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2구역 합동설명 D-3... 롯데 '사업조건‧신용등급' VS 대우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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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2구역 합동설명 D-3... 롯데 '사업조건‧신용등급' VS 대우 '설계'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2.10.2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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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분담금‧공사비‧환급금 등 전반적 사업조건 앞서
'분담금 4년 유예' 파격... 재개발 역사상 최초 조건
대우건설, LTV‧스카이브릿지 설계 등서 경쟁 우위
사업조건 핵심 ‘기업 신용등급’... 롯데 ‘A+’, 대우 ‘A’
자료=한남2구역 조합원
자료=한남2구역 조합원

이달 29일 서울 한남2구역 1차 합동설명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입찰에 참여한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어떤 전략으로 설명회에 나설지 주목된다. 최근 조합원들의 최대 관심사는 ‘사업조건과 신용등급’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물가‧금리 인상, 레고랜드발 건설사 신용 하락 등 악재가 겹쳐 어느때보다 조합원들이 '사업조건'을 세밀히 따져볼 것으로 전망된다. '현미경 검증'이 예상되는 만큼 '사업조건'에 대한 팩트체크는 필수이다.

사업조건과 기업 신용등급에 있어선 롯데건설이 대우건설에 한 발짝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우건설은 ‘이주비’ 조건과 ‘360m 스카이브릿지’ 설계에서 긍정 평가를 받고 있다. 

합동설명회란 재개발 입찰에 참여한 시공사가 자신의 사업조건을 조합원에게 ‘대면’으로 홍보하는 행사다.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에선 조합이 건설사들의 개별 홍보를 엄격하게 제한하기 때문에 건설사가 조합원들을 공식적으로 만나 사업조건 등을 홍보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로 평가받는다.

 

롯데건설, '분담금 4년 유예' 파격... 전반적 사업조건 우위

롯데건설 사업조건은 전반적으로 대우건설 보다 우위에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모으는 대목은 '조합원 분담금 납부 방식'이다. 롯데건설은 조합원 분담금을 ‘입주 후 4년까지 유예’키로 결정했다. 조합원 입주 시까지 금융 비용을 롯데건설이 부담하는 조건이다. 분담금은 입주 후 90%를 납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4년 유예’의 가장 큰 장점은 ‘최적의 매도 시점’을 조합원이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파트 입주 시점에는 매매나 전세가격이 다소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4년 후 분담금을 납부하면 조합원들이 매도 시점을 결정하는데 있어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지금까지 '분담금 2년 유예'는 있었지만 ‘4년 유예’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남2구역이 한남3구역 보다 좋은 사업 조건을 제시받았다고 평가받는 근거 중 하나다.

대우건설은 '입주 2년 후 납부 조건'과 '수요자 금융조달방식'을 제시했다. 앞서 대우건설은 과천주공5단지에서 회사가 금융을 조달하는 방식을 내걸었으나 한남2구역에서는 이 조건을 변경했다. 

롯데건설은 한남2구역이 후분양으로 전환돼도 조합 이자부담이 없는 ‘분양수익금 내 기성불’을 제시했다. 단어 그대로 분양을 통해 수익이 입금되면 공사비를 받는 방식이다. 공사비 상환순서는 조합에서 사업비를 먼저 사용하고, 차순위로 받겠다고 제안했다.

대우건설은 ‘기성불’ 방식을 제시했다. 공사비 상환순서는 공사비 1순위, 사업비 2순위로 정했다. 과천주공5단지에선 '분양수익금 내 기성불'을 제안했지만 한남2구역에는 이 조건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조합이 사업비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롯데건설의 제안이 우위에 있다.

‘조합원 환급금 시점/비율’의 경우 롯데건설은 계약 시 60%, 중도금 지급시 20%, 잔금 지급시 20%를 각각 환급하겠다고 제안했다. 대우건설은 계약 시 20%, 중도금 지급시 60%, 잔금 지급시 20%를 제시했다.
 

대우건설, 이주비 조건‧스카이브릿지 설계서 강점

대우건설은 '이주비' 조건과 '스카이브릿지 설계'에서 우위에 있다. 

대우건설은 LTV 150%, 이주비 10억원을 제시했다. 롯데건설은 LTV 140%와 이주비 7억원을 제안했다. LTV(Loan To Value ratio, 주택담보대출비율)란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릴 때 인정되는 자산가치 비율이다. LTV가 60%이고, 3억짜리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리고자 한다면 최대 대출금액은 1억8천만원(3억×0.6)이 된다.

이주비의 경우 기본 이주비 법정한도인 LTV 40%를 제공하고, 추가 이주비 110%는 연대보증으로 총 150%를 책임지는 구조다. 지분 평가액이 낮아 대출이 10억원에 못 미치는 조합원에게도 누구나 10억원 대출을 약속했다.

대우건설은 단지 내 6개 주동을 잇는 총연장 360m의 '스카이브릿지'를 제안했다. 이곳에서는 한강·남산·용산공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고, 야외 수영장도 갖추고 있다. 스카이 펍과 프라이빗 스파, 부티크 파티룸 등 다채로운 커뮤니티 공간이 지상 118m 높이에 배치된다. 스카이 클럽하우스와 스카이 시네마(영화관), 스카이 북카페, 게스트하우스 등도 갖추겠다고 대우건설은 설명했다.
 

사업조건의 원천 ‘신용등급’... 롯데 ‘A+’ VS 대우 ‘A’

한남2구역의 경우 투기/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있어 이주비 대출이 어렵고,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 증가로 시공사의 PF대출도 쉽지 않다.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제안한 대부분의 사업조건은 ‘금융’을 통해 조달된다는 점에서 건설사 신용등급과 자금력은 조합원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일단 ‘신용등급’은 롯데건설이 우위에 있다. 롯데건설은 국내 3대 신용평가사(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NICE신용평가)에서 ‘A+’ 등급을 유지 중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A’ 등급으로 올라섰다. 부채비율은 롯데건설 109.84%, 대우건설 210%이다.

신용등급이 높고, 부채비율가 낮은 건설사가 금리 조건에서 우대를 받는 점을 감안하면 롯데건설이 조금 더 안정적으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비‧이주비 조달을 위한 금융 계획’은 롯데건설이 1금융권 4개 은행(신한, 하나, 우리, NH농협)과 총 12조원의 금융협약을 체결했다. 대우건설은 신한은행과 약정을 체결했다.

‘이주비 대여 금리조건’은 롯데건설이 ‘한남뉴타운 내 최저금리 보장’, 대우건설이 ‘금융기관 경쟁입찰을 통한 최저금리 조달’을 각각 제시했다.

이주비 대여 상환 조건은 롯데건설 ‘입주 시 상환’, 대우건설 ‘입주시 상환 또는 입주 1년 후 상환’이다. ‘1년 후 상환’ 조건을 추가한 대우건설 제안이 상대적으로 더 유리하다.

‘사업비 대여 금리 조건’은 롯데건설이 우위를 점했다. 롯데건설은 ‘한남뉴타운 내 최저금리 보장’, 대우건설 ‘금융기관 경쟁입찰을 통한 최저금리 조달’을 제시했다.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은 용산구 보광동 일대 11만 5005㎡에 아파트 1299가구와 근린생활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사업비가 7900억원에 이른다. 한남2구역 조합은 다음 달 5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확정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르엘 팔라티노’, 대우건설은 ‘한남 써밋’ 등 ‘하이엔드’(최고급) 브랜드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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