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늘어나는 증권사 HTS·MTS '전산 장애'... 고객 보상은 되레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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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늘어나는 증권사 HTS·MTS '전산 장애'... 고객 보상은 되레 감소
  • 유명환 기자
  • 승인 2023.12.1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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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분기 증권업계 전산 장애 총 73건
금융업권 중 가장 높은 수치 기록
DB·하이투자證, 가장 높은 민원 발생
1인당 피해 보상금액 7만원 '꼴'
증권사들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오류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지만, 피해 보상액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증권사들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오류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지만, 피해 보상액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해마다 반복되는 증권사들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오류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지만, 피해 보상금액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증권사의 자의적 기준에 맞춰져 있어 개인투자자들이 보상을 받기 힘들고,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제도적인 보호 대책도 없다고 지적한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증권업계에서 발생한 전산 장애는 73건에 달했다. 이는 금융업계에서 발생 전산 장애 203건 중 가장 높은 수치로 증권업에 이어 은행(59건), 보험(36건), 카드(20건), 저축은행(15건) 순으로 집계됐다.

전산 장애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최근 6년간 증권사 트레이딩 프로그램인 HTS· MTS·WTS의 오류·전산 사고의 금감원 신고 건수는 2018년 34건, 2019년 47건, 2020년 49건, 2021년 60건, 2022년 66건, 2023년 8월 73건 등 총 329건으로 해마다 증가 추세다.

가장 많은 전산 오류가 발생한 증권사는 9건이 발생한 토스증권이다. 앞서 토스증권은 지난해에도 14건으로 전산 오류 1위에 등극한 바 있다. 

같은 기간 카카오페이증권은 6건의 전산 오류가 나타나 지난해 연간 건수(5건)를 넘어섰다. 전체 증권사로는 7건을 기록한 신한투자증권에 이어 세 번째 순위다. 이들 증권사는 HTS 없이 MTS만 제공하는 상황이다. 이를 감안할 시 오류 빈도가 타사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특히 카카오페이증권의 경우 지난 7월 3일 발생한 해외 주식 거래 이용 제한에 대한 배상 신청 접수를 10일 종료했다. 회사 MTS에서 3일 오후 10시 30분부터 40분 가량 해외 서비스 지연에 따른 접속 장애가 발생해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특히 이날 테슬라의 주가가 7% 수준까지 급등했지만 접속 장애로 주식을 제때 매매하지 못한 피해가 가장 많았다. 

문제는 고객 보상절차다. 개인투자자가 카카오페이증권에 피해 보상 신청을 하려면 발생한 장애 사실을 확인할 수 있도록 사진을 찍거나 캡쳐한 화면을 첨부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배상 신청도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신청 기간도 상대적으로 짧아 실질적인 신청까지 이어지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증권사들의 전산 장애로 인해 해마다 고객 민원 건수 역시 늘어나고 있다. 올 상반기 57개 증권사의 민원 건수는 2만1837건으로 작년 상반기(6645건)보다 3배 이상 늘었다.

특히 민원은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폭증하고 있다. DB금융투자는 1만4160건, 하이투자증권은 5911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1263건으로 이들의 민원 건수 합만 2만1334건에 달했다. 전체 민원 건수의 97.7%를 차지했다.

이들 3사 민원의 99%가 모두 전산장애였다. DB금융투자의 경우 지난 3월 바이오인프라, 지난달 뷰티스킨 공모주 청약에서 접속지연이 일어났다. 하이투자증권은 6월 진영의 공모주 청약에서 거래지연이 발생했고, 이베스트투자증권은 3월 전산장비 하드웨어 부품 고장으로 MTS와 HTS에 접속할 수 없었다.

고객들의 피해는 늘어나고 있지만, 보상금액은 되레 감소하고 있다. 지난 2009년 1인당 평균 보상액은 77만1000원이었지만 올해 8월에는 7만2000원까지 줄었다. 2020년 88만원까지 올랐지만 2021년 다시 11만 3000원까지 감소했다. 그러다 올해 8월 기준 7만2000원까지 내려온 것이다.

2019년부터 지난 8월까지 5년 동안 증권사별 피해자 보상액 규모는 한국투자증권(65억원), 미래에셋증권(46억원), KB증권(18억원) 순이었다. 메리츠증권의 1인당 보상액은 평균 407만4000원이었으며, 현대차증권은 2건 이상의 장애가 발생했지만, 지급 실적이 없었다.

증권사들은 연이은 전산 장애를 막기 위한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투자가 뒷받침되지 않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특정 기간·시간에 고객들이 몰려 전사 과부하가 발생하고 있다”면서도 “투자자 피해 및 회사 평판 저하 등을 막기 위해 재발 방지에 힘쓰고 있지만, 인력 및 재원 투입이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제도적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류 발생 원인과 장애 지속시간에 따라 세분된 피해보상 규정을 마련하고 안정적인 시스템 운용을 위한 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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