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최정우 '3연임 시도' 관측, 국민연금 판 흔들까?
상태바
포스코 최정우 '3연임 시도' 관측, 국민연금 판 흔들까?
  • 박진철 기자
  • 승인 2023.12.29 17: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연금 이사장 "회장 선임 절차 불공정... KT보다 못해"
KT 대표 연임 도전 때도 공개 반대... 여론 풍향 관심
포스코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차기 회장 심사"... 투명성 강조

실질적인 포스코 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포스코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두문불출 3연임 도전설을 피우고 있는 최정우 회장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 이사장 "포스코 회장 선임 절차 불공정"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28일, 포스코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포스코홀딩스 대표 선임은 내·외부인 차별 없는 공평한 기회가 부여돼야  하며, 공정하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공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이사장은 "KT 사례에 비춰볼 때 주주 이익을 대변하거나 공정한 측면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은 포스코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 최대주주다. 포스코홀딩스 주주별 지분율을 보면 국민연금공단이 6.71%로 대주주 자리에 올라 있다. 소액주주는 75.52%, 우리사주가 1.42% 지분을 보유했다. 기타 지분은 16.35%이다. 

국민연금 이사장이 '포스코 차기 회장 선임 절차상 공정성 부족'을 지적하면서 대표이사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한 KT 사례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빌딩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빌딩. 사진=연합뉴스

 

국민연금, 지난해 말에도 KT 대표 선임 절차 '공개 비판'

지난해 말에도 국민연금은 구현모 전 KT 대표이사의 연임 추진에 공개적으로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국민연금은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경선 과정이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이후 연임을 노리던 구현모 당시 대표와 측근으로 분류된 윤경림 KT 사장은 회장 후보에서 물러났다.

김 이사장은 "소유 구조가 분산된 기업을 향한 주주권 행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도 "구현모 대표를 최종 후보로 결정한 건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마저 올해 1월, "민영화 이후 소유가 분산된 기업의 지배구조를 선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구현모 대표는 자신사퇴 형식을 빌려 연임을 포기했다. 

포스코는 윤 대통령이 언급한 '소유 분산 기업' 중 한 곳이다. 소유 지분이 잘게 분산돼 뚜렷한 대주주가 없다는 것인데, KT와 KT&G 등 과거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회사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확실한 대주주나 오너 일가가 없다 보니, 정치권과 같은 외부 입김에 휘둘리기 쉬운 구조적 특징을 안고 있다. 실제 역대 포스코 회장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중도에 하차하는 수난사를 겪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 전임 회장들이 중도하차 잔혹사를 겪은 데다, 현 정부 들어 KT 사례가 있었던 만큼, 국민연금공단에서 시작된 포문이 최정우 회장 3연임 발목을 잡는 수순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포스코, 현 회장 '셀프 연임' 규정 개정... 국민연금 "그래도 미흡"  

포스코그룹 최정우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사진=포스코

한편, 포스코홀딩스는 이달 21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회장 선임 절차에 시동을 걸었다. 

이 과정에서 포스코홀딩스는 이른바 '셀프 연임' 논란이 있었던 회장 선임 관련 규정을 손봤다. 그동안 포스코그룹은 현직 CEO가 연임 의사를 밝히면 우선 심사 기회를 부여해왔다. CEO후보추천위원회가 심사를 거쳐 적격으로 판단하면 단독 후보로 주주총회에 올라가, 통과 시 연임이 가능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현직 CEO에 대한 우선 심사 규정을 폐기했다.

만약 최정우 회장이 연임에 도전한다면 'CEO 후보 추천 위원회'를 통과한 다른 후보자들과 함께 동등한 위치에서 심사를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국민연금 측은 포스코 회장 선임 절차가 여전히 불공정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CEO 후보 추천 위원회'가 기존 이사진으로 구성돼 현 회장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포스코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차기 회장 심사할 것"

포스코는 국민연금 이사장의 공개적인 우려 표명에 "CEO 후보 추천 위원회는 독립적이고 투명하게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포스코홀딩스 박희재 CEO 후보 추천 위원회 위원장(서울대 공대 교수)은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위원회는 투명하고 공정하게 차기 회장 심사 절차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며 "현 회장이 3연임을 위해 지원한다면 그건 개인의 자유다. 후보 추천 위원회는 현 회장 지원 여부에 전혀 관계없이 오직 포스코의 미래와 주주 이익을 위해 어느 누구에게도 편향 없이 냉정하고 엄중하게 심사에 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CEO 후보 추천 위원회는 내년 1월 8일까지, '회장 후보 육성 프로그램'을 거친 내부 후보자와 주주 추천 등을 받은 외부 후보자를 포함, 20~30명 정도의 롱리스트를 작성할 계획이다. 이후 외부 저명인사들로 구성된 인선 자문단의 조언을 받아 최종 후보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