조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내일(15일) 개최하는 삼성물산 주총에 수많은 기업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방안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힘을 실어주기로 하면서 행동주의 펀드의 존재감이 어느 때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 행동주의펀드 5곳은 연대를 통한 이른바 ‘울프팩’(Wolf Pack‧늑대 무리) 전략으로 특정 기업들에게 ‘배당 확대‧자사주 취득’을 요구하고 있는데, 첫 주총이 바로 ‘삼성물산’이다. 연대를 밝힌 행동주의펀드는 영국계 자산운용사 시티오브런던, 미국계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스, 한국 안다자산운용 등 5곳이다.

이들은 삼성물산에게 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4500원(우선주 4550원)을 요구했다. 이는 삼성물산이 올해 1월말 밝힌 주당 2550원(우선주 2600원) 배당 계획에서 약 80%를 인상하는 안이다. 여기에 삼성물산이 올해 1조원대 자사주 소각을 시작으로 3년간 보유중인 자사주를 모두 소각(총 3조8000억원 규모)하겠다는 계획과 별도로 행동주의펀드들은 ‘자사주 매입 5000억원’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올해만 1조7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 방안을 내놨지만, 행동주의펀드 연대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8200억원을 추가로 내놔야 한다.

행동주의펀드들의 삼성물산 보유 지분은 다 합치면 1.46%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 주총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긴 힘들다. 다만, 현행법상 1% 이상의 주식을 6개월 이상 보유했을 시 해당 주주는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배당 증액, 자사주 추가 매입 등을 공식 안건으로 상정시켜 자신들의 요구를 공론화시키겠다는 것이 울프팩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정부가 앞장서 기업에 주주친화정책을 강조하고 있고, 이재용 회장 소송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삼성물산도 이들의 요구를 마냥 무시할 순 없는 상황이다.

펀드들은 현재 삼성물산의 주가(16만원대)가 매우 저평가됐기 때문에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더 큰 주주환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삼성물산은 번 돈 보다 지출을 늘릴 순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삼성물산의 2023년도 잉여현금흐름은 약 9000억원이다. 하지만 행동주의펀드의 요구안(배당 80% 인상, 자사주 5천억 추가 매입)은 1조2400억원 규모다. 이 때문에 오는 15일 주총에서 양측의 공방은 치열할 전망이다.

주총 밖에서는 삼성물산의 불법 합병을 외치는 시민단체의 시위도 우려스럽다. 올해 1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이재용 회장의 1심 선고에서 무죄가 나왔던 만큼 삼성물산과 이 회장을 반대하는 세력의 불만은 어느 때 보다 고조된 상황이다.

다행히 본지 확인 결과 공식적으로 삼성물산 주총을 겨냥해 시위를 예고한 참여연대, 경실련, 민변 등 메이저 시민단체는 없다. 다만, 그간 1인 시위, 기습 시위, 현수막 시위 등은 종종 있어 왔고, 일부 시위자들이 소액주주 권리를 받아 주총장에 들어와 질의 형식으로 시위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는 시위 수위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 1심 선고일이었던 올해 1월 22일에는 경실련, 민변, 참여연대 등 9개의 시민단체가 서울중앙지법에서 시위를 개최한 바 있다.

현재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 소송에서 이재용 회장은 기존에 제기된 회계부정 혐의 등에 대해 모두 무죄를 받았다. 검찰 항소에 따라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주주연대는 2015년 합병 당시부터 합병비율(삼성물산 3, 제일모직 1)이 부당해 삼성물산 주주들이 손해를 봤다고 주장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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