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삼성물산이 불법 OS 동원?... 동영상 출처·근거 全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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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삼성물산이 불법 OS 동원?... 동영상 출처·근거 全無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2.10.3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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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B-04' 구역 재개발, 수주전 과열
사업비 1조4천억 규모, 대형 건설사 3곳 도전장
출처 불명 동영상 등장... "삼성물산 규약 위반"
"여성 동원해 부동산 방문 홍보... 다과 등 제공"
동영상 어디에도 삼성물산 직원 특정할 근거 없어
조합 측 "부동산 방문시 간단한 음료 제공 허용"
"경쟁기업 흠집내기 위한 악의적 네거티브" 지적도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출범과 함께 '클린 수주'를 공언한 삼성물산이 때아닌 불법 홍보 논란에 휩싸였다. 울산 최대 재개발 사업지 ‘울산 B-04구역’ 수주를 목적으로 현장 홍보직원(이른바 OS요원)을 마케팅에 동원, 과열 경쟁에 불을 지폈다는 주장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울산 B-04구역’ 관련 취재 결과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같은 의혹은 사실과 달랐다. 되레 성명 불상 제보자가 일부 언론에 넘긴 동영상은 그 내용이 모호함에도 불구하고 '삼성물산 OS 활동 포착' 등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기업 흠집내기를 위한 네거티브 캠페인이란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삼성물산 OS요원?... 동영상 어디에도 근거 제시 없어 

문제의 동영상을 일부 언론에 넘긴 제보자는 자신을 울산 B-04구역 조합원으로 소개했다. 해당 인물이 동영상을 통해 제기한 의혹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삼성물산 측이 OS요원을 홍보에 이용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울산 B-04구역 인근 부동산에 홍보 책자와 커피·빵 등 다과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영상을 보면 10월 4일, 5일, 7일 3일간 여성들이 검은 비닐봉지, 커피, 쇼핑백을 들고 울산 B-04구역 인근 부동산 5곳을 드나드는 모습이 담겨 있다. 제보자는 '삼성물산 OS활동 포착', '삼성물산 OS요원 추정'이란 자막을 넣어 삼성 측의 위법행위를 사실상 단정짓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울산 B-04구역 조합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찍은 영상. 삼성물산 OS요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부동산을 방문하고 있다고 자막을 썼다. 사진=익명 제보자
울산 B-04구역 조합원이라고 주장하는 인물이 촬영한 동영상. 사진=화면 캡처

그러나 동영상 어디에도 해당 여성을 삼성물산 측 OS요원으로 특정할만한 단서는 없다. 1분 20초 분량의 동영상을 여러번 되돌려봐도 등장 여성을 삼성물산 측이 위법하게 고용한 OS요원이라고 의심할만한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제보자 역시 어떤 근거로 이같은 주장을 했는지 그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조합, 시행문 통해 '부동산 방문시 음료 제공 허용'

사진=제보자
사진=익명제보자

삼성물산 측 직원들이 인근 부동산 등을 방문해 다과를 제공했다고 해도 그 행위 자체를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울산 B-04구역 재개발 조합이 삼성물산, 롯데건설, 현대건설 등에 보낸 '시공사 선정 입찰과 관련해'라는 제목의 시행문을 보면, ▲부동산사무소 방문 시 간단한 음료‧판촉물‧현수막 허용 ▲시공사 선정 총회(11월 2일)까지 홍보관 내 홍보, 온라인 홍보, 현수막 게시 외 모두 허용 금지 ▲조합 방문은 정직원만 가능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위 문건에 따르면 동영상 속 여성들이 위 3개 건설사 중 한 곳의 직원이라고 해도 이들의 부동한 방문을 위법이라고 단정키 어렵다.

조합 측은 문제의 동영상 속 인물에 대한 신분 확인을 요청하는 질문에 "그들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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