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 최선호주 재탈환... "김태오號 비은행 전략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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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 최선호주 재탈환... "김태오號 비은행 전략 통했다"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1.04.0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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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DGB 실적·건전성 선방할 것"
하이투자證·캐피탈 공세적 증자 나서
위기 내다본 김태오 회장 재평가도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올해 1분기 코스피에서 매도 우위를 보인 외국인들이 금융주는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DGB금융이 최선호주로 지목되면서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됐다. 

금융권에선 DGB금융그룹이 2018년부터 한 발 앞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해온 것이 코로나발(發) 위기에서 진가를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외국인들은 코스피 매도 우위에도 불구하고 금융주는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KB금융지주 6,911억원, 하나금융지주 4,144억원, 기업은행 1,038억원, 우리금융지주 478억원 순으로 순매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들이 금융주에 주목하는 것은 주력 계열사인 은행들의 1분기 호실적을 예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하나금융투자에 분석에 따르면 따르면 1분기 전체 은행(KB·신한·우리·하나·DGB·BNK·JB금융)의 추정 순이익은 4조4,000억원으로 시장예상치(컨센서스)인 3조9,890억원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은행권의 호실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를 최선호주로 지목하면서 "양사 모두 우수한 건전성 관리 능력이 더해져 올해 견조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DGB금융그룹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3,323억원을 기록해 2019년 대비 8.1% 증가폭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560억원)만 보자면 2019년 4분기 대비 59.1%가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7,887억원을 기록했고 이는 전년 대비 17.3% 증가한 수치다. 세부적으로 이자이익 1조4,287억원, 비이자이익 3,600억원을 기록했는데 비이자이익의 경우 전년대비 217.2%로 급성장한 수치다. 증권부문 수수료 수입 증가로 IB·PF 부문에서 640억원, 은행 비이자이익 899억원 등 수익을 내면서 이같은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은행 계열사인 증권과 캐피탈이 전년 대비 각각 31.4%, 30.8% 실적이 늘어나면서 실적을 견인한 것"이라면서 "지난해 대구·경북지역에 최악의 코로나 한파가 덮쳤던 것을 상기하면 효자도 이런 효자가 없다"고 평가했다.

 

김태오 회장, 2018년부터 비은행 계열사 육성

DGB금융그룹의 주가는 지난해 3월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 코로나로 인해 저점을 기록한 이후 지방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에선 김태오 회장의 안정적 경영관리와 비은행부문 포트폴리오 확대를 주가 회복의 배경으로 꼽고 있다. 

김태오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은행에 과도하게 집중된 그룹 포트폴리오를 개선하는데 역점을 두었다. DGB금융 내 비은행 계열사 총자산은 김태오 지도부가 출범한 2018년부터 2020년 말까지 15조1,000억원에서 20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단기간에 DGB금융그룹의 '효자' 계열사가 된 하이투자증권의 인수는 김태오 회장의 최대 치적으로 거론된다. 계열사 사장도 관례에 따른 인사보다 해당 분야 실무 전문가를 임명하는 등 실용주의 노선을 택했다.

구호에 그치는 비계열사 육성이 아니라 적기에 공세적인 증자로 힘을 실어줬다. 2020년 1월 17일에 하이투자증권은 1,000억원의 우선주를 발행했고 2월 말 DGB그룹은 1,002억원의 유상증자에 나섰다. DGB캐피탈에 대해서도 2019년 5월과 이듬해 11월에 각각 500억원을 유상증자했다.

김태오 회장의 취임 이후 DGB금융그룹의 비은행비중은 2017년 10.9%에서 2020년 43.8%까지 늘어났다. 그룹 일각에선 이러한 '실용노선'에 대한 반발기류도 없지 않았다. 그룹 모체인 대구은행이 순항중인데 왜 비은행에 힘을 실어주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와 저금리로 지방은행의 위기가 도래하면서 김태오 회장의 진가가 드러났다. 약 3년전부터 육성해온 비은행 계열사들이 본 궤도에 오르면서 그룹 실적과 건전성을 사수하는 첨병 역할을 했고 김태오 회장은 3월 무난히 연임에 성공했다.

올해에도 DGB금융그룹은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지방은행 본연의 역할을 다할 방침이다. 2일 DGB금융은 벤처캐피탈 '수림창업투자'의 자회사 편입 공시를 완료했다.

7일 김태오 회장은 "지방은행은 이자놀이가 아니라 지역 중소기업을 키우는 요람이 돼야 한다"면서 "향후 은행-캐피탈-증권-자산운용을 아우르는 종합 금융서비스를 통해 '유니콘' 기업들을 발굴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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