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도시정비 수주액 8172억원... "클린수주로 선별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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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도시정비 수주액 8172억원... "클린수주로 선별 경쟁"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2.10.2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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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건설사 도시정비 수주액 총계 3% 수준
10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1조원 미달
'클린수주' 정책 영향... 돈봉투 살포 등 구태 금지
업계 "클린정책 노하우 가장 먼저 체득... 앞으로 전망 밝아"
울산 B-04 재개발 사업지의 모습. 사진=네이버 지도 캡처
울산 B-04 재개발 사업지의 모습. 사진=네이버 지도 캡처

삼성물산이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8172억원의 수주액을 기록 중이다. 브랜드 평판도 1위라는 사정을 감안하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기록이다. 과열경쟁을 엄격하게 금지하는 '클린수주 정책' 시행에 따른 소극적 수주 마케팅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물산은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서초구 방배6구역 재건축(3696억), 용산구 이촌코오롱 리모델링(4476억)을 수주했다. 누적 수주액은 총 8172억원이다. 올해 10대 건설사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27조4000억원의 3% 수준이다. 10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1조원을 넘기지 못했다.

5700억원 규모의 공공 재개발 사업지인 흑석2구역은 이달 29일 사업자를 최종 선정한다. 흑석2구역을 수주하면 도시정비사업 실적은 1조3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한다. 참여가 예상됐던 용산구 이촌동한강맨션 재건축(6224억)과 한남2구역(7900억)은 최종 입찰에서 발을 뺐다.

삼성물산에게 남은 수주 예상 지역은 울산의 재개발 사업지인 ‘울산 B-04’다. 공사비 1조원, 사업비 2조원으로 울산 최대 재개발사업지다. B-04구역은 울산 중구 교동 190-4번지 일대에 지하 4층~지상 29층 규모 55개 동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 가구수는 4080가구. 대지면적만 17만 2297㎡에 달한다.

경쟁 상대는 최근 3년간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현대건설이다. 최고와 최고의 대결이자 삼성물산 입장에선 물러설 수 없는 사업지다. 삼성과 현대가 도시정비사업에서 맞붙은 사례는 2007년 서울 동작구 정금마을 재건축 수주전 이후 약 15년 만의 일이다. 각 사의 주택부문을 총괄하는 본부장급 인사가 직접 현장을 챙길 정도로 혈투가 예상된다. 울산 B-04 구역 입찰 마감은 11월 2일이며, 행정 절차상 연말이나 내년 초에 시공사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도시정비 부문에서 최고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게다가 울산은 현대그룹의 앞마당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삼성물산이 도전장을 내민 이유는, ‘클린수주’ 정책 실효성에 대한 자신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 조합장의 경우 울산 재개발 사업지에 대한 애착이 상당하고, 불법 홍보 등으로 사업지에 흠결이 생기는 것을 매우 싫어할 정도로 명예를 중시하는 인물로 소문나 있다”며 “삼성물산은 홍보 부담 없이 브랜드와 사업 조건 등 순수하게 실력으로 경쟁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조금씩 클린수주 정책 관련 해법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며 “도시정비사업은 일종의 작은 선거판이기 때문에 조합원을 우리 편으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 점에서 (과열) 홍보 없이 1조원 넘는 사업지를 수주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불법 홍보 페널티가 점점 강해지고, 브랜드 가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클린수주 홍보 노하우를 가장 먼저 터득한 삼성물산에 유리한 시점이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물산은 “공정경쟁과 브랜드 가치, 사업성 등을 고려해 선별적으로 수주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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