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삼성물산 '건설·바이오' 상한가... '패션·리조트'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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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삼성물산 '건설·바이오' 상한가... '패션·리조트' 주춤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2.09.09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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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문별 실적 분석... 자회사 삼성바이오 성장세 뚜렷
기술 난이도 높은 CDMO, 백신 위탁 생산 '경쟁력' 갖춰
건설, 재건축·재개발 시장 복귀... 해외 플랜트 수주 기대감
패션·리조트, 코로나 여파로 실적 부진... 반등 모멘텀 찾아야

[편집자주] 삼성물산은 2015년 제일모직을 인수·합병하면서 상사, 건설, 패션, 리조트로 사업을 재편했다. 최근에는 ‘급식’과 ‘바이오’ 사업을 추가하면서 오늘날의 완전체로 자리매김했다. 실적을 보면 매출은 상사부문이 1위이다. 어느새 물산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성장세는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질주가 인상적이다. 반면 패션과 리조트 실적은 코로나 확산과 국제 원자재값 상승 여파로 주춤하는 모습이다. 삼성물산의 부문별 사업 포트폴리오를 분석했다.
 

27%→53%... 삼성물산 매출 1위 '상사'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전후로 매출 비중 1위는 ‘건설’ 부문이었다. 2015년, 2016년 각각 매출 비중 32%, 46%를 기록했다. 2017년부터 전체 매출 1위는 상사부문이 물려받았다. '상사'는 해마다 매출 상승세를 이어갔고, 지난해부터는 매출 비중 50%를 넘어섰다. 지난달 16일 공개된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도 11조 1959억원을 기록하며 매출 비중 53%를 달성했다. 역대 최고 수치다. 

상사의 호실적 배경에는 ‘원자잿값 상승’과 ‘환율 급등’이란 변수가 자리한다. 그동안 벌여온 자원 개발 및 무역 중개 사업이 ‘원자잿값 상승’ 흐름을 타고 비약적 성장을 일궈냈다. 여기에 환율까지 오르면서 상사 수익은 크게 증가했다. 참고로 삼성물산과 함께 LX인터내셔널, 포스코인터내셔널까지 우리나라 종합상사 ‘빅3’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7390억원으로, 전년 동기(3858억원) 대비 91% 증가했다.

다만 주어진 여건은 낙관적이지 않다.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전례 없는 급격한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유가·곡물 등 원자재 가격은 하반기 들어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자료=삼성물산 사업보고서
자료=삼성물산 사업보고서

 

건설부문, 도시정비사업서 옛 명성 회복  

건설은 2016년 매출 약 13조원을 찍고 현재까지 내림세다. 지난해 매출 비중이 30% 초반까지 떨어졌고, 올해 상반기는 30%에 턱걸이했다. 그러나 건설 자체 실적만 떼어놓고 보면 다른 그림이 나온다. 건설부문 상반기 매출은 6조3700억원. 하반기에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면 연간 매출은 12조7000억원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8년간 건설부문이 기록한 역대 매출 2위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건설부문은 2020년 국내 주택사업 복귀 후 재건축, 재개발, 리모델링 등 도시정비사업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정상회담이 추진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어 대형 플랜트 사업 수주 기대감도 높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 정상회담은 11월 중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우디는 홍해 인근 2만6500㎢ 용지에 서울의 44배에 달하는 '네옴시티' 건설을 추진 중이다.
 

'바이오' 눈부신 성장... '백신 원료 물질 생산 능력' 입증 

물산 실적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바이오’다. 삼성물산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첫 매출 500억원을 시작으로 지난해 그 규모를 1조5680억원까지 확대했다. 7년 동안 30배 증가라는 경이적 실적을 달성했다.

창업 초기 관련 인프라가 전무했던 열악한 상황을 극복하고 한국 의약품 개발사를 다시 쓴 삼성바이오는 글로벌 제약 업계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가파른 성장을 이어갔다. 프로폴리오 역시 바이오시밀러를 비롯해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의약품 위타생산), CDMO(Contract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 Organization·의약품 위탁 개발 및 생산)로 범위를 넓히며 세계 최고 수준의 바이오의약품 기업으로 입지를 확고히 했다.

코로나 대확산은 삼성바이오가 다시 한 번 세계적 주목을 받는 계기가 됐다. 미국 모더나사는 mRNA 기반 코로나 백신 생산 해외 거점 중 한 곳으로 삼성바이오를 선택했다. 최근에는 단순 완제품 병입을 넘어 mRNA 백신 원료 물질 생산도 위탁받아 뛰어난 품질 경쟁력을 재확인했다. 삼성바이오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조16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의 70%를 이미 채웠다.

리조트와 패션 부문은 코로나 대확산과 좁은 내수시장의 한계가 겹치면서 고전하고 있다. 패션은 수출 실적이 제자리걸음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패션 부문 내수 매출은 9860억원, 수출은 23억원에 그쳤다. 지난해도 사정은 비슷해 내수 1조7595억원, 수출 74억원을 기록했다. 리조트 부문은 정부의 코로나 거리두기 규제로 성장세가 꺾였다. 
 

매출은 ‘상사’, 경영진은 ‘건설’

삼성물산 사업부문은 상사, 건설, 패션, 리조트, 급식(자회사), 바이오(자회사) 등 6개로 나뉜다. 최근 7년간 등기임원, 미등기임원을 분석한 결과 삼성물산 총괄 사장은 '건설'과 '상사' 출신이 가장 많았다. 

자료=삼성물산 사업보고서
자료=삼성물산 사업보고서

전체 경영진은 ‘건설’ 부문이 압도하고 있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미등기 임원 중 절반 이상은 '건설' 출신이다. '건설' 담당 임원이 다수를 차지하는 이유는 각 사업부문별 임직원 수와 관계가 있다. 고용노동부가 집계하는 '고용형태공시제'를 보면 건설부문 임직원 수는 6646명이다. 상사(832명), 패션(1424명), 리조트(3439명) 임직원을 모두 합친 수보다도 많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통상 기업은 수익이 많이 발생한 부문에서 경영진이 나오지만 삼성물산은 임직원의 수, 영업이익, 사업의 리스크 등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우와 단순 비교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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