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봄바람 불어도... 거래소 분위기는 '쌀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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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봄바람 불어도... 거래소 분위기는 '쌀쌀'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4.02.2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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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연일 '고공행진'... 이더·도지코인도 동반 상승
'현물 ETF, 반감기 호재' 영향... "자금 유입이 코인 견인"
코인원·코빗·고팍스 점유 2%대... "거래량 크게 늘어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코인) 가격이 연일 상종가를 치고 있지만 코인거래소 업계는 여전히 침울하다. 거의 모든 매출이 수수료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에 거래가 늘어야 이익을 얻을 수 있으나, 거래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는 업비트에 밀려 제 힘을 쓰지 못하고 있어서다. 따라서 다른 거래소들은 최근 불장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

29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6만1000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일주일 만에 약 20% 치솟은 급상승세로 장중 한때 6만4000달러를 터치하기도 했다. 올해 4만2000달러선에서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비트코인은 약 두 달만에 1만8000달러 이상 뛴 셈이다. 

비트코인 뿐만 아니라 이더리움도 고공행진 중이다. 특히 지난 26일엔 22개월만에 3000달러를 돌파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현재는 5% 넘는 상승률로 3400달러를 웃돌고 있다. 또한 리플, 솔라나, 카르다노 등 주요 코인뿐만 아니라 도지코인, 시바이누 등 밈코인까지 오르는 중이다. 

약 2년간 지속됐던 크립토윈터(시장 침체)가 끝났다는게 시장의 분위기다. 관계자들은 몇가지 호재가 전체 가격을 견인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선 비트코인 현물 ETF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미국에서 승인된건 지난달 10일. 자산운용사 11곳이 내놓은 ETF는 바로 다음날부터 거래가 시작됐다. 

비트코인은 ETF 승인 이후 얼마 간 조정을 보이더니 같은달 23일 3만9000달러까지 밀려난 후 현재까지상승 중이다. ETF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이와 맞물려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가능성도 점쳐지면서 이더리움, 알트코인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또 다른 요인은 비트코인 반감기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채굴의 보상으로 얻게 될 비트코인의 수가 4년에 한번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를 뜻한다. 공급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그만큼 가치는 뛸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한 기대감이 가격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러 호재가 겹치면서 시장은 모처럼 봄바람이 불고 있지만 거래가 이뤄지는 코인거래소들은 마냥 웃지 못한다. 시장이 침체기를 지나는 동안 코인 거래량이 크게 감소했고 '최저 또는 무료 수수료'가 업계 이슈로 떠오르면서 거래소들은 수익을 내기 더욱 어려운 지경이 됐다. 

애초에 매출 대부분이 코인 거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최저 또는 무료 수수료를 내세웠던 몇몇 거래소들도 정책을 철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수수료 이외 매출의 활로를 찾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빗썸의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누적 기준) 1151억원 중 수수료 매출은 1150억원을 차지한다.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다른 원화 거래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거래소 외 다른 서비스를 운영 중인 두나무도 업비트 등 거래 플랫폼에서 나오는 매출이 전체 97%를 차지한다. 

따라서 수수료가 늘지 않는다면 거래소들은 제대로 매출을 낼 수 없다. 더욱이 거래소 간 점유율 격차가 벌어진 것도 거래소업계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업비트의 거래량 점유율은 79%다. 빗썸이 2위로 18.7%를 차지하고 있으며 ▲코인원 1.9% ▲코빗 0.3% ▲고팍스 0.1% 순이었다. 

거래소 한 곳의 점유율이 80%에 육박하는 형국이 계속되는 가운데, 다른 거래소들은 이번 '불장'으로 거래량이 유의미하게 늘어나길 바라는 수 밖에 없다. 그래야 매출 회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한 관계자는 "비트코인, 알트코인이 연일 급등하고 있지만 이미 시장의 무게가 한 거래소로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수혜를 기대하기란 어렵다"면서 "신사업도 기대를 갖고 있지만 당장의 성과를 내기는 힘들다. 시장의 변화를 계속 주시하는 수 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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