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 대상자 수두룩"... KB국민·우리은행 명퇴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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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 대상자 수두룩"... KB국민·우리은행 명퇴 본격화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3.11.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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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銀, 1968년생 500명 이상 대상자 관측
우리銀, 1969년생 200명 예상...노사 논의 중
비대면 거래 풍조 속 인력구조조정 불가피
'돈잔치' 비난 속 퇴직금 규모 수준 눈치싸움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이 연말을 맞아 가장 먼저 명예퇴직 작업에 나선다. 사진=시장경제DB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이 연말을 맞아 가장 먼저 명예퇴직 작업에 나선다. 사진=시장경제DB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이 연말을 맞아 가장 먼저 명예퇴직 작업에 나선다. 명예퇴직은 매년 진행하는 통상적 일이지만, 올해 은행들은 정부의 '돈잔치·이자 장사' 비판에 퇴직금 등 적절한 보상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두 은행은 임금피크제 대상자수가 유난히 많다는 점에서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오는 12월 중 명예퇴직 신청자를 받을 예정이다. 은행 관계자는 "명예퇴직 규모나 구체적인 조건 등은 노사가 함께 논의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아직 정확한 시행 여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통상 노사 간 합의를 거쳐 연말에서 내년 초까지 진행된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노사 합의에 따라 임금피크제를 적용해 직원의 임금을 줄이는 대신 강도가 낮은 업무로 전환시키는 등의 고민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 우리은행은 타 시중은행 보다 임금피크제 대상 비율이 높다. 윤두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직원 대비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 비율은 ▲국민은행 2.3% ▲우리은행 2.1% ▲신한·하나은행 0.1%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의 경우 55세부터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다. 올해는 1969년생 이상 직원에게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임금피크제 대상에 들어간다. 신청대상자는 올해 200명 가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의 신청대상자가 많은 이유는 그간 명예퇴직을 하지 않고 누적된 임금피크제 대상자가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우리은행은 2005년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했지만, 퇴직금을 받고 나가는 명예퇴직 인원은 임금피크제 대상 인원 가운데 30% 정도에 불과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임금피크제는 영업점 감사 업무 등 은행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해 직원들이 아직 선호하는 편"이라며 "이 때문에 누적된 임금피크제 직원들이 경쟁은행 대비 많은 편이고, 지원 수준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올해 1968년생이 명예퇴직 대상이 된다. 대상자수는 500~600명 가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두 은행의 명예퇴직을 시작으로 연말, 연초 다른 은행들도 대규모 구조조정이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권의 고질적인 문제인 인사 적체를 해결하기 위해 명예퇴직 조건을 확대하는 추세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3분기까지 시중은행들의 실적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퇴직에 따른 보상 규모도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은행은 대체로 책임자급 숫자가 일반 직원들보다 많은 ‘항아리형’ 인력 구조로 돼 있다. 여기에 금융권 전반 디지털 전환 바람이 불면서 인력구조 개편은 필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은행들은 명예퇴직금 수준을 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정부로부터 은행들이 '돈잔치' 비난을 연일 받았던 터라 눈치를 보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시행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조건들도 예년에 비해 늦어지고 있다.

힌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해당 직원들은 명퇴금 등 조건여부만 성립된다면 짐 싸고 나갈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전하고 있다"면서 "올해 명예퇴직 조건은 각 은행 내부 상황에 따라 달리 정해지겠지만 퇴직금 지급액이 예년 수준보다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권 명예퇴직은 매년 12월 임원인사 시기와 맞물려 진행된다. 희망퇴직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내년 1월 직원 인사가 함께 이뤄진다. 임금피크제 제도는 지난 2018년 은행이 인건비 부담을 경감하는 대신 줄인비용으로 청년 일자리 창출에 나서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모든 은행들이 시행하고 있지만 조건여부나 시행 등은 각 은행별로 차이가 있다. 우리·국민은행의 경우 다른 은행과 달리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업무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기에 유난히 해당 직원들이 많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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