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강자' 삼성증권, IPO 시장서 '영역 확대'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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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강자' 삼성증권, IPO 시장서 '영역 확대' 총력
  • 전지윤 기자
  • 승인 2024.03.1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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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삼성證 IB 수수료 수익, 2273억원
전년比 1.7%↑... 동기간 대형 증권사, 하향세
삼성證, IPO 주관 늘리며 영역 확장 中
IPO 전담 조직 3팀→4팀으로... 업계 유일
토스 공동 주관까지... 점유율 확대 총력
삼성증권 사옥. 사진=삼성증권
삼성증권 사옥. 사진=삼성증권

대형 증권사들의 기업금융(IB) 수수료 수익이 감소한 가운데 삼성증권만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삼성증권은 이를 초석으로 기업공개(IPO) 주관 실적을 늘려 가는 등 'IB 강자'의 입지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13일 금융투자협회 공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한국투자·메리츠·NH투자·KB·삼성·하나·신한투자·미래에셋·대신·키움증권)의 IB 수수료 수익은 총 2조88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2조6555억원) 대비 21.4% 감소한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 증시는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함께 IPO, 인수합병(M&A) 등의 흥행 부진이 증권업계 내 IB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금융감독원의 지난해 IPO 시장동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22년 LG에너지솔루션(공모금액 12조7000억원)과 같은 초대형 매물은 전무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증권의 IB 수수료 수익은 2273억원으로 전년(22236억원) 대비 1.7% 늘며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증가 폭은 작았지만 대부분의 증권사에 비했을 때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IB 수수료 수익은 채무보증과 인수·주선, 매수·합병 등 세 가지 수수료를 합산해 산출된다. 삼성증권의 매수·합병 수수료 수익은 104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절반 가량 줄었지만 채무보증 수수료와 인수·주선 수수료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IPO 시장 내에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증권은 반도체 검사 장비 업체 기가비스, TSMC 협력사인 에이직랜드 등 중형 기업들의 IPO를 주관하며 매물 흥행에 성공했다. 

공격적으로 IPO 시장 내 입지를 다져 온 결과 2021년에는 7위, 2022년 8위에 머물렀던 주관 실적도 지난해 4위까지 올라갔다. 한국거래소에서는 지난해 삼성증권을 IPO 주관 업무 부문 내 코스닥 우수 IB로 선정키도 했다. 

삼성증권은 올해에도 IPO 시장에서 다수 기업들의 상장을 주관하며 질적, 양적 성장세를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삼성증권은 ▲스마트 물류 스타트업 파스토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인공지능 솔루션 기업 씨메스 ▲산업용 자율주행 기업 서울로보틱스 ▲의류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 노브랜드 ▲반도체 디자인하우스 세미파이브 등의 주관사로 선정됐다. 

아울러 최근 'IPO 대어'로 칭해지고 있는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공동주관사로 참여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는 모습이다. 비바리퍼블리카의 기업 가치는 9조1000억원에 달하는 정도다. 

일각에서는 삼성증권의 리테일 역량이 IPO 시장지배력 확대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삼성증권은 브로커리지뿐만 아니라 자산관리(WM) 부문 강화 등 리테일 사업을 꾸준히 강화해 왔다. 이를 통해 법인 고객들과도 네트워크를 형성했고, 이렇게 쌓은 관계가 IB 영업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향후 박차를 가하기 위한 조직개편도 완료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말 IPO 전담 부서인 ECM(주식자본시장)팀을 3개에서 4개로 확대했다. 국내 증권사들 중 유일하게 4개의 팀을 두고 있다. 

조직을 확대하기보다는 팀 세분화를 통한 고도화에 방점을 둔 것이란 분석이다. 기존 인원을 3팀 각각 15여명에서 바뀐 4팀에 각각 11여명으로 배치해 전체 인원 증가는 없었다. 

이번에 새로 신설된 ECM 4팀이 비바리퍼블리카의 IPO를 전담하게 됐다. 기존 ECM 3팀에서 RM(Relationship Manager)을 담당하고 있던 김성민 팀장이 현재 ECM 4팀을 이끌고 있다. 해당 팀에는 과거에 카카오페이 상장 시 담당했던 인력과 금융, 플랫폼 IPO 전담 이력이 있는 직원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은 당시 조직개편 배경에 대해 금융, 테크 등 각 섹터에 따라 전문성을 가질 수 있도록 세분화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력 재배치를 통해 팀마다의 전문 특성을 살릴 수 있게 재편성한 것이다. 

올해 삼성증권은 10~13건의 IPO 대표 주관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은 WM와 IB 간의 시너지를 통해 IPO 시장에서 다양한 기업들의 상장을 주관하며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당사는 압도적인 WM비즈니스 역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WM와 IB간의 면밀한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며 "지금까지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반도체 등을 포함한 IT섹터, 바이오, 로봇,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내공을 가지고 있는 만큼 특정 분야에 한정하지 않고 여러 분야에 대한 역량을 보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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