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相生)이 협동조합 성패 결정... 돌파구는 E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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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相生)이 협동조합 성패 결정... 돌파구는 ESG"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2.09.2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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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기본법 10년 성과와 전망 컨퍼런스]
외식업중앙회 주최, 시장경제 주관, 중기부 후원
협동조합 운영 이사장 3인 성공사례 발표
김부승 중소상공인협동조합연합회 이사장
"협동조합 성공률 20%... 자발적 참여 중요"
손일균 한국렌탈판매협동조합 이사장
"성공한 협동조합 ESG 선행참여 공통점"
김영식 에너지제로협동조합 이사장
"근로자 대표가 의사결정, 경영 투명성 중요"
사진=시장경제신문
김부승 중소상공인상생협동조합연합회 회장. 사진=시장경제신문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국내 협동조합 이사장 3인이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ESG'(환경·사회·경영)를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 강조했다. 정부에서도 다방면으로 협동조합을 지원하고 있지만 '상생'이 아닌 '경쟁'이 강조되는 경우, 실패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서울 여의도 산림비전센터 2층 대회의실에서 '한국외식업중앙회-시장경제신문 정책 제안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사단법인 한국외식업중앙회가 주최하고 시장경제신문이 주관했다. 중소벤처기업부, 국회의원 성일종 의원실, 최승재 의원실, 홍석준 의원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소상공인연합회 등이 공동 후원했다.

이날 행사 1부에서는 현재 협동조합을 운영하고 있는 이사장 3인이 참석해 성공사례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첫 번째 발표자로는 김부승 중소상공인상생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이 '우리동네 수퍼마켓, 외식업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했다. 해당 조합은 지난해 6월21일, 5000만원 규모 출자금을 바탕으로 설립됐다. 설립 당시에는 6개 소기업과 15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됐지만 1년 만에 참여기업은 2배, 조합원 수는 500명으로 규모를 확장했다.

중소상공인상생협동조합연합회는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도심형 신선소분센터를 미스터아빠와 공동 운영하고 있다. 미스터아빠가 직접 산지에서 소싱한 상품을 센터로 가져와 동네수퍼마켓, 음식점에 소분하여 납품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중이다. 물품 납품을 대량으로 진행하고 있어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축소했다. 최근 투게더스 회원사 등 서울 서남부, 경기서부 1000여개 점포를 납품처로 확보했으며, 올해 말까지 연합회 회원사 300개 달성이 목표다. 

김 이사장은 성공요인으로 '자발적 구성'을 꼽았다. 그는 "평균적으로 협동조합 성공률은 20%를 넘지 못한다"며 "대부분 소규모 지역 단위에서 시작 운영해 현장에 필요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실정을 짚었다. 중소상공인상생협동조합연합회의 경우 소상공인들이 필요성을 느껴 직접 협동조합을 구성했다.

김 이사장은 '상생'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협동조합은 B2B(Business to Business)로 중소 판매자들을 대상으로만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소매를 하지 않음으로써 중소기업의 이익 창출을 돕는 등 상생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협동조합 설립을 상담 할 때 목적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있다"며 "정부나 지자체 지원만을 위한 협동조합 설립은 반대하는 주의"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자발적으로 필요성을 느끼고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있으면 대부분 성공한다"며 "소상공인이라고 대기업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조언했다.

사진=시장경제신문
손일균 한국렌탈판매협동조합 이사장. 사진=시장경제신문

두 번째 발표는 2013년 렌탈 사업에 종사하는 사업자들이 모여 만든 사업자협동조합인 한국렌탈판매협동조합의 손일균 이사장이 맡았다. 손 이사장은 협동조합에도 무엇보다 'ESG'가 중요하다는 점을 피력했다.

한국렌탈판매협동조합은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5명 렌탈업 소상공인들이 모여 설립했다. 렌탈분야에서 일자리창출을 강조하는 등 '상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토대로 2019년에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고, 지난해 9월 사회적기업으로 인정받았다.

자체쇼핑몰, 오픈마켓, 라이브커머스, 사회적기업 판로개척사업, 리퍼브제품 할인 판매 등 B2C 사업을 통해 자체렌탈 고객회원 2500명(누적 10억원)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B2G(인천미추홀구청, 인천중구청, 서울노원구청, 서울남부구치소, 소진공, 각급 학교 등)와 B2B(서울북부병원, 리베라호텔, 미추홀재활전문병원, 남양주나눔요양원 등)는 누적 12억원을 수주하기에 이르렀다.

ESG사업의 경우, 리사이클링을 위해 중고 공기청정기를 회수·수리해 취약계층 가정 등에 제공한다. 손 이사장은 "비데 같은 제품과 달리 공기청정기는 필터만 교체해도 새 제품과 98% 동일한 기능을 한다"고 설명했다. 회수하는 공기청정기는 기업 렌탈 중 3년 정도 사용한 제품이 대상이다.

손 이사장은 "대기업 중심으로 돌아가는 렌탈업계에서 살아나고자 사업자협동조합으로 작게 시작했지만, 직원들이 회사의 주인이 되는 협동조합이 되겠다는 큰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오늘보다 더 나은 10년을 준비하기 위해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많이 성장하기 보다 오래가는 협동조합이 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상생을 위한 도시재생사업도 진행중이다. 인천 중구 도시재생지에 건물을 건설해  사회적기업, 청년 사업자 등이 시용할 수 있는 사무실 대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손 이사장은 "현재 대학로에 4층짜리 건물 건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1층에는 지역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착한 커피숍을, 3~4층은 청년 사업자에게, 2층은 사회적 기업들 함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에너지제로협동조합 이사장. 사진=시장경제신문
김영식 에너지제로협동조합 이사장. 사진=시장경제신문

마지막 발표자로는 김영식 에너지제로협동조합 이사장이 연단에 올랐다. 이 조합은 '라인 조명' 사업을 운영 중이다. 12개의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는 벤처기업 인증도 획득했다. 내년부터 3D프린트 기술을 적용해 4차산업에 본격 진입할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기업 성장을 위한 '사회적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ESG에서 환경 다음으로 두 번째 오는 단어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며 "에너지제로 협동조합은 사업 활동 중 3분의 2가 취약계층을 위한 프로젝트"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 조합의 특장점 중 하나는 이사장이 주식 29%를 가지고 있음에도 의사결정권은 근로자 대표에게 있다는 것"이라며 경영 구조의 투명성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경영철학으로는 ▲고객 우선 ▲기업의 사회적 책임 ▲근로자 일자리 환경개선등 세 가지를 강조했다.

그는 에너지제로 협동조합에 대해 "2016년에는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았고, 2021년부터 ESG경영을 실천했다"며 "수원시에 거주하는 독거노인들의 안전환경을 돕기 위해 전기 안전사용과 LED 조명을 바꿔주는 등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신개념 조명 문화를 창조하는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김 이사장에 따르면, 에너지제로 협동조합은 연평균 10여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4000개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경영방침으로는 직원들의 역량 발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환경, 인적 가치 우선, 임직원의 성장 등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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