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관록 강호동, '삼농(三農)정책' 닻 올린다 [줌人농협회장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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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관록 강호동, '삼농(三農)정책' 닻 올린다 [줌人농협회장①]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4.02.0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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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율곡 입사... 2006년 조합장 당선후 '5선'
중앙회·농민신문 이사 등 역임... 이론·실무 겸비
중앙회-지역농축협 화합 강조... 다산 三農 정책 구현

<편집자 註> 4년 만에 새로운 농협중앙회장이 탄생했다. 강호동 경상남도 합천군 율곡농협 조합장이 주인공. 근 40년 현장을 누벼온 강호동 당선인의 경험, 관록에 농협 안팎에선 벌써부터 기대감을 갖는 모양새다. <시장경제>는 강 당선인의 농업관(農業觀)과 농협중앙회가 맞이할 변화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조명한다. 

강호동 제25대 농협중앙회장 당선인. 사진=농협중앙회
강호동 제25대 농협중앙회장 당선인. 사진=농협중앙회

지난달 25일 열린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이었다. 강호동 경남 합천 율곡농협 조합장은 1차 투표에서 607표를 얻었고, 결선에서는 781표를 득표했다. 함께 결선투표에 오른 조덕현 동천안농협조합장이 얻은 표는 464표였다. 

17년 만에 치러진 직선제에서 8년 만에 영남권 출신 수장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승리를 거머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당선인은 1963년생으로 1987년 율곡농협에 입사했다. 2006년 44세에 율곡농협 조합장에 당선됐고, 이후 내리 5선을 지냈다. 

그 사이 농협중앙회, 농협경제지주, 농민신문 이사를 역임했고 농협중앙회 대의원, 경남농협 도인사업무협의회 의장, 경상남도 사회적경제위원회·농업대책위원회 위원 등을 지내고 있다. 제24대 중앙회장 선거에도 출마해 3위에 오른 바 있다.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강호동 당선인. 사진=농협중앙회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강호동 당선인. 사진=농협중앙회

이번 선거에서 강 당선인의 탄탄한 경력은 큰 강점으로 작용했다. 이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강 당선인은 지난 37년간 농협이 추진했던 사업에 대부분 몸담아왔다. 하나로마트를 비롯해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벼 건조저장시설(DSC), 농작업대행사업 등이었다. 

또한 지역농협 최초로 직접 농사를 짓고 판매·유통도 책임지는 '생장물사업'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래서 양파, 딸기, 곶감, 마늘 등 농작물이 나고 자라는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것이 선거 내내 강 당선인의 강점으로 꼽혔다. 이 때문에 선거 출사표 곳곳에서도 현장의 애로사항을 풀기 위한 노력이 묻어나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중앙회와 지역농축협 간의 소통이다. 강 당선인은 선거 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역농협의 역할에 대해 힘줘 말했다. 지역과 상생하고 농업인의 소득을 증대시키는게 지역농협의 가장 큰 임무며, 현장의 민원도 해결해야 한다는게 주된 내용이다. 

강호동 제25대 농협중앙회장 당선인. 사진=강호동 당선인
강호동 제25대 농협중앙회장 당선인. 사진=강호동 당선인

특히 그는 지역 조합장의 경험과 지혜를 농협중앙회 사업·경영에도 접목시켜 각종 현안을 해결하자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구성될 TF(Task Force)에도 지역농축협 조합장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는게 강 당선인의 견해다. 현재 중앙회에서 유지되고 있는 각종 협의회, 위원회 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통채널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를 위해 지역과 중앙회의 협업을 이끌어내겠다고 했다. 현장경험뿐만 아니라 수년간 농협중앙회, 농민신문 이사 등을 거치며 체득한 이론·실무 경험이 그 기반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다음달 출범할 강호동號의 키워드가 '화합', '소통'이 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투표하는 강호동 당선인. 사진=농협중앙회
투표하는 강호동 당선인. 사진=농협중앙회

또 강 당선인은 농협에 몸담아온 오랜기간 줄곧 다산 정약용 선생의 '삼농'(三農) 정책을 강조해왔다. 삼농이란 다산 선생이 1798년 정조에게 올린 농업정책에 대한 상소다.

삼농 중 편농(便農)은 '편하게 농사 짓게 한다'는 뜻이며, 후농(厚農)은 '소득이 있는 농업'이라는 의미다. 상농(上農)은 '농사짓는 사람이 사회적 지위가 높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37년간 농업현장을 지켰던 강 당선인이 농협중앙회장 재임 4년간 '삼농정책'을 구현하고, 이것이 100년 농협을 만드는데 '밑거름'이 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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