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론 대위변제율 첫 20% 돌파... 빚 못갚는 서민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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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론 대위변제율 첫 20% 돌파... 빚 못갚는 서민 급증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4.03.17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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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숙 의원 "17%대 고금리... 전면 쇄신해야"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교대역에 채무 상환 관련 광고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교대역에 채무 상환 관련 광고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저신용자를 지원하는 서민 정책금융상품인 '햇살론15'의 지난해 대위변제율이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고물가·고금리 충격 속 서민들의 상환능력이 점차 떨어지면서 빚 부담이 늘어난 것으로 우려된다. 

17일 양정숙 개혁신당 의원(국회 정무위원회)이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진흥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햇살론 15의 작년 대위변제율은 21.3%로 나타났다. 전년 15.5%과 비교해 5.8%포인트 급등한 수준으로 20%대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대외변제율은 대출받은 차주가 원금을 상환하지 못했을 때 정책기관(서민금융진흥원 등)이 은행에 대신 갚아준 금액의 비율이다. 다른 햇살론 상품들의 대위 변제율도 일제히 상승했다. 만 34세 이하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햇살론 유스의 작년 대위변제율은 전년(4.8%)의 약 2배로 상승한 9.4%로 집계됐다. 

또 저신용 근로소득자가 이용할 수 있는 근로자햇살론은 같은 기간 10.4%에서 12.1%로 뛰었다. 저소득·저신용자 중 상환능력이 상대적으로 양호해 1금융권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햇살론뱅크 대위변제율은 2022년 1.1%에서 1년 만에 7.3%포인트 오른 8.4%를 기록했다. 

서민 정책금융상품뿐만 아니라 소액생계비대출,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상품 등 이번 정부의 핵심 정책금융상품의 건전성도 우려된다. 소액생계비대출 연체율은 11.7%로 나타났다. 해당 상품은 급전이 필요한 취약계층에 최대 100%(금리 연 15.9%)을 당일 빌려준다. 매달 이자만 갚은 뒤 원금은 만기에 상환하는 구조다. 

대부업조차 이용하기 어려운 저신용자가 불법 사금융으로 빠지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대출 구조가 쉬워 차주의 도덕적 해이 등에 따른 부실화가 예상되고 있다. 또한 신용평점 하위 10%인 최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특례보증의 대위변제율은 14.5%로 나왔다. 

이와 관련해 양정숙 의원은 정책금융상품의 평균 대출금리가 17%대에 달하는 것은 지나친 고금리며, 이는 연체율 상승 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평균 17%대 고금리는 정부 스스로 대부업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정부의 서민금융 금리 설계 대책을 전면 쇄신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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