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pick] 보유 현금만 6천억... '시평 톱10' 눈앞 DL건설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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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pick] 보유 현금만 6천억... '시평 톱10' 눈앞 DL건설 분석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2.09.17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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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주택건설 명가 '삼호'에서 간판 바꿔
관급공사·그룹 내부 일거리 비중 매우 낮아
대형 M&A, 손실금, 신사업 이슈 등 3無
자체 민간사업 비중 75%, 공정위 리스크 '안전'
주택전문가 조남창 대표... 15년부터 연임
이해욱 회장 신임 두터워... 개발사업 강화 관측

<편집자 주> 현재 대한민국 아파트 시장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는 래미안, 자이, 아크로, 디에이치(DH)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브랜드 아파트는 1970~80년대 서울 강남 개발과 함께 등장했다. ‘삼호’는 브랜드 아파트의 효시였다. 이 회사는 공동주택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해 해외까지 진출했다. 1982년에는 해외건설 수출 10억불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1985년 중동 건설업 침체와 정부의 산업합리화 조치로 해체의 길을 걸었다. 1986년 8월, 삼호는 대림그룹(현 DL)에 인수돼 수 차례 상호 변경을 거쳐 'DL건설'로 재탄생했다. 시공능력평가 12위에 이름을 올린 DL건설은 ‘3년내 시평 10위’ 목표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명가 재건을 선언했다. DL건설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분석했다. 
 

관급공사·내부 일감 기대지 않는 사업구조, '최대 강점'  

조남창 DL건설 대표는 2020년 7월, 2025년까지 매출 3조5000억원, 영업이익 4000억원, 시공능력평가 10위 달성을 공언했다. 지난달 12일 신입사업 90명 채용 공고를 내면서 ‘시평 10위 달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DL건설의 사업 영역은 ‘건축’과 ‘토목’으로 양분된다. 2021년 매출은 2조103억원(토목 약 4802억원, 건축 1조5302억원), 영업이익 2296억원(토목 약 439억원, 건축 약 2129억원)이다. 2020년은 매출 1조7346억원(토목 3433억원, 건축 1조3914억원), 영업이익 2034억원(토목 293억원, 건축 1897억원)이다. 건축과 토목의 매출 비율은 7대3 안팎이다.

DL건설의 최대 강점은 ‘자체 사업 경쟁력’이다. 건설사들은 일반적으로 관급공사 등 정부 SOC사업에 매출을 의지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DL건설은 다르다. 민간시장 매출 비중이 무려 75%이다. 자체 사업을 진행하면서 정부 사업을 곁들이는 정도다. 지난해 DL건설 관급공사 규모는 1170억원(매출액 대비 5.8%), 민간공사는 1조4091억원(70.1%)으로 집계됐다. 

매출 비중 10%를 넘는 고객사도 없다. 이른바 일감몰아주기 리스크로부터 자유롭다는 뜻이다. DL건설은 대림그룹 도움을 거의 받지 않고도 시공능력평가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상당수 건설사들이 그룹 내부 물량을 기반으로 시평 상위권을 유지하는 업계 실태와 대조적인 행보이다.

참고로 DL건설은 최대주주는 DL이앤씨로 지분 63.94%(14,100,66)를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채권금융기관 9.10%(2,007,227), 국민연금 3.75%(826,780), 국민은행 0.33%(72,854), 증권금융(유통) 0.28%(62,167), 기타 21.18%의 지분으로 구성돼 있다.

DL건설은 올해 ‘도시정비 1조 클럽'도 가입했다.  

올해 수주 실적은 △고양 일산1-2구역 주택재개발(915억원) △부산 광안373BL 가로주택정비사업(1641억원) △부산 한독아파트 소규모재건축(659억원) △전주 금암동 708-3번지 일원 가로주택정비사업(729억원) △서울 면목동 194번지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482억원) △서울 종암동 112번지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621억원) △부산 명장동 29-27번지 가로주택정비사업(705억원) △서울 중화역2-1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642억원) △부산 구서동(금화, 산호, 삼산) 소규모재건축 정비사업(765억원) △부산 수안동 반도보라맨션 소규모재건축(815억원) △서울 중화역2-2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710억원) △서울 석관1-7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643억원) 등이다.
 

법정관리 기업서 어느새 6000억 현금 보유

1980년대 삼호의 아파트 광고 모습. 사진=DL건설
1980년대 삼호의 아파트 광고 모습. 사진=DL건설

삼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분양 실패로 워크아웃에 들어갔다가 2016년 졸업했다. 이후 착실하게 성장했고, DL건설로 재탄생한 지금은 현금 보유고만 6000억원 수준이다. 공시자료에 따르면 실질 현금 보유액은 5000~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올해 상반기 기준 4175억원, 이익잉여금은 6502억원이다. 미래 먹거리 발굴과 투자에 동원 가능한  ‘실탄’이 충분하다는 얘기이다.

DL건설은 대형 M&A이나 손실금, 신사업 이슈가 없다. 때문에 DL 이해욱 회장이 위 실탄을 어디에 쓸지 관심이 적지 않다. 현재로선 디벨로퍼 사업에 투자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앞서 조 대표는 ‘2025년 시평 10위’ 목표를 밝히면서 ‘부동산 개발 종합 솔루션 공급자’를 회사의 미래 비전으로 제시했다. 회사는 중장기 사업구조 개편을 위한 전담 조직으로 2020년 말 개발사업실을 신설했다. 

업계에선 광주 아파트 현장 붕괴사고로 막대한 손실을 떠안은 HDC현산이 DL건설에 일부 보유 부동산이나 수주권을 넘길 것이란 이야기가 돌고 있다.
 

‘주택전문가’ 조남창 대표... 이해욱 회장 신임 확고

조남창 대표는 2015년부터 현재까지 DL건설 대표를 맡고 있다. 워크아웃 졸업, 실적 개선 등 성과가 뚜렷하고 ‘시공능력평가 10위 진입’이란 구체적 목표를 설정하면서 그룹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조 대표는 1985년 삼호에 입사한 뒤 1986년 회사가 대림그룹에 편입된 뒤에도 계속 한 직장에 몸담고 있다. 건축사업본부 출신으로 주택사업 전문가다. 삼호는 워크아웃 졸업 이후 2017년 매출 8586억원, 영업이익 838억원을 기록했고 2018년에는 매출 9656억원, 영업이익 909억원을 견고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DL건설은 최근 빠르게 인력을 늘리고 있다. 2019년 453명이었던 임직원 수는 2020년 543명, 2021년 1248명, 올해 상반기 총 1305명으로 증가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신입사원 40여명을 추가로 뽑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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