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5G', 바이든 '배터리'... 국내 증시에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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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5G', 바이든 '배터리'... 국내 증시에 긍정적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0.11.04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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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화웨이 압박이 기회 될 수도
바이든, 실리콘밸리 대변하면 악재
전문가들 "누가 돼도 경기부양은 호재"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사진=CNBC뉴스
대선 토론중인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사진=NBC뉴스

미국 대선이 시작되면서 선거 결과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어느 후보가 당선되건 증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예고돼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낙관론을 내놓았다. 

3일 미국 대선과 그 여파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금융당국도 미국 대선 영향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 등에 대비해 점검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이날 김태현 사무처장 주재로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시장 안정화 프로그램 추진현황 등을 논의했다. 김태현 사무처장은 "미국 대선 결과 및 경기부양책 규모의 불확실성, 미국·EU(유럽연합) 등 주요국의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 불안 요인이 있는 만큼 금융시장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다수 여론조사기관이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우세를 점치고 있음에도 결과를 섣불리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6개 경합주에서 현재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후보간 격차가 크지 않거나 박빙이기 때문이다. 

통상 펜실베니아·미시간·위스콘신 등 북부 러스트벨트, 그리고 남부 플로리다·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 등 6개 주를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모른다는 의미에서 '스윙 스테이트'라 부른다.

미국은 주별로 배정된 선거인단 538명의 과반인 270명을 얻은 후보자가 당선된다. 지난 29일 기준 바이든 후보가 우세를 보이는 선거인단은 총 216명, 트럼프 대통령은 125명이다. 그러나 6개 경합주의 선거인단 수가 총 197명이기 때문에 누구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대선에선 이 외에도 4개 주에서 추가 경합이 예상된다.

자료=Realclearpolitics
자료=Realclearpolitics. 표=현대경제연구원

 

트럼프 재선시 5G 수혜 클 듯... 미-중갈등 불확실성은 부담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될 경우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와 대중 강경노선이 이어질 것이 확실시된다. 이 경우 국내 기업들은 세계 경기의 불확실성을 헤쳐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예상된다. 중국 기업들에 대한 반도체 수출이 막히거나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 

중국과의 '거리두기' 차원에서 삼성전자의 인도·베트남 등으로의 생산기지 이전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이미 한미 FTA 개정 등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했던 한·미 무역 협상의 쟁점들이 일단락됐다는 점은 긍정적인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이어갈 경우 한국 반도체 업체들에게 뜻하지 않은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9월 19일 미국 CNBC는 "바이든이 승리하지 않는 이상 화웨이는 진짜 끝을 준비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논평한 바 있다.

특히 5G 통신망 구축과정에서 화웨이와 중국업체들에 고전하던 한국 기업들에는 좋은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5G·광대역망 구축 등 통신인프라에 약 1,200조원 투자를 공언한 상태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최근 미 통신사 버라이즌과 8조원 규모에 달하는 5G 장비와 솔루션 납품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학계 관계자는 "트럼프 연임시 한국은 미국에게 줄 것은 주고 받아낼 것은 받는다는 상호주의적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바이든 당선되면 친환경·신에너지 분야 유력... 美·中 선택 강요받을 수도 

지난 7월 14일 바이든 후보는 델라웨어 유세에서 "당선되면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복귀하고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고 장담했다.

바이든 당선시 이러한 정책 기조로 볼 때 내년부터 미국 전기차 판매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게 기회가 올 수도 있다는 낙관론이 나온다. 이미 LG화학은 미국 미시간주에 배터리 공장을 완공했고, SK이노베이션도 조지아주에 2개의 공장을 갖췄다.

이 외에도 바이든 후보는 우리 돈 2,200조원을 청정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업계에선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반면 바이든이 법인세 등 세금을 올리고 기술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점은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에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비재 부문에서 삼성·LG전자에 불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은 현재 개인소득세 최고세율 39.6%를 다시 살려내는 등 '증세' 방침이 확고하다. 이를 다시 국가 인프라 사업에 투자하겠다고는 하지만 당장 소비자들의 가처분소득이 줄면 국내 기업들의 TV, 가전,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

또한 바이든 캠프가 실리콘밸리와 가깝다는 점이 국내 IT기업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일례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등은 그동안 미 정부에 삼성전자와의 관세 형평성 문제를 거듭 제기해왔다. 팀 쿡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 영향이 적은 삼성과 경쟁하기 어렵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털어놨다.

바이든 당선시 이러한 미국 기업들의 여론이 정책에 반영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미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바이든 캠프의 '혁신정책위원회' 핵심인력 총 8명 중 6명이 애플, 페이스북, 구글 출신이며 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는 인원 700여명 대부분이 실리콘밸리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당선시 부통령이 되는 카멜라 해리스 의원 역시 실리콘밸리와 인연이 깊은 인물로 평가된다. 

이 외에도 바이든 후보가 수 차례 동맹국과의 협력하에 중국 압박에 나설 것이라 공언한 것과 관련, 한국이 어느 편에 설지를 보다 분명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계 관계자는 "바이든 당선시 '등거리 외교' 또는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 식의 애매한 스탠스(입장)를 미국이 용인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증권가 "결과 상관없이 '달러화 약세-원화 강세'... 위험자산과 성장주 비중 확대 노려볼 만"

증권가는 미 대선에 따른 불확실성이 가능한 빨리 완화되는 것이 유리하다고 지적한다.

증권가 관계자는 "경합 주들의 최종 결과가 한국기준 7일 경 집계될 것"이라며 "현장투표 격차가 크지 않을 경우 우편투표가 집계되는 주말까지 불확실성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진 쪽에서 선거 불복을 할 경우 대통령 확정 전까지 증시가 불안할 것"이라 전망했다.

일례로 43대 미국 대선은 선거일인 2000년 11월 7일 이후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를 대통령으로 확정짓는데 35일이 걸렸다. 당시 35일간 S&P 500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4.2%, 14.2% 하락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도 각각 1.9%, 12.4%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과거 전례에 따라 대선 결과가 확정되면 증시가 안정될 공산이 크다"면서 "위험자산과 성장주 비중 확대를 노려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달러-원 환율은 지난 9월부터 위안화 강세와 중국, 한국 등 신흥국 경제회복, 바이든 당선 가능성 등을 반영해 급락세를 보여왔다.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33.6원을 기록해 3개월 전(1,193.4원)과 비교해 59.8원 떨어졌다.

최근 환율은 미국 대선 결과를 지켜보면서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선이 종료되면 결과에 상관없이 '달러화 약세-원화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두 후보가 모두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낙관론이 힘을 얻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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