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한파에도 삼성 D램 '1위'... K-반도체 '하반기 반등'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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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한파에도 삼성 D램 '1위'... K-반도체 '하반기 반등' 준비
  • 노경민 기자
  • 승인 2023.08.0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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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글로벌 불황에도 점유율 1위 지켜
SK하이닉스, 선제적 감산 영향... 출하량 줄어
삼성·하이닉스, HBM 등 고부가 제품 비중 늘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상반기 극심한 글로벌 반도체 업황 악화로 고전한 삼성전자가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메모리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켜냈다. 다만 삼성전자와 함께 K-반도체를 이끄는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보다 한발 앞서 감산을 시작한 영향으로 분기 점유율이 하락했다.

양사는 불황 타개를 위해 수익성이 떨어진 범용 D램과 낸드 제품군 생산을 줄이는 대신, 더블데이터레이트(DDR)5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대폭 늘리면서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1분기 삼성 D램·낸드시장 1위… 하이닉스, 감산 탓에 순위 하락

6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D램 매출은 40억 13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03억 5200만달러) 대비 61.2% 급감했다. 전 분기(53억 6500만달러)와 비교하면 25.2% 감소한 수치다. 그럼에도 시장 점유율은 전 분기와 같은 42.8%로 1위 자리를 고수했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D램 시장 점유율은 24.7%로 전 분기(27.0%)보다 2.3%p 떨어졌다. 순위도 2위에서 3위로 밀려났다. 2위 자리는 미국 마이크론(27.2%)이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순위 변동에 대해 "1분기 D램 가격이 급락하면서 SK하이닉스는 선제적으로 감산을 시작했다. 출하량이 줄면서 시장점유율도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낸드 시장에서도 1위를 지켰다. 1분기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매출은 29억 9000만달러로 작년 동기(63억 3400만달러)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점유율은 34.3%로 전 분기(33.9%)보다 0.4%p 올랐다. 일본 키옥시아(19.5%), 미국 웨스턴디지털(15.9%), SK하이닉스(자회사 솔리다임 포함·15.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SK하이닉스는 점유율이 전 분기(16.8%) 대비 1.7%p 떨어지면서 순위도 3위에서 4위로 내려갔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올해 2분기 들어 차츰 수요가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2분기 영업손실은 4조 36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4조 5800억원)와 비교할 때, 적자 규모가 일부 개선됐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손실은 2조 8821억원을 기록했다. 회사의 올해 1분기 적자폭은 -3조 4023억원. 적자폭이 5000억원 이상 줄면서 저점 통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K-반도체, DDR5·HBM 등 고성능·고부가 제품 승부수

최근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주력 제품군의 세대교체이다. 데스크PC와 서버에 주로 탑재되던 저가 범용 D램과 낸드 제품군 비중이 감소 추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으로, 고부가 제품 수요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 구체적으로 DDR5와 HBM 제품 수요는 최근 1년 사이 껑충 뛰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DDR5와 HBM 등 고성능 제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전체 서버용 D램에서 DD5 출하량 비중은 올해 23%에서 내년 63%로 급증할 전망이다. 2027년에는 DDR5 비중이 99%에 달할 것으로 옴디아는 예측했다.

AI 열풍이 불면서 HBM이 D램 수요 회복을 이끌 견인차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챗GPT 같은 AI 시스템에는 다량의 그래픽처리장치(GPU) 탑재가 필수적이다. GPU칩셋 핵심 구성 요소 중 하나가 HBM이다. 생성형 AI 서비스 시장이 커질수록 HBM을 공급하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이다. 한국 기업의 HBM 시장 점유율은 90% 이상이다. SK 하이닉스가 점유율 50%로 1위, 삼성전자가 40%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옴디아는 HBM 시장이 향후 5년간 연평균 최소 40%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부터 2026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업사이클 기간에 D램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이 경신될 수 도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세계 최초로 4세대 제품인 HBM3를 개발, 지난해 양산에 들어갔다. 올해 4월에는 24GB(기가바이트) 12단 HBM3 신제품 개발에 성공하는 등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고 6.4Gbps(초당 기가비트)의 성능과 초저전력을 기반으로 하는 HBM3 16GB, HBM3 12단 24GB 제품 양산 준비를 마쳤다.
 

D램은 하반기 수요 회복 기대감... 낸드 감산은 계속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계 실적 악화 주범으로 꼽히는 낸드 부문 감산을 확대할 방침이다.

D램과 비교할 때 낸드는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한 수혜가 미미하고, 고객사들도 AI 관련 투자를 제외하고는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이라 좀처럼 수요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낸드 중심 추가 감산 계획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D램의 경우 DDR5와 HBM 위주로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지만, 낸드는 딱히 수요 회복을 이끄는 동력이 없다"며 "고객사의 재고 수준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고, 가격 약세도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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