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먹는게 더 싸다"... 배춧값 폭등에 포장김치 판매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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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먹는게 더 싸다"... 배춧값 폭등에 포장김치 판매 늘었다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2.10.27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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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태풍 수급 불안에 1포기 9000원 넘어
포장김치 시장 1·2위인 대상·CJ제일제당
7~9월 판매량 각각 전년 동기比 4%·6% ↑
10월부터 가을배추 수확... 김장철 문제 無
김장철 11~12월 비수기에도 판매 증가 예상
서울의 한 대형마트 포장 김치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 포장 김치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채소값 폭등으로 김장을 포기하는 '김포족'이 늘어나면서 포장김치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올 여름 폭염·태풍 등으로 배추 가격이 치솟으면서 김치제조업체들과 식자재업체들의 수익성은 떨어지고 있다. 

한국농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26일 기준 배추 1포기 소매가격은 4,863원으로 한 달 전 9,320원보다 5,000원 넘게 떨어졌지만, 1년 전에 비하면 여전히 1,000원 가량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배추 평균 도매가격은 1,728원으로 최근 10년새 가장 높았다. 배추 가격 상승은 올 여름 폭우·폭염와 태풍 힌남노 여파로 배추 생산량이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배추 가격이 폭등하자 포장김치 판매량은 급증했다. 포장김치는 김장김치가 다 떨어지는 7~9월 사이 여름이 성수기다. 국내 포장김치 시장 1위인 대상의 7~9월 종가 포장김치 판매량은 전년 동기에 비해 3.7% 증가했다. CJ제일제당의 7~9월 비비고 포장김치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6% 늘었다. 풀무원 역시 올해 7~9월 포장김치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5% 성장했다. 아워홈도 올 8~9월 판매량이 전월 대비 각각 약 11%, 9% 증가했다. 

실제로 지난달 업체별 온라인몰에서는 포장김치 품절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배추 가격이 치솟자 포장김치를 사 먹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국내 포장 김치 시장은 대상의 '종가'와 CJ제일제당의 '비비고·하선정'이 양분하고 있다. 두 회사는 전체 김치시장의 80% 가까이를 차지하며 포장김치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 8월 기준 대상과 CJ제일제당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42%, 37.4%로, 격차가 4.6%포인트에 불과하다. 

다만 판매량 증가에 따라 매출이 늘어도 이익은 줄어들고 있다. 올해처럼 배추 가격이 폭등하면 원가부담이 커지면서 포장김치를 팔면 팔수록 손해인 구조가 되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8월부터 배추 가격 폭등 및 수급 저하로 인해 수요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이어졌으며, 국내 김치업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었다"며 "배추 가격 폭등에 대한 원가부담으로 인해 수익성은 기존대비 하락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물류비 등의 상승으로 생산비 부담까지 가중되자 업체들은 지난 2∼3월 포장김치 가격을 5∼7% 올린 데 이어 하반기에도 가격을 인상했다. 대상은 이달 1일부터 종가 김치 가격을 평균 9.8% 올렸고, CJ제일제당은 비비고 김치 가격을 채널별로 평균 11.0% 수준에서 순차 인상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달부터 가을배추가 정상 수확될 것으로 예상하고, 김장철 대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상은 오는 27일부터 김장시즌 전용제품 판매한다. 소비자의 김장부담 해소를 위해 일반 제품 대비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온라인 유통채널을 강화해 주력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소포장부터 한포기를 담은 대용량까지 다양한 용량의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단체급식·식자재업체로 B2C(소비자간 거래)비중이 적은 아워홈도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대표 김치 제품은 물론 이색 '갈치김치' 등을 내세워 다양한 프로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김포족'뿐만 아니라 캠핑·나들이·레포츠 등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의 수요도 늘어나면서 보관과 이동이 편한 포장김치를 많이 찾는 추세"라며 "김장철과 겹쳐 비수기로 분류되던 11~12월 매출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포장김치 수요가 늘면서 국내 포장김치 시장 규모는 2017년 2,097억원에서 지난해 2,714억원으로 30% 가까이 커졌다. 다만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시장 규모가 9% 감소했다. 거리두기 해제 등에 따라 외식이 증가하면서 간편식 수요가 감소한 것처럼 포장김치 또한 전체 시장이 줄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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