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투자' 미국·유럽 집중... 손실 위험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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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투자' 미국·유럽 집중... 손실 위험 직면
  • 전지윤 기자
  • 승인 2023.12.06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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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상업용부동산(CRE) 시장, 조정국면 진입
韓, 미국·유럽 지역 오피스 투자 大... 손실 확대 우려
최근 美 위워크·오스트리아 시그나 파산... 상업부동산 시장 '휘청'
"해외 CRE 투자, 형태·변제순위·약정 등 따라 위험 노출 달라져"
"정확한 정보·리스크 파악 중요... 모니터링 등 선제 대응해야"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최근 글로벌 상업용부동산(CRE) 시장이 급격히 조정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국내 해외 부동산 투자가 손실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시장 내 불황을 맞고 있는 미국과 유럽 지역의 오피스 투자에 집중돼 있어 손실 위험 확대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6일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상업용부동산(CRE) 시장 환경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고금리 수준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2024년 이후에도 단기 리파이낸싱 관련 어려움 등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금 미회수 위험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동산 투자 국경간 거래 확산으로 CRE 시장의 글로벌 동조화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시장 동향을 파악하며 국내 투자자의 투자물건에 대한 정보 집중, 모니터링 강화 등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CRE 시장은 오피스 시장을 중심으로 구조적 대변화를 겪고 있다. 맥켄지 글로벌 인스티튜트는 올해 7월 글로벌 설문조사 분석 보고서에서 팬데믹 이후 세계 중요 핵심도시를 중심으로 오피스 점유, 주거공간 수요, 소비 행태 등에서 큰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금융 환경 불확실성 등이 반영되며 큰 폭의 가격조정 국면이 나타나 사무실을 중심으로 거래량 급감, 공실률 증가 등 관련 리스크도 현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미국 부동산시장 정보업체 그린 스트리트 조사 기준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CRE 가격은 올해 5월 말 기준 지난해 7월 말 대비 각각 18%, 21% 급락했다. 동 기간 CRE 거래량은 미국이 56%, 유럽이 63% 감소한 수준을 보였다. 

국내 해외 부동산 펀드 투자 추이(왼쪽 그림3)와 국내 해외부동산 투자 포트폴리오. 사진=한국금융연구원(KDI) 보고서 갈무리
국내 해외 부동산 펀드 투자 추이(왼쪽 그림3)와 국내 해외부동산 투자 포트폴리오. 사진=한국금융연구원(KDI) 보고서 갈무리

신용상 연구위원은 "국내의 경우 해외 CRE 투자는 꾸준히 늘어왔다"며 "특히 미국과 유럽 지역 오피스 부문에 대한 투자집중도가 높아 관련 투자 손실이 본격화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했다. 

국내 기관의 해외 부동산펀드 설정액 규모는 2013년 말 4조9000억원에서 2023년 9월 말 78조3000억원까지 증가했다. 약 10년 동안 16배 정도가 늘어난 것이다. 

아울러 금융감독원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해외 부동산 투자의 지역별 비중은 미국과 유럽 지역이 각각 58%, 23%로 큰 편이었다. 특히 투자 업종별로는 오피스(기타상업용 포함, 증권사 52%, 유럽 60%) 비중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미국과 유럽 CRE 시장이 불황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미국의 오피스 공실률은 지난 2019년 말 13.4%에서 올해 6월 말 20.6%까지 상승했다. 팬데믹 이후로 재택근무 문화가 확산되면서 미국의 뉴욕 등 대도시 평일 오피스 점유율은 50%대로 떨어지기까지 했다. 

유럽 역시 마찬가지다. 글로벌 부동산자문사 세빌스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프랑스 라데팡스의 평균 사무실 공실률은 그 전 12개월 동안 3%p 오른 수준인 15.1%로 나타났다. 아일랜드 더블린은 14.9%로 4%p 올랐고, 헝가리 부다페스트는 12.6%로 2.7%p 상승하며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이와 같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 내 한파는 실제 기업들의 파산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초 미국의 공유오피스 기업 '위워크(WeWork)'는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미국 뉴저지주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에 더해 최근 자산 규모 38조원이 넘는 오스트리아의 부동산·유통 기업 시그나(Signa)그룹 역시 오스트리아 빈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상 연구위원은 "해외 CRE 투자의 경우 투자지역, 투자물건(오피스, 호텔, 물류 등), 투자형태(지분형, 대출형, 임대형), 변제순위(선순위, 후순위), 재무약정 등에 따라 위험 노출도가 달라질 수 있다"며 "투자물건에 대한 정확한 투자정보, 리스크 파악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만 현재 관련 투자는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해 위험 분산이 잘 돼 있는 대형 증권사, 보험사 위주로 이뤄졌다"며 "이들 금융기관의 자기자본 대비 투자 비중이 높지 않아서 대형 부실이나 시장 전반의 리스크 확산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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