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人] "넷플연가, OTT 유저들의 안전한 놀이터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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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人] "넷플연가, OTT 유저들의 안전한 놀이터 될 것"
  • 한정우 기자
  • 승인 2023.07.14 1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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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용 넷플연가 프로덕트 총괄 인터뷰
넷플연가 슬로건, ‘영화같은 당신의 사생활’
"창업 하는 모든 일에 ‘사람’이 제일 중요"
넷플릭스 활용한 '자만추' 플랫폼에 도전
암울했던 첫 시작, 기회로 바꾼 코로나
"도시인들의 외로움 해소와 안전성 보장"
사진=시장경제DB
곽재용 넷플연가 프로덕트 총괄. 사진=시장경제DB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 봤던 ‘나’와 비슷한 사람들. 그 사람들과 일상을 공유하고 다양한 주제와 작품에 대해 만담을 가지는 것. 여기에 부족한 지식을 채워줄 전문가까지 함께한다면 그 모임은 꽤나 흥미롭다. 나는 무엇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고, 그것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여기에 있다. ‘영화같은 당신의 사생활’이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장착한 ‘넷플연가’는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를 실현하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실속있는 여가생활을 즐긴다.

넷플연가는 여러 OTT와 책 등을 포함해 다양한 콘텐츠를 함께 보고 즐기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도록 돕는 커뮤니티 플랫폼이다. 영화를 통해 나누는 대화부터 취미를 함께 즐기고, 취향을 발전시키는 것을 지향한다. 3개월 동안 6~12명의 새로운 사람들과 3주 간격으로 4번 정도 모여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기본적인 모임 방식이다.

과거 유행했던 세이클럽, 다모임 등과 비슷한 형태지만 오프라인 모임을 유도한다는 것과 ‘모임장’이라고 하는 소모임별 관리자가 있다는 것에서 차별점을 두고 있다.

최근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한 프론트원 빌딩에서 곽재용 넷플연가 프로덕트 총괄을 만났다. 곽재용 총괄은 대학 때부터 IT 관련 개발 능력을 길렀다. 그동안 각종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안드로이드 앱 설계와 서비스 기획을 경험했고, 개발자로서 갖춰야 하는 역량을 폭넓게 확보했다. 넷플연가를 창업한 전희재 대표와는 지인 소개로 알게 됐다. 전 대표를 통해 사랑을 하고, 친구를 사귀고, 창업을 하는 등의 모든 일에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넷플릭스가 폭풍 같은 기세로 OTT 시장을 섭렵하던 시기에 전희재 대표를 비롯한 총 5명의 초창기 멤버들은 넷플릭스를 활용해 스타트업에 도전해보자고 다짐했다. 넷플릭스를 보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원하는 주제를 이야기하고, 서로 관계를 형성하는 하나의 소통 창구를 만들고 싶었다.

오프라인 커뮤니티 플랫폼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것은 쉽지 않다. 워낙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생각이 바뀐 것은 앞서 퍼스트무버(선도자)로 출항했던 ‘트레바리’의 순항이 한몫했다. 트레바리가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오프라인 플랫폼 불모지를 개척하자 넷플연가 제작진들도 한번 도전해보자는 투지로 바뀌었다. 트레바리는 넷플연가와 같은 성격의 플랫폼으로 2017년 8월 등장해, 현재까지 각종 모임과 만남을 주선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18년부터 제작에 들어간 넷플연가는 2019년 4월 ‘넷플릭스 보는 날엔 연희동에 가야한다’는 출사표를 던지고, 오프라인 커뮤니티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다졌다. 어떻게든 성공해보겠다는 이들의 투혼과 달리 시작은 암울했다. 하필이면 시작부터 코로나 팬데믹과 맞물리는 지옥을 맛봤던 것이다.

“넷플연가가 처음 나오자마자 코로나 여파로 타격을 입어, 자리가 잡히기도 전에 생존부터 고민했다. 경쟁력을 높이면서 회사 규모를 조금씩 키워나가야 하는데 그 여건조차 마련되지 않아 정말 힘들었다.”

