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 대우건설 상세실사 순항... 연내 인수 기대감
상태바
중흥, 대우건설 상세실사 순항... 연내 인수 기대감
  • 신준혁 기자
  • 승인 2021.09.13 12: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흥-KDBI, 이르면 이달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해외 부실 '정밀실사'... 김형·정항기 사장 위험관리 '만전'
'승자의 저주' 우려 불식... 연간 배당금만 1000억 예상
노조, 불공정 매각 반발... 한달째 비대면 시위 중
대우 "독립경영 인정하면 시너지 효과 기대"
대우건설 을지로 본사 전경. 사진=시장경제DB
대우건설 을지로 본사 전경. 사진=시장경제DB

중흥의 대우건설 기업실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우발채무나 추가부실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 빠르면 이달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중흥은 지난달 중순부터 회계법인 삼일PwC와 법무법인 광장과 함께 대우건설 상세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중흥은 해외사업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매각 시도 당시 해외 현장에서 부실이 드러나면서 협상이 무산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호반건설이 2017년 대우건설을 상세실사하면서 기업 정보가 상당 부분 공개된 만큼 우발채무나 추가부실이 발견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예상하고 있다. 김형 대우건설 사장은 취임 이후 해외 현장을 직접 방문해 사업을 살폈고, 정항기 사장은 2019년 부임해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재무 리스크를 사전에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중흥이 대우건설을 인수해 경영성 위기에 빠지는 이른바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2조1000억원에 달하는 인수금액을 조달하기 위해 무리한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우건설을 인수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과도한 부채를 이유로 3년만에 재매각 절차를 밟은 사실은 이러한 우려에 불을 지폈다.

다만 승자의 저주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중흥이 대우건설로부터 받을 배당금만 해도 적지 않은 규모이기 때문이다. KDBI는 중흥 컨소시엄에 총 2억1093만1209주(50.75%)를 양도한다. 대형 건설사의 평균 배당금을 반영해 1주당 배당금을 500원으로 계산하면 매년 1000억원 이상 배당이익이 예상된다. 산업은행 인수 전 대우건설의 배당금은 1주당 평균 500원으로 △2006년 1696억원 △2007년 1620억원 △2008년 800억원을 각각 배당했다.

대우건설은 2010년 이후 상법상 배당가능이익을 충족하지 못했지만 최근 실적을 개선해 배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배당가능이익에 반영되는 순자산액과 자본금, 자본준비액, 이익준비금, 미실현이익도 늘었다.

중흥은 인수금액 절반을 현금성 자산으로 투자하고 나머지는 증권사 인수금융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중흥그룹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7000억원에 달한다.

한편 노조의 반발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대우건설 노조는 중흥이 입찰 과정에서 가격 수정을 요구했고 KDBI가 이를 받아 들였다는 이유로 매각에 반대하고 있다. 노조는 7월 조합원 동의를 얻어 총파업을 가결했지만 임금교섭과 함께 계획을 취소하고 비대면 시위로 전환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노조는 불공정 매각을 주장하고 있지만 임금교섭 합의를 이뤄낸 만큼 초기와 달리 무조건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라며 "임직원 고용을 보장하고 대주주로서 독립경영을 인정한다면 두 건설사의 시너지 효과는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