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빅스텝' 유력... "韓美 기준금리 역전으로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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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빅스텝' 유력... "韓美 기준금리 역전으로 불가피"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2.10.0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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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금통위 0.5% 금리 인상 유력
금투협 자체 설문, 89% "빅스텝 예상"
"한미 금리역전에 따른 국부유출 최소화해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월 26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시장경제 DB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5월 26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시장경제 DB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예고한 가운데 기준금리를 0.5%p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국부유출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복수의 전문가들은 12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연 2.5%에서 3.0%로 0.5%p 인상할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환율 고공행진이 계속되면서 물가 인상률이 5%대에서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조사결과에서도 이러한 기류가 감지된다. 금투협이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7~30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전원이 금리가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응답자 가운데 89%가 0.5%p, 6%가 0.75%, 5%가 0.25%p 인상을 각각 예상했다.
 
물가 고공행진도 금리인상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3(2020=100)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6% 인상돼 두 달 연속 5%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올해 3월과 4월에 4%대, 5월 들어 5%대로 올라섰다. 6월과 7월에는 6%대로 올라섰고 8~9월에 5%대로 소폭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5~6%대의 고물가 행진이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물가가 고착화되지 않도록 경제주체들이 고통을 감수하고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원화 약세도 금리인상의 유인 가운데 하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8일 장중 1,442.2원까지 오르면서 1,440원대를 넘어섰다. 장중 고가 기준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한 달 간 원화 가치는 6.9% 하락했고 이는 월간 기준 2011년 9월의 10.43% 이후 11년만의 최대 하락폭으로 기록된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금리인상으로 미국과 금리 격차를 줄여 자본유출을 막아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추가 '빅스텝'을 단행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지난달 2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 이후 기자들에게 "지난 수 개월 동안 말씀드린 0.25%p 인상 포워드가이던스(사전 예고 지침)는 전제 조건"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는 3.0~3.25%로 우리나라의 연 2.5%보다 0.75%p 높은 상태다. 한은이 다음주 금통위에서 '빅스텝'을 단행하면 역전폭이 0.25%p로 좁혀지지만, 연준이 현지시간 11월 1일과 2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에서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경우 한미 금리 역전폭은 다시 1.0%p로 커질 전망이다. 

증권가 안팎에서는 미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이 현실화되면 연말 기준금리가 4.5% 수준이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미간 금리 역전폭이 커지면 국내 증시와 채권 시장 등을 통해 외국인 자본 유출이 가속화되는 것은 기정사실"이라고 말했다. 달리 금리인상 외에 방법이 없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한편 금리인상 외에도 국내 산업의 체질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환율 상승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제고하고 원자재 수급 애로를 해소하는 등 무역수지 관리 중심의 외환시장 안정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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