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pick] 넥슨 'FC 온라인', LoL 대항마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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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pick] 넥슨 'FC 온라인', LoL 대항마 가능할까
  • 한정우 기자
  • 승인 2023.10.18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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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온라인', LoL 아성 넘보는 사실상 유일 게임
과금 부담 덜어주는 파격 이벤트로 '넷심' 얻어
올 7월 이벤트 후 유저 가입 급증... 점유율 2배↑
이벤트 기간 중 LoL 끌어내고 '깜짝 1위' 달성
손흥민, 김민재 등 캐릭터 품질 강화도 한몫
사진=넥슨
넥슨의 간판 축구 게임  'FC 온라인'. 사진=넥슨.

넥슨이 퍼블리싱하는 축구 스포츠 게임 'FC 온라인'(구 피파온라인4 / EA사 개발)이 국내 PC게임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적으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라이엇게임즈의 팀 배틀 온라인 게임(MOBA) '리그오브레전드(LoL)'가 독식에 가까운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FC 온라인이 대항마로서 당당히 도전장을 낸 것이다. 

FC 온라인은 올해 7월 점유율 32.8%를 기록하며 LoL을 끌어내리고 PC방 온라인 게임 점유율 1위에 올랐다. 비록 이튿날 순위가 뒤집히기는 했지만, LoL의 아성에 균열을 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의미가 상당했다.  

넥슨은 신규 및 복귀 유저 유입 효과가 나타난 여름 맞이 대규모 이벤트, 인기 유튜버들의 '피파 붐' 현상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여세를 몰아 성수기인 올해 겨울을 기점으로, 유저들을 매료시킬 전략 마련에 나설지 주목된다. 
 

'FC 온라인' 점유율 '반짝 1위' 비결은 과금 부담 완화

'FC 온라인'은 전·후반 각각 4분 동안 총 11명의 선수로 상대 유저와 1대1 축구 경기를 펼치는 게임이다. 선수 캐릭터를 조작하는 '실력'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높은 능력치를 보유한 선수를 보유해야 상대 게이머보다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구조다.

국내 PC 게임 점유율에서 FC 온라인이 주목받는 이유는 유럽 명문 축구리그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의 활약과도 무관치 않다. 과거에도 우리 선수들의 이름이 축구 게임 캐릭터 명단에 오르기는 했지만, 낮은 능력치와 닮지 않은 외모의 그래픽 등으로 국내 게임 유저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그러나 최근엔 사정이 다르다. EA사는 한국을 중요한 시장으로 인식하고, 능력치 상향을 비롯 적극적인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다.

현재 기준 EPL(English Premier League) 득점 2위 손흥민, 독일 최고 축구 클럽 '바이에른 뮌헨'의 중앙 수비수 김민재, 리오넬 메시가 거쳐간 프랑스 축구 클럽 '파리생제르맹(PSG)'의 이강인 등은 실제 활약이 게임에도 반영됐다. 현역에서 뛰는 선수들의 리그, 커리어, 실력 등 최신 정보를 게임 내 적용하는 로스터 업데이트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한국 주요 선수들의 로스터 업데이트가 보편화된 2012년부터 게임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게임 흥행을 가로막는 요소인 '과금'에 있어서도 넥슨은 유저 친화적 정책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유저들이 자주 즐기는 게임을 정할 때 기준 중 하나로 생각하는 것이 '과금' 시스템의 합리성이다. 게임 콘텐츠가 훌륭하다고 해도, 지나친 과금을 유도하거나 과금 유무에 따라 격차가 커질 수 밖에 없는 게임 환경이라면 고민이 앞설 수밖에 없다. 

넥슨은 올해 6월 29일부터 8월 23일까지 과금 부담을 줄이는 파격적 이벤트를 진행했다. FC 온라인의 평균 점유율은 10% 대에서 이벤트 진행 후 20% 대까지 치솟았다. 회사는 과금 완화 이벤트와 함께 '초호화 보상' 프로모션도 시행하면서 유저들의 마음을 얻었다. 단순히 'PC방 접속'만으로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에 달하는 보상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도록 한 것.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 역시 FC 온라인의 PC방 접속자 수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PC방 접속 누적 시간에 따라 보상 아이템의 품질을 차별화한 전략이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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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 FC 온라인이 진행한 프리미엄 PC방 접속 이벤트 중 일부. BP(게임 화폐)와 고성능 선수 획득이 가능한 카드팩을 제공했다. 사진=FC 온라인 이벤트 페이지 캡처.

 

메이저 유튜버, 앞다퉈 'FC 온라인' 플레이 영상 올려  

지난해부터 다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들이 FC 온라인을 방송 콘텐츠로 삼은 점도 유저들의 흥미를 끄는데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으로 이달 16일 기준, 75만1000명이 구독한 '이상호' 채널과 23만6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꾸티뉴' 채널, 구독자 25만9000명의 '유봉훈' 채널 등 매크로 유튜버들이 FC 온라인을 플레이 한 영상을 주로 다뤘다. 기존 '감스트GAMST' 채널이나 '두치와 뿌꾸' 채널 등 유튜버들이 FC 온라인을 주력 콘텐츠로 방송했지만, 앞서 언급한 유튜버들은 새롭게 선보인 콘텐츠라는 점에서 남다른 관심을 받았다.  

시청자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업로드 되는 영상마다 적게는 10만, 많게는 1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꾸준히 기록했다.

국내 PC방 '왕좌'를 노리는 FC 온라인의 최대 승부처는 올 겨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내 활동이 많은 계절 특성상 유저 유입이 가장 활발한 성수기가 겨울이다. 겨울과 방학 시즌이 다가오는 만큼, 새롭게 유저들을 매혹시킬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FC 온라인이 넥슨의 실적 성장에 기여한 바는 매우 크다. 넥슨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약 2조891억원, 영업이익은 약 80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5%, 영업이익은 37% 오른 실적이다. 올해 상반기 게임 시장 수요 침체와 신작 부재로 엔씨소프트, 넷마블, 크래프톤 등 주요 게임사들이 먹구름 실적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넥슨 관계자는 "당사는 일본 상장사이기 때문에 게임별 실적은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FC 온라인과 FC 모바일이 기존 전망치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며 "전체적인 실적 성과의 보탬이 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PC방 게임 전문 리서치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이달 16일 기준 LoL은 272주 연속 국내 PC방 온라인 게임 점유율 1위 타이틀을 수성했다. 그 뒤를 FC 온라인과 라이엇게임즈 '발로란트', 넥슨 '서든어택' 등이 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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