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사외이사?"... 사조대림, 수년째 내부 임원출신 선임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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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사외이사?"... 사조대림, 수년째 내부 임원출신 선임 빈축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3.04.2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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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 계열사 임원 출신 한상균 사외이사 재선임
최대주주·특수관계자 지분율 과반 넘어
"독립성 훼손될 가능성 높아" 비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사조대림이 회사와 이해관계에 놓여 있는 인물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주주와 경영진의 전횡을 막고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사외이사 제도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조대림은 지난달 주주총회를 열고 임기 3년을 채운 한상균 사외이사를 재선임했다. 한상균 사외이사는 1986년 사조씨에스에 입사해 사조산업 관리본부장을 거쳐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사조대림 경영지원본부장과 사조해표 경영지원본부장을 겸임했다. 이후 2020년부터 현재까지 사조대림과 사조산업 사외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사내 출신인 한상균 사외이사 재선임이 현행법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상법상 사외이사는 상장사와 비상장사를 가리지 않고 2곳까지 겸직할 수 있고, 연임은 동일 기업에서 6년까지 가능하다. 그러나 법적 문제나 주총 통과 여부와 별개로 지배주주와 사내 경영진을 견제·감시하는 사외이사인 동시에 회계업무를 감시하는 감사위원으로써 직무 수행을 독립적으로 할 수 있겠냐는 우려의 목소리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도 사조는 내부 임원 출신이 사외이사로 선임돼 사조 계열사 여러 곳을 장기간 겸임하는 형태로 비판받은 바 있다. 이같은 반대와 지적에도 사조그룹은 오너 일가의 지배력으로 측근을 사외이사로 앉히고 있다. 

최근 사조그룹은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는 모양새다. 사조그룹은 주진우 회장과 주지홍 상무 일가가 100% 보유한 사조시스템즈를 중심으로 사조산업, 사조오양, 사조대림, 사조해표 등이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로 연결돼 있다.

사조대림의 경우 사조산업(13.78%)을 비롯해 그룹 계열사인 사조씨푸드(13.24%), 사조시스템즈(9.82%), 캐슬렉스제주(2.57%), 사조동아원(8.10%), 캐슬렉스 서울(1.27%), 사조비앤엠(1.17%), 사조랜더텍(0.82%)과 주지홍 상무(0.03%), 주진우 회장 부인인 윤성애씨(0.27%) 등 최대주주·특수관계자가 지분율 51.07%를 보유하고 있다. 사조그룹 계열사와 오너일가의 사조대림 지분율은 2021년 12월 말 기준 48.30%였으나, 이들은 지난해부터 사조대림 주식을 지속적으로 사들인 것이다.

사조대림 지분율 50% 이상을 보유한 오너일가가 사외이사를 선임하는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영진의 부정행위를 막지 못하고 거수기 노릇만 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강윤식 강원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외이사가 회사 측과 이해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독립성 훼손 우려가 있다"며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이 필요한 사외이사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조대림 관계자는 이번 한상균 사외이사 재선임 논란에 대해 "내용을 확인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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