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0.5%p 인상... 사상 첫 '빅스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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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기준금리 0.5%p 인상... 사상 첫 '빅스텝'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2.07.1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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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2.25%... 美 자이언트스텝 대응
갈수록 치솟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억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시장경제 DB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시장경제 DB

한국은행은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2.25%로 인상했다.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한국은행은 그동안 한번에 0.25%p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거나 인하했다. 한국은행은 코로나 사태 이후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0%까지 낮췄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과 4월, 5월까지 5차례에 걸쳐 각각 0.25%p 인상한 바 있다.

한국은행이 빅스텝을 밟은 것은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국내 물가는 지난 3월 4%대에 진입했다. 5월 5%를 넘어선 뒤 한 달 만에 6%대로 가파르게 치솟았다. 다음달 물가상승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향후 1년 물가 상승률을 전망하는 기대인플레이션도 3.9%를 기록했다.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5월(3.3%)보다 대폭 확대된 것으로, 한 달 만에 0.6%p가 뛴 것은 2008년 관련 통계를 시작된 이래 최초다.

미국이 이달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한국은행이 빅스텝을 결정한 배경으로 꼽힌다. 미국 중앙은행(Fed)인 연방준비제도는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전례 없는 속도로 인상하고 있다. 결국 한국은행은 한미(韓美) 금리 역전에 따른 부작용을 염두할 수밖에 없다. 현재 미국의 정책금리는 1.50~1.75% 수준이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0.75%p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언급했다. 

우리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면 높은 수익률을 좇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원화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원화 약세는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오히려 소비자물가를 더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1,9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가 경제 부실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계대출 금리는 대출 기준금리와 가산금리의 상호작용으로 결정된다. 대출 기준금리는 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근거로 코픽스(COFIX), 금융채·CD 금리 등을 사용한다. 이런 구조의 토대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다. 한 시장 전문가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의 이자부담 증가는 소비를 제약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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