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영그룹, 계열사 차별?... 3곳은 출산장려 1억 안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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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부영그룹, 계열사 차별?... 3곳은 출산장려 1억 안준다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4.02.2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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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근 회장 "임직원 출산하면 자녀 1인당 1억"
부영 계열 22곳 중 3곳, 지원 대상서 제외
그룹 측 "지급능력 안 되는 계열사 스스로 빠져"
"적자 계열사가 빚으로 복지할 수는 없어"
주력 계열사, 적자 내고도 출산장려 지원 혜택
일부 직원들 "선택적 복지, 그룹 전체 적용되는 것처럼 과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연년생 남매를 둔 조용현 대리 가족에게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부영그룹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연년생 자녀를 둔 직원 가족에게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부영그룹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국가적 난제인 초저출생 문제를 해소하는데 일조하겠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출산장려금 1억원 지급' 방침과 관련돼,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계열사 직원들의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직원은 “핵심 계열사를 밀어주기 위한 선별적 복지에 불과한데도 마치 그룹 전체 임직원에게 동일한 지원을 해 주는 것처럼 부풀렸다”고 비판했다. 그룹 관계자는 “출산장려지원제도는 이익을 실현한 계열사에서 실행된다”며 “적자를 낸 계열사가 빚을 내 출산장려금을 줄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회사 측이 해명에 나섰지만,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계열사 직원들 사이에서는 다른 증언이 나오고 있다. 사전에 제도 시행에 관한 공지가 전혀 없었으며, 대상에서 제외된 이우에도 그 사유를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익을 낸 계열사에서만 출산장려금 지원 제도를 실시한다는 그룹 관계자 설명과 다른 정황도 있다.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공정거래위원회 기준 부영그룹 22개 계열사 중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곳은 3개 기업이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3개 기업을 제외한 19곳은 흑자를 실현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19곳 가운데서도 공시자료상 적자를 기록한 기업이 상당수에 이른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부영주택은 1148억원, (주)부영은 8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자료=공정위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사진=공정위
사진=공정위

부영그룹은 이달 6일 시무식에서 ‘저출산 극복’을 위한 사내 복지 제도를 발표했다. ▲2021년 이후 출산한 직원에게, 자녀 1인당 1억원 지급 ▲자녀 대학 학자금 지급 ▲직계가족 의료비 지원 ▲자녀 수당 지급 등이 그것이다.

이날 이중근 그룹 회장은 “저출산 문제가 지속된다면 대한민국은 20년 후 경제생산인구 감소와 국가안전보장, 질서 유지를 위한 국방 인력 부족 등 국가 존립의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며 “자녀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 일과 가정생활 양립의 어려움이 저출산의 가장 큰 이유로 작용하는 만큼 2021년 이후 출산한 직원 자녀 70명에게 직접적인 경제지원이 이뤄지도록 출산장려금 1억원씩 총 70억원을 지급하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원 대상서 빠진 A계열사 직원은 “우리가 복지 제도에서 빠진 이유를 그룹으로부터 설명 듣지 못했고, 회사에서도 아직 이유를 듣지 못했다는 입장”이라며 “과거 부영그룹 인수 반대, 낙하산 인사 반대, 강성노조 등을 이유로 그룹이 특정 계열사들을 복지에서 뺐다는 소문이 직원들 사이에서 돌고 있을 뿐”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못한 B계열사 관계자는 "시무식 행사를 오래전부터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에겐 공지를 하지도 않았다"며 "그룹에서 그런 행사가, 그런 복지가 있는지 기사를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B계열사 소속 다른 직원은 “부영 내 ‘주력 계열사용’ 복지인데, 마치 전 계열사 직원들이 다 받을 수 있는 것처럼 부풀린 것이 논란의 핵심”이라며 “돈을 잘 버는 주력 계열사 직원들만 1억원 지급 복지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으니 그에 상응하는 홍보효과만 가져가면 된다”고 했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복지는 그룹 내 출산장려심의위원회에서 ‘복지 지급 기준’을 마련했고, 이 기준에 따라 계열사들이 스스로 지급 능력을 따져 (출산 직원 당) 1억원을 지급할지 말지를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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