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포장 VS 가격 상승... 딜레마 빠진 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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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포장 VS 가격 상승... 딜레마 빠진 백화점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4.02.1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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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백화점, 생분해 포장재·보랭백 등 확대
롯데百, 업계 첫 보랭백 회수 프로그램 운영
"포장재 변경보다 쓰레기 양 줄이는게 우선"
보랭 가방(회색)과 친환경 포장재. 사진= 롯데백화점
보랭 가방(회색)과 친환경 포장재. 사진= 롯데백화점

백화점 업계가 상당수의 명절 선물세트 포장재를 친환경으로 교체했다. '가치 소비'의 일환이지만 오히려 이로 인해 가격을 상승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화점업계의 친환경 포장재 교체는 최근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디자인팀이 직접 참여한 친환경 패키지를 제작했다. 자연 생분해되는 사탕수수 100% 햄퍼 박스에, 와인부터 신선·가공식품을 고객이 취향껏 포장할 수 있다. 햄퍼 박스 외에도 종이와 마 소재로 제작한 과일 바구니, 무코팅 재생 용지로 만든 과일 박스, 업사이클링 보냉백 등 신세계의 친환경 명절 패키지를 준비했다.

현대백화점은 플라스틱을 사용하던 부분을 종이로 교체한 선물세트를 마련해 판매했다. 와인 포장도 재활용이 쉬운 종이 소재로 교체하고, 명절 선물세트 포장용 보냉백으로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친환경 리유저블백을 사용했다.

롯데백화점은 여기 더해 2022년 추석부터 업계 최초로 보랭백회수 프로그램을 도입해 소비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은 2022년 추석기간 첫 회수 프로그램 시행 후 지난 해 추석까지 총 3번의 명절 동안 총 4만여개의 보랭 가방을 모았다. 2022년 추석에 처음으로 약 1만개의 보랭 가방을 회수한 이래 2023년 추석에는 약 1만5000개까지 회수하며 매 명절마다 약 10~20% 이상씩 회수량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올 설에는 '보랭 가방 회수 프로그램'의 혜택을 한층 더 강화했다. 먼저 이달 11일부터 내달 3일까지 32개 롯데백화점 전점 사은행사장에서 보랭 가방 반납 부스를 운영하고 보랭 가방을 반납한 고객에게는 즉시 엘포인트 5000점을 지급한다. 이와 더불어 같은기간 동안 패션 상품군에서 10만원 이상 구매하면 엘포인트 1만점도 추가로 증정한다. 

롯데백화점은 환경 가치에 공감하는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면서 보랭 가방 회수 프로그램에 동참하는 고객의 수가 지속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보랭 가방 회수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객 중 약 5%가 신규고객이었다. 이에 따라 이번에는 보랭 가방 회수에 따른 기본 혜택 외에도 추가로 상품군 구매 혜택까지 확대했다.

회수한 보랭 가방은 올 하반기 다양한 굿즈로 업사이클링해 선보일 계획이다.

 

친환경 좋지만... 가격 상승은 숙제

친환경 포장 재재 사용으로 환경보호에 앞장선다는 명분은 좋지만 이로 인한 제품 가격 상승도 지적되고 있다.

실제 한 포장재 업체 관계자는 "환경보호는 좋지만 이러 인한 단가 상승으로 인한 가격 거품은 고민"이라고 말했다.

특히 선물세트 판매가 몰리는 명절 시즌에는 이러한 고충이 커진다. 주요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는 선물세트 포장재를 재생용지와 콩기름 잉크 사용, 합성수지제와 저밀도 폴리에틸렌 등의 완충재를 사용했다고 알리고 있다. 

최근 과일 포장도 기존의 스티로폼에서 종이 포장으로 바뀌는 추세다. 소비자들도 '가치 소비'를 선호하면서 이같은 친환경포장 제품의 판매도 증가하고 있다.

유통업체들도 최근 높은 물가로 소비자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포장재 비용까지 올라 제품 단가 상승이 걱정이지만 당장 이를 철회하기도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인식도 바뀌었고, 외부 시선도 있어 기존 스티로폼이나 플라스틱 포장으로 다시 회귀하는 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기업들이 마케팅으로 친환경을 강조하고 있지만 친환경 포장이 환경 보호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의견도 나온다. 포장재를 바꾸기보다 쓰레기 양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포장재를 친환경으로 바꿔 단가를 상승시키는 것보다 배출되는 쓰레기의 양을 줄이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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