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몸값이 문제?"... 버거 프랜차이즈 M&A, KFC만 팔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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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몸값이 문제?"... 버거 프랜차이즈 M&A, KFC만 팔린 이유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3.05.0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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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맘스터치·버거킹, 줄줄이 무산
예상가보다 450억원 낮춘 KFC만 최종 매각
레드오션인 국내 버거시장... "매각가 낮춰야"
사진=KFC
사진=KFC

국내 버거 프랜차이즈들이 지난해부터 M&A(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KFC만 새 주인을 찾았다. 맥도날드, 맘스터치 등은 높은 매각가로 협상에 난항을 겪다 결국 결렬됐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KG그룹은 KFC코리아 지분 100%를 550억원에 사모펀드 운용사인 오케스트라 프라이빗에쿼티(PE)에 매각했다.

KFC는 지난해 매물로 나왔을 때 인수 예상가로 1,000억원이 예상됐다. 하지만 450억원이 적은 550억원에 최종 매각됐다. KG그룹은 2017년 KFC코리아를 500억원에 인수했기에 손해본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6년간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남는 장사도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급매로 넘겼다는 시선도 있다.

오케스트라 PE는 피자 프랜차이즈 반올림피자를 운영하는 곳으로 향후 KFC와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두 브랜드 간 협업이나 콜라보 이벤트 등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같은날 맥도날드 인수협상자로 나선 동원그룹은 결국 인수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동원그룹은 식자재와 유통 분야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프랜차이즈까지 진출해 성과를 낼 것으로 업계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인수금액이 걸림돌이었다. 맥도날드 측은 기존 매장 등의 부동산 소유권을 유지하고, 로열티 지급 및 본사 운영 방침 이행 등을 전제 조건으로 약 5000억원의 요구했지만, 동원그룹은 2,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도날드는 동원그룹과 인수협상이 결렬됐지만 재매각을 진행할 것으로 전했다. 맥도날드 측은 "한국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 물색을 계속 추진 중이며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2019년 이후 지난해까지 1201억원의 누적손실을 기록했고, 레드오션인 국내 버거 시장 현황을 고려할 때 현 매각가를 낮춰야 향후 재매각에서 인수자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올해 1월 매물로 나온 맘스터치도 공식적으로 협상 결렬을 알리진 않았지만 잠정적으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맘스터치 역시 높은 인수가가 잠정 중단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맘스터치의 예상 인수가격은 6000~7000억원 대다. 현 소유주인 사모펀드 케이앨앤파트너스가 2019년 맘스터치를 1973억원에 인수했는데 매각가격은 약 3배 이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맘스터치가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고, 타 프랜차이즈와 달리 로열티 부담이 없다는 것이 높은 매각가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을 고려할 때 맘스터치의 매각가는 다소 높은 편이라 인수자들이 부담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버거프랜차이즈 버거킹도 2021년 말 시장에 나왔다. 당시 bhc그룹과 글로벌 사모펀드가 인수 의향을 밝혔지만 무려 1조원대의 높은 가격과 약 2,000억언 대의 부채가 걸림돌이 됐다. 결국 지난해 11월경 매각 작업이 중단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내외적 사정으로 버거 프랜차이즈들이 수익을 내기 어려운 환경이 됐고, 외식 시장 경쟁에서 많이 밀린 형국"이라며 "과도한 매각가격 제시는 향후 M&A 시장에서도 외면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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