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우려에도... 롯데면세점, 김포공항免 싹쓸이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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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우려에도... 롯데면세점, 김포공항免 싹쓸이 비결은?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4.03.13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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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공항공사 "품목 안겹치고 법률위배 없어"
기본 임대료 3억+매출연동 임대료, 알짜 사업장
롯데면세점, 국내 면세점 중 해외사업장 가장 많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롯데면세점이 지난 6일 열린 '2024년 제2회 보세판매장 특허심사위원회'에서 주류·담배를 판매하는 김포공항 DF2구역 신규 사업자로 선정됐다.

롯데면세점은 이미 김포공항에서 화장품·향수를 운영하고 있는데 주류·담배까지 운영권을 따내면서 독점운영이 가능하게 됐다.

이번 김포공항면세점 입찰은 신세계, 현대 등 대기업 면세점까지 뛰어들면서 눈길을 끌었다. 향후 2030년까지 국내 공항 면세점에 대기업의 신규 입찰기회가 없고, 이번 김포공항 입찰 구역이 주류·담배인 알짜 구역이기 때문이다. 

이번 입찰의 관전 포인트는 1위 롯데와 2위 신라의 경쟁이었다. 지난해 롯데가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실패하면서 22년만에 매장을 철수했고, 이 자리를 신라면세점이 차지하게 됐다. 그러면서 두 회사간 격차도 많이 줄어들며 롯데의 1위 수성에 대한 우려도 나왔었다. 지난해 1~3분기 기준 롯데면세점의 누적 매출은 2조2450억원, 신라는 2조1617억원으로 약 800억원 차이에 불과하다. 

하지만 롯데면세점이 이번에 신라면세점에서 운영하던 DF2구역을 탈환해 매출 격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2030년까지 대기업의 국내 신규 면세점 입찰도 없어 이 같은 판세는 당분간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김포공항의 이번 입찰 구역은 연간 매출 규모가 419억원이지만 롯데와 신라 모두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다. 두 기업의 싸움은 PT에서도 치열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라는 해외 매장 운영 노하우와 롯데의 사업권 독과점을 강력히 주장했다. 하지만 롯데는 김포공항에 업력을 집중할 수 있고, 국내 면세사업자 중 가장 많은 글로벌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주류와 담배 소싱 역량이 높다는 점을 내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관세청과 한국공항공사 등은 롯데의 독과점 우려 주장에 대해 두 사업장의 품목이 겹치지 않고, 관련 법률이나 규정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롯데의 손을 들어줬다.

롯데면세점은 이번 김포공항 면세 사업권을 따내면서 부담을 덜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는 지난해 인천공항을 철수하면서 국내에서 시내와 온라인 면세점 위주로 영업을 펼쳤다. 

김포공항 주류·담배 사업장은 매출 연동형 구조로 알짜베기 사업장으로 꼽힌다. 임대료도 고정이 아닌 매출 연동형으로 기본 임대료 3억원에 매출에 따른 임대료를 산정하기 때문에 매출이 줄면 임대료도 줄어든다. 향후 제2의 코로나와 같은 사태가 벌어져도 부담이 덜하다는 이점이 있는 것이다.

최근 일본 등을 여행하기 위한 여행객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김포공항의 매력으로 꼽힌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면세점 판매액이 전년 동월대비 99.5% 증가한 15조91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엔데믹으로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크게 늘어났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김포공항 전 품목 운영을 통한 고객 혜택 확대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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