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개인화 시대... 화장품 업계 히트 제품 발굴 비결은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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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개인화 시대... 화장품 업계 히트 제품 발굴 비결은 '차별화'
  • 최지흥 기자
  • 승인 2023.03.2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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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트렌드 빠른 대응, 좋은 결과 창출
비건에 집중 아워글래스 립스틱 판매량 ↑
날짜 주목 리뉴얼 닥터포헤어 샴푸 인기
바이오던스, 마스크팩 SNS 홍보로 성과
버츠비, 향 니즈 만족 핸드크림 5종 호평
에이블리, 협업 상품 출시 MZ세대에 인기
올리브영, 명동점 해외 관광객 증가 주목
최근 초개인화된 소비자들의 니즈와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를 빠르게 대응하는 전략들이 화장품 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사진=1.어워글래스 2.닥터포헤어
최근 초개인화된 소비자들의 니즈와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를 빠르게 대응하는 전략들이 화장품 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사진=1.어워글래스 2.닥터포헤어

최근 소비자들은 '나만의 것'을 추구하는 초개인화 성향이 짙다. 특히, 시장 트렌드도 빠르게 변하고 있어 화장품·뷰티 기업들의 전략 마련이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들은 주요 고객층으로 떠오른 MZ세대들의 가치 소비를 공략하고 날씨·상권 변화 등을 고려한 제품 개발로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는 비건 지향 메이크업 브랜드 아워글래스는 올해 1월부터 3월 현재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했다고 밝혔다. 2040 고객들이 자신의 윤리적 신념이나 가치를 지향하는 소비에 아낌없이 지갑을 열기 시작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제품 출시에 적극 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아워글래스는 비건을 모토로 동물 실험 금지, 동물성 원료 사용 금지를 실천하고 있는 대표적인 크루얼티 프리 브랜드다. 전성분 비건화와 대체성분 개발 등의 혁신을 통해 동물과 환경, 인간이 함께 하는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3월 현재까지 20~40대 구매 고객은 전체의 85%를 차지했다. 가치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것으로 알려진 20대 Z세대는 물론, 40대 X세대까지 두루 높은 구매율을 보이며 매출 성장세를 주도한 것이다.

올해 1~3월 현재까지 아워글래스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제품은 ‘팬텀 볼류마이징 글로시 밤’이다. 지난해 4월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제품으로 출시한지 채 1년이 되기도 전에 판매량이 론칭 초기 대비 9배 가까이 증가하며 브랜드의 베스트셀러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총 8가지 색상으로 출시됐으며 그 중에서도 ‘슬립’, ‘헤이즈’, ‘트레이스’는 물을 머금은 듯 자연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발색으로 끊임없이 재입고와 품절이 반복될 정도로 큰 인기다. 아워글래스 특유의 고급스러운 골드 용기에 감각적인 펜 형태의 디자인 또한 인기 비결 중 하나로 꼽힌다.

닥터포헤어는 지성두피케어 샴푸 ‘피토프레시’의 올리브영 2022년 연간 판매량이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고 밝혔다.

피토프레시 샴푸는 지난해 초 기존의 ‘세범컨트롤 샴푸’에서 성분, 향, 사용감 등을 보완해 리뉴얼 출시된 제품이다. 과다 피지 관리를 돕는 특허 성분(Anti Sebum-P)과 허브 클린 콤플렉스를 함유해 깨끗한 두피 환경을 유지할 수 있으며, 식물유래 성분 94%의 풍성한 거품으로 부드러운 사용감을 선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인기 요인으로는 따뜻해진 날씨를 꼽힌다. 실제로 이 제품은 봄철과 여름철에 좋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노폐물 흡착에 탁월한 미셀라 클렌징 솔루션과 두피 유·수분 밸런스 조절을 돕는 미산성 포뮬러 등도 요인으로 분석된다.

사진=1.바이오던스 2.버츠비
사진=1.바이오던스 2.버츠비

바이오던스는 올해 3월을 기준으로 제품 출시 약 18개월 만에 ‘콜라겐 리얼 딥 마스크’가 누적 판매 100만장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10만장 판매 돌파 후 약 1년간 900%의 성장률을 달성한 셈이다.

성장 비결은 차별에서 찾을 수 있다. 콜라겐 리얼 딥 마스크는 이름 그대로 시트지에 에센스를 적시는 방식이 아닌 고농축 에센스 34g을 통째로 굳혀 만든 반고체 형태의 제품이다. 반투명한 마스크팩은 에센스가 흡수되면서 점차 투명해져 소비자가 직관적으로 진행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제품 속 콜라겐과 유효성분을 최대한 흡수하기 위해 3시간 이상 사용하거나 취침 전 붙이고 자는 '수면 팩'으로 활용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바이오던스 관계자는 SNS에서 새로운 형태와 사용 전후의 확연한 차이로 주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MZ세대를 겨냥한 SNS 마케팅이 성공한 사례다.

