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포제련소, '폐수 감옥' 지하수 차집시설 완공... 국내 최고 수질 안전 기업으로 발돋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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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포제련소, '폐수 감옥' 지하수 차집시설 완공... 국내 최고 수질 안전 기업으로 발돋움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2.09.0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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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일 최종적으로 설치 완료로 확인... 사업비만 338억원
공장과 하천 사이에 지하 수십 미터 아래 암반층까지 땅 파 차수벽·차집시설 설치
지난해 5월엔 세계 제련소 최초로 무방류 시스템 설치, 올해 추가 설치 중
환경 설비에만 1천억원 투자...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석포제련소
영풍은 1일 낙동강 상류 수질 환경 보호를 위한 지하수 차집시설 공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공장과 하천 사이에 지하 수십 미터 아래 암반층까지 차수 기능을 갖춘 시트 파일을 촘촘히 박아 차수벽을 설치하는 모습. 사진=영풍
영풍은 1일 낙동강 상류 수질 환경 보호를 위한 지하수 차집시설 공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공장과 하천 사이에 지하 수십 미터 아래 암반층까지 차수 기능을 갖춘 시트 파일을 촘촘히 박아 차수벽을 설치하는 모습. 사진=영풍

영풍 석포제련소가 ‘폐수 감옥’으로 불리는 ‘지하수 차집시설’을 1일 완공했다. 지하 수십 미터 암반층까지 땅을 파 벽과 폐수를 회수하는 시설을 설치한 것이다. 폐수를 끌이고, 졸여 재사용하는 무방류시스템(ZLD)도 운영 중이다. 이번 차집시설 완료로 석포제련소의 낙동강 상류 수계 침출은 근원적으로 차단될 전망이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낙동강 상류의 안심 물 환경 조성을 위해 추진한 ‘지하수 차집시설’ 공사를 완공했다고 1일 밝혔다. 이날 오전 영풍 석포제련소 2공장 앞 공사 현장 사무소에서 열린 ‘지하수 차집 시설 완료 보고회’에는 박창욱 경북도의원, 김민호, 황문익 봉화군의원과 권인석 석포부면장, 인근 마을 이장, 주민, 영풍 임직원 및 시공사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사업은 총 338억 원을 들여 공장과 하천 사이에 지하 수십 미터 아래 암반층까지 땅을 파서 차수벽과 차집시설을 설치하는 것이다. 제련소 주변에서 혹시 모를 지하수의 오염이 발생할 경우 오염된 지하수가 인근의 낙동강 수계로 흘러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낙동강 상류의 깨끗한 물 환경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저지선’인 셈이다.

제련소 1공장 외곽의 하천변을 따라 1.1㎞ 구간에 차수 기능을 갖춘 시트파일(Sheet Pile)을 촘촘히 박아 차수벽을 만든 다음, 그 안에 지하수를 모을 수 있는 차집시설을 설치했다. 구간 별로 나눠 공사를 진행한 뒤, 완성된 구간은 지상을 즉시 원상태로 복구해 하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

영풍은 지난해 5월 세계 제련소 최초로 무방류 시스템을 가동해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운영 중이다. 320억원을 들여 도입한 이 시설은 공정에 사용한 물을 100% 재활용하는 설비다. 제련 공정에서 발생한 폐수를 끓여 증발시킨 뒤 수증기를 모아 만든 깨끗한 물을 공정에 재사용하고, 남은 고체 형태의 불순물은 폐기물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올해 150억 원을 들여 무방류 시스템을 추가로 증설하고 있다.

이 외에 제련소 내부에는 습식 공장 전체의 하부 바닥에 내산 타일을 적용하고, 1·2공장 내 1.5㎞ 구간 차수막 및 다심도 오염방지공, 이중옹벽조를 설치하는 등 다중 오염 방지 체계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최근 ESG 경영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떠오르면서 영풍 석포제련소의 폐수 유출은 필요 이상의 논란으로 부상했다. 수십년간 제련소를 운영해 오면서 누적되온 폐수 유출 경로를 모조리 막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무엇보다 제도적으로 ‘유출’의 범위를 매우 좁게 해석하고 있어 석포제련소 같은 초대형 공장은 언제나 논란의 대상이 됐다. 실제로 환경부 조사 결과 석포제련소의 카드뮴 수치는 ‘정상’이고, 제련소가 위치한 인근 봉화군 인근 '취수장' 수질 측정 결과는 모두 ‘1등급’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 석포제련소가 겪고 있는 조업정지 처분을 보면 ‘공장에서 사용한 물이 땅으로 떨어지면 유출’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석포제련소에 장착 중인 '증기재압축기(Mechanical Vapor Re-compressor)'의 모습. 폐수를 증기로 변환한 뒤 이를 재순환시키는 압축 설비이다. ZLD의 핵심 설비로 꼽힌다. 사진=시장경제DB
석포제련소에 장착 중인 '증기재압축기(Mechanical Vapor Re-compressor)'의 모습. 폐수를 증기로 변환한 뒤 이를 재순환시키는 압축 설비이다. ZLD의 핵심 설비로 꼽힌다. 사진=시장경제DB

이러한 논란을 종식시키고자 경영진은 제련소를 하나의 요새로 만들어 배출되는 모든 물(수증기 포함)을 가두기로 결정했고, 지하로는 차수벽과 차집시설을, 지상으론 무방류시스템(ZLD)을 설치키로 결정한 것이다.  

배상윤 영풍 석포제련소장은 “이번에 완공한 지하수 차집시설을 비롯해 꾸준한 환경 투자와 철저한 환경 관리를 통해 마치 제련소가 없는 것처럼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완벽하게 차단하겠다”며 “앞으로도 환경과 공존하고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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