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부터 24시간 영업 불사"... 분노한 자영업자들 또 '삭발'
상태바
"내주부터 24시간 영업 불사"... 분노한 자영업자들 또 '삭발'
  • 김흥수 기자
  • 승인 2022.02.17 14: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방역정책·쥐꼬리 손실보상 모순" 궐기대회
1월 25일 여의도 삭발식에 이어 2차 삭발식
삭발한 머리카락 들고 청와대 행진
21일부터 방역정책과 무관하게 24시간 영업 강행의지 천명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눈발 휘날리는 영하 10도의 추위를 뚫고 정부의 허술한 방역정책과 쥐꼬리만한 손실보상에 분노한 자영업자들의 삭발식이 거행됐다.

코로나피해자영업자총연합(코자총) 회원 500여명은 15일 오후 광화문에서 ‘정부규탄 총집회’를 개최하고 지난 1월25일 여의도에서 진행된 ‘자영업자 299인 삭발식’에 이어 2차 삭발식을 진행했다.

코자총은 정부의 방역정책으로 피해를 입은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5개 자영업 단체가 연대해서 지난 해 말 결성한 조직이다. 결성하고 2개월이 지난 지금은 참여하는 단체가 모두 14곳으로 늘어났으며 참여의사를 밝히는 단체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코자총은 정부에 ▲영업시간 제한조치 철폐 ▲매출액 10억원 이상 자영업자 손실보상대상 포함 ▲손실보상 소급적용 및 100%보상 실현 ▲서울·지자체 별도 지원 방안 마련 ▲코로나19 발생 이후 개업한 모든 업소 손실보상금 추가 적용 등 실질적인 대책 마련과 실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이 날 집회는 정부의 방역정책(집회 인원 299인이하)에도 불구하고 500여명의 자영업자들이 집회장으로 모여 들었으나 경찰의 제지로 집회장에는 299인밖에 출입하지 못했다. 집회장에 출입하지 못한 자영업자 200여명은 경찰이 쳐 놓은 펜스 옆에 서서 집회참석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는 등 분노를 표출했다.

집회장 안 팎에 모인 자영업자들은 ‘우리도 세금내는 대한민국 국민이다’라고 적힌 조끼를 입고 ‘집합제한 명령 전면 해제하라!’, ‘K방역 실패다’,‘우리도 국민이다 차별정책 즉각 폐지하라’, ‘생계비, 임대료 정부는 책임져라’, ‘쥐꼬리만한 손실보상, 생색내기 그만 하라’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를 이어갔다.

이 날 집회를 주도한 오호석 코자총 공동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우리 자영업자들은 정부로부터 갖은 천대를 받고 있지만 정치권력은 우리와 다른 생각을 하면서 우리를 이용만 하고 있다”며 “추경예산 124조원 중 전국민에게 지급한 재난지원금은 24조원이지만 자영업자에게 지급한 손실보상금은 달랑 1조원에 불과한데 정치권은 아직 정신 못차리고 공무원에게도 손실보상해주겠다는 헛소리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오회장은 이어 “빚쟁이에게 시달리고 국민대접도 못 받으며 고통받던 자영업자 26분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은 건국이래에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제부터 우리는 정부의 쥐꼬리만한 손실보상으로는 생계를 이어갈 수 없기 때문에 오는 21일부터 방역정책을 어기더라도 24시간 영업하는 투쟁도 불사할 것”이라며 강경대응 의사를 천명했다.

삭발식은 개회사가 끝나자 바로 진행됐다. 이날 삭발식에서는 지난 달 여의도 삭발식과는 달리 자영업자 10명만 추려서 삭발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삭발식이 진행되는 사이에는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인천에서 한우 집을 운영한다는 박성민씨는 “문 닫으라면 문 닫고, 인원 조금 받으라면 조금 받는 등 정부 방역정책에 모든 것을 협조했지만 코로나 사태전에 매출이 좀 높았다는 이유로 단 한 푼의 지원도 못 받았다”며 “나는 지금 빚을 내서 직원들 월급주고 있는데 정부도 마찬가지로 빚을 내서라도 손실보상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당구장을 운영한다는 김인수씨는 “자영업자의 건강한 생존력에 대해 믿음을 갖지 못한 무지한 공무원들의 무분별한 제제와 규제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많은 자영업자들이 허망하게 무너졌다”며 “자영업자의 손을 거쳐 결국 건물주에게 돌아가는 지원금으로 마치 자영업자들이 많은 지원금을 받는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준선 한국자영업중기연합 대표는 "정부는 자영업자의 손실에 대한 다양하고 정확한 통계조차 갖고 있지 않아 부족한 지원과 미진하게 손실을 보상하는 작금의 현실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자영업자들의 희생에 대한 예우와 정당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코자총은 집회를 마친 후 건의서와 함께 삭발식에서 잘라 낸 머리카락을 모아 청와대에 전달하겠다며 광화문에서 효자동주민센터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이들은 행진 도중에도 입을 모아 정부의 방역정책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