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막차다"... 개미들, 엔화↓·증시↑ 분위기 속 日 ETF '줍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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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막차다"... 개미들, 엔화↓·증시↑ 분위기 속 日 ETF '줍줍'
  • 유명환 기자
  • 승인 2024.02.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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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새 2505억원…전년比 84%↑
20년 미국채 집중 순매수
"엔화 하락에 따른 환차익"
"미국 금리 인하 시 투자액 감소"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본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면서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금액을 늘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일본 증시가 버블 이전의 사상 최고점을 돌파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ETF에 대한 관심도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최근 1개월(1월 1일~2월 2일)간 가장 많이 사드린 일본 ETF 상위 5개 종목에 대한 순매수금액은 약 2,5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84억원) 보다 84.67% 증가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드린 종목은 엔화로 미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채 엔화 헤지 ETF’(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다. 엔화로 만기 20년 이상 미국 초장기채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 약 963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뒤를 이어 일본 증시 지수와 관련된 ‘넥스트펀드 니케이225 더블 인버스 ETF’(NEXT FUNDS NIKKEI 225 DOUBLE INVERSE INDEX ETF)로 93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올해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관심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일본 증시 금액(보관액)은 38억 8434만달러(한화 약 5조 1991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28억 7383만달러(3조 8466억원)보다 26.01% 증가했다. 이는 역대급 엔저(低)에 더해 올해 장밋빛 전망까지 겹치자 일본 증시로 향한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미국의 금리인상과 중국의 경기 둔화 속에서도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했다. 일본 금융당국의 정책은 전 세계 투자자들이 일본 증시에 관심을 두게 되는 원인이 됐다.

업계는 일본 ETF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도선 미래에셋자산운용 매니저는 "TIGER 일본니케이225 ETF는 연초 이후 수익률 7.23%(1월 15일 기준), 순자산총액 284억원이 증가하는 등 일본 증시 상승에 힘입어 높은 수익률과 관심을 받고 있다"며 "해당 ETF는 국내 닛케이지수 관련 ETF 중 유일한 엔화 노출 상품으로, 엔화 상승 시 환차익까지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반도체 기업의 실적 호조도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엔화 약세에 따라 수출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기업 등 실적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도 증시 호황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증시의 긍정적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이 작년 3월 이후 일본 증시에서 이탈한 빈자리를 개인투자자가 메우고 있다”며 “특히 작년 11월부터 개인 매수세가 탄력을 받고 있는데 '새로운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의 도입이 영향을 미쳤다. 주식투자 비과세 한도는 3배, 기간은 기존 5년에서 무기한으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예금에 편중된 일본 개인투자자의 자산이 향후 주식으로 옮겨오면서 증시 상승의 기폭제로 작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이어 “연초 노토반도 지진을 계기로 상반기 BOJ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사라졌다”며  “최초 금리 인상 시점이 오는 9월로 지연되면서 2024년 들어 엔화는 다른 통화들보다도 더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미국 금리 인하 시에 엔화가 다시 강세를 보일 경우 일본 증시가 다시 약세를 띨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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