곽재용 총괄은 첫 스타트를 떠올렸을 당시를 회상했다. 첫 시작이 가장 중요한 스타트업이 시작부터 고초를 겪었다는 이야기다. 스타트업이 규모를 끌어올리고 시장 내에서 공신력을 높이는 일도 쉽지 않은데 코로나라는 암초까지 만난 것이다. 그럼에도 곽재용 총괄은 오히려 팬데믹 때를 회사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코로나 시기에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화두는 생존이었다. 이어서 생존을 위한 획기적인 콘텐츠와 서비스를 어떻게 뒷받침할 것인가였다. 이 시기를 넘겨야 고객들에게 선택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더 특별하고 활발한 협업과 사람들이 관심있는 분야를 만드는 것에 몰두했다. 우리는 팬데믹 기간에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내실 다지기에 전념했다.”

 

넷플연가의 매력 "도시인들의 외로움 해소와 안전성"

곽재용 넷플연가 프로덕트 총괄.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넷플연가 제작진들은 모임에 참가한 구성원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들의 만남의 목적이 관심있는 주제에 대해 서로 공유하면서 친목을 다지고 싶어 한다는 것에 주목했다. 모임 내에 다양한 전문가들을 섭외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특히 모임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 전문가들에게 구성원들의 화합과 관계 형성을 도와주는 모임장 역할을 부여했다. 

만남을 가지는 공간도 특별하게 꾸렸다. 모임 참가자들은 예술, 음악, 영화 등 평소에 찾아갈 수 없는 창작자의 공간에서 만담을 즐길 수 있다. 흔히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서 특유의 감성 사진으로 자주 등장하는 장소이다.

곽재용 총괄은 고객들이 넷플연가에 매력을 느끼는 요소로 도시 사람들의 외로움과 모임의 안전성을 꼽는다.

“도시 사람들은 주어진 일을 해결한 후에는 외롭고 심심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넷플연가 구성원들도 이것을 어떻게 풀어줄지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이 과제를 해결해 나가야 앞으로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재밌을까.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대한 새로운 콘텐츠들을 개발하고 준비 중이다. 또 모임 자체도 재미와 유익한 시간이 당연히 보장돼야 하지만 안전성이 가장 중요하다. 서로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모이기 때문에 설렘과 기대감도 있겠지만, 다소 불안하기도 할 것 같다.”

모임에 참가하는 구성원들은 안전이 검증된 ‘좋은’ 사람과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 넷플연가 모임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최대 12명이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3주 간격으로 총 4회 모임 자리가 구성된다. 다수의 인원이 지속적인 만남을 가지는 만큼, 내부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완전히 간과할 수는 없다. 

“모임에는 특정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회비를 지불하고 참여한다. 이 과정 자체가 범죄나 사고 위험에서 어느정도 필터링이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또, 모임장의 역할도 있다. 혹시라도 내부적으로 불쾌감을 형성하는 사람이 생기거나 커뮤니티에 해를 끼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어, 구성원들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하라고 교육한다. 실제로 불편함을 느낀 경우 양자 모두에게 이야기를 듣고 문제를 일으킨 정도를 판단해 퇴출하거나 주의를 준다.”

넷플연가는 2019년 첫선을 보인 이후, 약 4년간 실적 성장 곡선이 우상향이다. 최근 프라이머, 스트롱 벤처스, 캡스톤 파트너스, 디캠프 등 금융기관에서 약 14억 5천만원 규모의 자금조달을 받았다. 넷플연가가 가지고 있는 차별성과 미래 전망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획득한 것이다.

"넷플연가의 주 콘텐츠 섹션은 정기모임, 이벤트, 소모임 등으로 나눠져 있다. 이 중 매출의 약 80%는 객단가가 높은 정기모임에서 발생하고, 구체적인 매출을 언급할 수 없지만 전년 동기 대비 2.5~3배 정도 성장할 것이다."

곽재용 총괄은 넷플연가 매출에 대해 설명하며 하반기 온라인 채팅 어플 출시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넷플연가와 연동된 앱은 아니지만, 우선적으로 온라인 환경에서 관심사를 가지고 서로가 교류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한다. 넷플연가는 인터넷에서, 채팅 앱은 모바일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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