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빚내서 버텼다... 작년 대출 1580兆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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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빚내서 버텼다... 작년 대출 1580兆 '역대 최대'
  • 김태영 기자
  • 승인 2022.03.0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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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 상승·업황 부진 원인
전년 대비 187.1조 증가... 증가폭 역대 최대치
한은, 추가 금리인상 예고... 이자 상환 부담 커질 듯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지난해 국내 기업과 자영업자 대출잔액이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하면서 1580조원을 넘어섰다. 

형편이 어려워진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빚을 내 근근이 버티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코로나 충격으로 인한 업황 부진에 대출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4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지난해 말 예금취급기관의 기업·자영업자 대출금은 1580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말보다 187조1000억원(13.4%)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증가 폭은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8년 이후 최대치다. 코로나가 터지기 직전인 2019년 말(1207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372조9000억원 급증했다.

특히 자영업자의 빚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비법인기업(자영업자)의 예금은행 대출금 잔액은 지난해 말 436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말보다 38조1000억원 증가했다. 비법인기업이란, 개인이 기업을 100% 소유하는 일종의 사업 조직으로 통상 자영업자를 말한다.

업종별로 보면 예금취급기관의 서비스업 대출은 지난해 말 1027조2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46조4000억원 증가했다. 잔액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서비스업 가운데 부동산업(잔액 332조7000억원)과 도·소매업(234조6000억원)이 전년 말보다 각각 44조3000억원, 36조6000억원 증가했다. 모두 연간 증가 폭 기준 사상 최대치다. 코로나로 인해 가계가 바깥 활동을 자제하고 씀씀이를 줄이면서 서비스업과 자영업자의 실적이 악화됐다. 현금 창출력이 악화된 서비스 업체와 자영업자가 원재료 구매와 직원 급여 등 운영자금을 빚으로 충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한국은행이 올해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기업·자영업자의 이자 비용 상환 부담은 한층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조차 갚지 못하는 좀비기업을 중심으로 부도 위험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은에 따르면 2020년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 100% 미만인 기업은 조사 대상 기업의 40.9%에 달했다.

업권별로는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대출이 더 빠르게 증가했다. 예금은행의 경우 전분기 대비 21조7000억원(1.9%), 전년 동기 대비 96조7000억원(9.3%) 증가했다. 상호저축은행 등 비예금은행취급기관은 전분기 대비 28조3000억원(6.9%), 전년 동기 대비 90조4000억원(25.8%) 급증해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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