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금 뛰는데 또 나만 없네"... 포모 증후군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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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금 뛰는데 또 나만 없네"... 포모 증후군 확산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4.03.10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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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 상승세... "반감기·현물ETF·수요-공급 원인"
비트코인 사상 최고가... 금 8거래일 연속 상승
2021년 불장과 유사... "상·하한 제한 無, 투자 기준 必"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최근 가상화폐(코인), 금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투자자 간 '감정 양극화'도 뚜렷해지고 있다. 코인·금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한 투자자들이 상대적인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2020~2021년 주식·가상화폐 시장에서 생겨났던 포모증후군(유행·흐름에서 소외되는 것에 대한 불안, 스트레스)이 되풀이되는 모양새다.

10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들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올해 1월 4만2000달러선에서 출발한 비트코인은 이번 달 6만9000달러, 7만달러를 잇따라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불과 2개월 만에 2만7000달러 이상 뛴 것이다. 

이더리움을 비롯한 알트코인도 덩달아 뛰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올해 1월 2200달러선에서 시작됐다. 그러다가 최근엔 3900달러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밈 코인(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 영상 등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코인)인 도지코인의 경우 최근 일주일간 무려 120%나 뛰었다. 

시장에선 코인 불장의 원인으로 ▲반감기 ▲현물ETF를 꼽고 있다. 이중 반감기는 채굴의 보상으로 얻는 비트코인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를 의미한다. 공급량이 줄기 때문에 그만큼 가치가 뛴다는 것이다. 반감기에 대한 기대감이 가격을 끌어올린다는 분석이다. 

올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것도 가격을 견인하는 호재다. 승인을 받은 자산운용사는 11곳으로 시장에선 ETF 자금의 유입이 코인가격을 움직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상승 원인 중 하나다. 

한 코인거래소 관계자는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을 짐작하고는 있었지만 가격에 영향을 끼칠 만큼 많은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한국서도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된다면 국내 코인가격은 더욱 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인뿐만 아니라 금 가격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금 99.9K 가격은 9만2230원에 거래 마감됐다. 지난달 26일부터 8거래일 연속 상승장을 기록한 것인데 올해만 5390원(6.2%)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880원(2.5%) 뛰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승 흐름은 더욱 뚜렷하다. 

시장에선 최근 금값 추세에 대한 여러 진단이 나오지만 공급이 감소하는 동시에 수요가 늘어난 게 중론으로 자리잡는다. 이와 관련해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 생산량은 지난 4년간 생산량이 정체됐다"며 "수요도 이 기간 축소됐으나, 이후 점진적 회복세를 보이며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했다.

최근 1년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 자료=코인마켓캡

위험자산(코인)과 안전자산(금)이 동시에 오르는 기현상(奇現象)이 전 세계적으로 계속되면서 투자자들은 오히려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불장에 편승하지 못한 일부 투자자들은 이른바 포모증후군을 호소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마치 비트코인이 6만달러를 넘나들었던 지난 2021년과 유사한 상황이다. 이때 다른 코인도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가상화폐 시장은 그야말로 '호황'이었다.

추세를 따라가기 위해 '달리는 말'에 올라탔던 투자자들이 늘어났고 매수·매도가 계속되면서 코인거래소들은 수수료 이익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2021년 연간 순이익은 2조2178억원에 달하기도 했다. 4대 금융사 중 한 곳인 우리금융의 당시 순익(2조8073억원)을 맞먹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때도 코인에 자금을 넣지 못한 투자자들 사이에선 불안을 호소하는 사례가 종종 생겨났다. 관계자들은 올해 금과 코인의 상승장에서도 투자 기준을 명확하게 세워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 코인거래소 관계자는 "급격하게 올랐다는 것은 곧 조정이 있을 것이란 뜻이기도 하다"라며 "특히 코인은 주식처럼 상·하한가 제한이 없기 때문에 투자 전 현 흐름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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