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해외영토 확장 잰걸음... PF 위기 부실자산 확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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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해외영토 확장 잰걸음... PF 위기 부실자산 확대 우려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3.03.3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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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등 동남아 진출 적극...영업이익도 개선세
SVB·CS發 해외대체투자 리스크↑... 자본확충 '시름'
글로벌 상황 대비 리스크·장기화 전략 타진 필요
올해 국내 보험사들이 동남아·베트남 등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제대로 정착하려면 장기적 관점에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시장경제DB
올해 국내 보험사들이 동남아·베트남 등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제대로 정착하려면 장기적 관점에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시장경제DB

올들어 보험사들이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제대로 정착하려면 장기적 관점에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 SVB·CS사태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 글로벌사업 수립시 다소 보수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들이 해외영토 확장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주로 현지 보험사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인수합병(M&A)을 타진중이다. 

일례로 한화생명은 지난 29일 인도네시아 법인이 한화손해보험과 함께 리포손해보험의 지분 62.6%를 인수했다. 인도네시아법인이 47.7%, 한화손해보험이 14.9%를 사들였다. 한화생명은 리포보험 인수를 통해 생·손보를 아우르는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등 인도네시아 보험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특히 리포그룹이 은행, 의료, 유통 등 여러 분야의 계열사를 갖고 있어 사업영역을 늘리는데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생명은 2009년 국내 생보사 최초로 베트남 보험시장에 진출한바 있다. 

신한라이프는 작년 1월 베트남법인에서 첫 영업을 개시했다. 신한라이프 베트남법인은 초기 시장 진입과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현지 GA대리점 제휴를 통한 대면채널, 젊은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 디지털채널 등을 중심으로 영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생명은 태국법인을 1997년 6월16일 설립했다. 현재 태국 현지고객을 대상으로 생명보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영업 규모를 넓히고 있다. 삼성생명은 태국법인을 해외사업의 전초기지로 활용해 허브국가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할 계획이다. 

손해보험업계도 적극적으로 해외공략에 나서고 있다. 삼성화재는 최근 글로벌사업의 핵심으로 텐센트 등 5개 중국기업과 합작법인 사업방향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텐센트는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 플랫폼 '위챗'을 운영하는 회사다. 삼성화재는 2020년 11월 디지털 손보사를 표방하는 합작법인을 만들어 텐센트와 공동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올해 추진사업은 현지 건강보험 중심으로 한 개인보험과 현지 한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간 거래(B2B) 사업 등을 계획하고 있다.

DB손해보험은 베트남 손해보험사 VNI의 지분 75%를 인수하고 경영권을 확보했다. VNI는 2021년 기준 베트남 손해보험 시장점유율 10위를 기록했다.

 

적극적 해외진출→해외실적 성과↑  

해외진출에 적극적인 보험사들은 해외영업 실적에서도 큰 효과를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생명 태국법인의 지난해 수입보험료는 1896억5400만원으로 전년(1785억7800만원)보다 6.2% 증가했다. 한화생명의 베트남법인 수입보험료도 2021년 1976억2600만원에서 2022년 2410억1200만원으로 21.9%증가했다. 

손해보험업계도 해외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다.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등 주요 손보사들의 해외보험 수입보험료는 지난해 9996억원으로 전년대비 39.9% 증가했다. 이중 DB손보가 4440억원을 벌어들이며 전체의 44.4%를 차지했다. 

하지만 아킬레스건도 있다. 보험사 해외영업이 전반적으로 호실적을 보이고 있지만 해외 대체투자는 리스크도 크기 때문이다. 그간 업계에서는 글로벌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에 따른 해외 부동산시장 침체로 오피스, 상가, 호텔 등 대체투자의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최근에는 글로벌 대형은행 파산사태 등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보험사의 자본 확충 문제가 재점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보험사들의 해외 대체투자 규모는 적게는 70조원, 많게는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금감원은 2020년 9월말 기준 보험사 해외 대체투자 규모를 70조4000억원으로 집계한 바 있다. 이는 전체 대체투자의 41%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러한 글로벌경기 상황에 맞춰 당분간 보험사들이 해외진출에 신중한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주문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 해외은행 파산사태 등 경기침체 우려 확산이 커지고 있으므로 사업 영향을 받는 국가가 있을 것”이라며 “이는 은행뿐아니라 해외영업에 나선 보험사들도 부실자산 확대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험사들의 경영진들은 해외사업계획 수립시 거시경제의 흐름을 면밀히 분석하고 취약 요인에 대해 매뉴얼을 만들어 리스크관리에 철저하게 대응하는 등 신중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보험사 PF대출 위기고조에 점검모델 공유 

한편 보험사들의 PF대출 리스크 우려가 커지자 금감원은 선제적 관리를 주문하고 나섰다. 금감원은 지난 21일 보험사들의 해외 대체투자에 대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위해 점검 모델을 만들어 업계와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이 제시한 점검모델은 블룸버그 등 다양한 해외시장 지표와 대체투자 위험성간 상관관계를 분석해 주요 지표에서 변동이 발생하면 관련 투자자산을 점검한다. 특히 상업용 오피스, 항공기 등 자산별 시장의 위험 수준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색상을 구분해 시장상황을 바로 확인해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간편하고 쉽게 대체투자 상황을 확인토록 구축해 모델의 실용성을 높인 셈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모니터링 지표들이 대체투자 위험성을 얼마나 잘 반영하는지 적합성을 분석하고 개선에 나선다. 보험사의 해외 대체투자 움직임에 맞춰 선진시장 중심 지표를 확대하는 등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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