버츠비는 향에 대한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만족시키는 핸드크림 5종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버츠비의 보태니컬 핸드크림은 단순히 손을 보습하는 기능을 넘어, 향기와 디자인 측면에서 일상적으로 취향을 표현하기에 좋은 아이템이다.

5종의 핸드크림은 무난한 라벤더 향부터 조금 더 특별한 오렌지블라썸 피스타치오, 로즈마리 앤 레몬, 워터멜론 민트, 와일드로즈 앤 베리까지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향을 고르기에 수월한 것이 강점이다.

한편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한 화장품 유통사들의 성과도 주목 받고 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는 뷰티 브랜드 캐릭터 콜라보레이션 및 단독 선론칭 협업이 큰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색조 브랜드 롬앤은 에이블리를 통해 ‘백미 톤업 선 쿠션’을 선론칭하고 톤업 크림, 선 쿠션, 노세범 파우더로 구성된 ‘백미 톤업 기획 세트’를 단독 출시했다.

일주일간(3월 9일~15일) 진행된 론칭 기념행사에서 에이블리 내 롬앤 거래액은 2배가량 증가했으며 ‘백미’ 라인 상품 거래액은 직전 동기(3월 2일~8일) 대비 11배 이상(1,050%), 판매량은 9배(780%) 가까이 늘었다. ‘백미 톤업 크림’도 거래액(390%)과 판매량(405%) 모두 크게 상승했다.

지난 2월(16일~22일), 에이블리가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루나와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 컨셉의 넷마블 인기 캐릭터 ‘양파쿵야’의 콜라보 기획전을 실시했을 때도 해당 기간 에이블리 내 ‘양파쿵야’ 검색량은 약 6.5배(550%) 늘었다. 또한 브랜드 대표 상품인 ‘루나 컨실러’를 비롯해 ‘루나’, ‘쿵야’ 등 관련 키워드도 높은 관심을 얻었다.

에이블리는 희소성과 가치 있는 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를 성공적으로 사로잡았다고 분석했다. 단독 선론칭, 캐릭터 굿즈 등 톡톡 튀는 마케팅 전략이 ‘트렌드세터(트렌드를 선도하는 사람)’ 역할에 앞장서고자 하는 MZ 니즈를 충족시키며 컬래버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다. 실제 에이블리와 뷰티 브랜드 협업 진행 시, 구매 고객의 약 95%는 MZ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1.에이블리 2.올리브영
사진=1.에이블리 2.올리브영

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은 3월 1일부터 17일까지 명동 내 5개 매장 매출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29배가량 증가했으며,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영미권, 동남아, 일본인 관광객에 이어 중국인 관광객까지 명동을 찾으면서 상권이 활기를 되찾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명동 상권 매장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지난해 12%에서 올해 73%로 여섯 배 가까이 뛰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동남아, 일본, 영미권, 중국 순으로 높은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 기간 억눌렸던 여행객들의 소비 심리가 봄 시즌, ‘올영세일’ 등과 맞물리며 폭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최근 K-콘텐츠를 통해 K뷰티를 접하거나 ‘올리브영 글로벌몰’ 등 역(逆)직구를 통해 한국 화장품의 우수성을 경험한 외국인들이 매장을 방문해 K-뷰티를 직접 체험하려 한 점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해외에서 이름을 알리기 어려운 한국 신진 브랜드들의 매출도 급증하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 인기 상품 TOP 10 브랜드 중 9개가 중소·중견기업 화장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영미권 고객에게는 한국의 미(美)와 특성을 살리거나, 순한 성분을 내세운 브랜드 상품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브랜드는 ‘조선미녀(Beauty of Joseon)’다. 국내 고객에게는 생소한 ‘조선미녀’는 현재 미국 SNS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한국 스킨케어 브랜드다. 지난해 8월 외국인 고객의 수요를 반영해 명동 상권에 입점, 매월 매출이 30%가량 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기간 ‘조선미녀’의 ‘맑은 쌀 선크림’은 영미권 고객 인기 상품 1위, 외국인 전체 인기 상품 6위를 차지했다. 토리든, 라운드랩 등 ‘클린뷰티’ 콘셉트를 표방한 중소 브랜드 역시 이 기간 매출이 전년 대비 20배 이상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일부 대기업들이 강력한 광고 효과로 소비자 트렌드를 주도했다면, 이제는 소비자들의 세분화된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전개되고 있다”면서 “다양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키고, MZ세대가 주도하는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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