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부터 불고기까지... 식품업계, 비건 사업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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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부터 불고기까지... 식품업계, 비건 사업 본격화
  • 김보라 기자
  • 승인 2021.12.22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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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식물성 비비고 만두 국내외 출시
농심, 내년 비건 레스토랑 '베지가든' 오픈
신세계푸드,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 론칭
"채식 시장 잠재 수요 적지 않아... 성장 가능성↑"

식품업계가 비건(Vegan)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식습관 변화와 비건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식물성 식품 개발, 기존 제품에 대한 인증작업 등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채식 인구 증가와 소비자들의 의식 변화에 따라 대체육 시장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15년 4조2400억원에서 올해 6조1900억원으로 커졌으며 2023년엔 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대체육 시장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40% 성장한 115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약 35% 신장한 155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채식 인구는 약 150만명으로 2008년보다 무려 10배 증가했다. 이처럼 수요가 늘면서 ‘비건’ 시장을 향한 식품기업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비비고 '플랜테이블'. 사진= CJ제일제당
비비고 '플랜테이블' 제품이미지 . 사진= CJ제일제당

우선 CJ제일제당은 비건 인증을 받은 100% 식물성 ‘비비고 만두’ 제품을 국내와 호주, 싱가포르에서 출시하고,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PlanTable(플랜테이블)’을 론칭해 K-푸드의 영역을 확대한다. 플랜테이블은 식물과 식탁의 합성어로 '100% 식물성 원료로 맛있는 미식'을 선보이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 국내용 2종(오리지널·김치), 수출용 2종(야채·버섯)과 ‘비비고 플랜테이블 김치’ 총 5종을 먼저 출시한다. CJ제일제당은 "이번 비비고 만두 제품을 국내와 호주, 싱가포르에서 출시할 예정"이라며 "내년에는 미주, 유럽, 할랄 시장까지 진출해 K-푸드의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심은 비건 베지가든 레스토랑 내년 4월 론칭 예정이다.  사진= 농심.
농심은 비건 베지가든 레스토랑 내년 4월 론칭 예정이다. 사진= 농심.

최근 농심도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비건 레스토랑을 열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농심은 자사 대체육 브랜드의 이름을 딴 ‘베지가든 레스토랑’을 내년 4월 잠실 롯데월드몰에 오픈한다.

베지가든은 대체육과 조리 냉동식품, 즉석 편의식, 소스, 양념 등 국내 비건 브랜드 중 가장 폭넓은 제품군을 보여준다. 애피타이저와 플래터, 버거, 스테이크, 파스타, 사이드메뉴, 디저트 등 총 20여 개의 메뉴를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든 음식을 선보일 계획이다.

풀무원은 앞서 3월 ‘식물성 지향 사업’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선정하고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풀무원이 미국에 첫선을 보인 식물성 대체육은 콩에서 추출한 '식물성 조직 단백'을 바탕으로 국내 풀무원기술원이 연구 개발해 육류 고기와 유사한 맛과 질감을 구현한 제품이다.

국내에서는 이달 10일 대체육을 넣은 가정간편식 ‘식물성 직화불고기 덮밥소스’를 출시하며 국내 식물성 대체육 사업을 본격화했다. 패티·소시지 형태의 대체육에서 벗어난 한국인 입맛에 맞는 대체육을 통해 국내 대체육 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다.

미국 업체가 주력하는 패티·소시지 위주의 대체육과는 달리 한국인 입맛에 익숙한 소불고기 형태의 대체육 개발에 집중해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식물성 대체육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식물성 직화불고기. 사진= 풀무원.
식물성 직화불고기. 사진= 풀무원.

이 외에도 신세계푸드는 올해 7월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론칭하며 대체육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식물성 햄과 슬라이스 치즈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SPC그룹은 지난 10월 SK주식회사와 맞손을 잡으며 지속가능 식품 분야에 대한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해외 유명 비건 상품의 수입도 활발하다. 동원F&B는 미국 대체육 생산업체 비욘드미트의 제품에 대한 독점 공급계약을 맺고 지난해부터 ‘비욘드버거’ ‘비욘드치킨스트립’ 등 대체육으로 만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식품업계에선 국내 채식 시장의 잠재 수요가 적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건 열풍은 일시적인 트렌드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 더 확대될 트렌드로 보고 있다"면서 "비건푸드는 이제 소수 시장이 아닌 하나의 식품 선택 조건으로 부각돼 앞으로 식물성 재료를 활용한 제품군 출시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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