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은행원 더 똑똑하게"... 은행들, 디지털 고도화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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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은행원 더 똑똑하게"... 은행들, 디지털 고도화 사활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2.08.1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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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챗봇에서 AI기반 디지털뱅킹 모습 진화
모바일 버전 AI도 등장, 업무전반 고도화 착수
우리은행, '빅데이터구루' 과기부장관상 수상
하나은행, 모바일 앱에 ‘AI 뱅커’ 공급 주목
KB국민은행, 기업여신 자동심사시스템 도입
신한은행, 기존 영업점에 AI 뱅커 전격 투입
"AI뱅커 기술력에 따른 보안·제도화는 과제"
은행들이 인공지능 AI기술 기반 디지털뱅킹 구축에 힘쓰고 있다. (위 좌측부터) 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본사 전경. 사진=시장경제DB
은행들이 인공지능 AI기술 기반 디지털뱅킹 구축에 힘쓰고 있다. (위 좌측부터) 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본사 전경. 사진=시장경제DB

시중은행들이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응용해 금융전반 서비스 확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에는 ‘챗봇’(애플리케이션(앱) 상담봇 형태) 기술로 문자채널을 통해 고객과 소통해 왔다면, 이제는 '휴먼(인간형상) AI' 기술로 진화 중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AI 기술력을 놓고 은행들이 혁신 경쟁 중이다. 비대면 시대에 디지털 금융플랫폼은 필수 생존전략. AI가 고객 데이터를 분석·관리할 뿐만 아니라 고객 직접 응대와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까지 실시한다.

먼저, 우리은행은 금융거래 업무 전반에 디지털 뱅킹이 가능하도록 신 시스템 도입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연세대학교 연구진과 손잡고 금융업에 적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개발 중이다. 

세부적으로는 ▲AI 기반 지식관리시스템(KMS) 고도화 ▲문자판독(OCR) 구조인식 ▲설명가능 AI(XAI) ▲AI 분류 문제 효율화 등 개발 구상에 협력했다. 

이를 통해 우리은행은 최신 기술을 기반으로 데이터 활용 아이디어를 현실화한다는 계획이다. 연세대는 그동안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금융데이터를 연구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데이터 자산화를 서비스 영역까지 확장해 향후 AI뱅커 구축 기반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스마트 키오스크 화상상담 업무 등 점차 업무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스마트 키오스크 AI상담원 역할을 수행할 우리은행 직원을 선발해 직원의 외모와 목소리를 AI상담원에 반영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그룹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디지털 브랜드 ‘원(WON)’이라는 새 브랜드로 통합에 발 맞춰 비대면 채널도 확장 중이다. 현재 우리은행은 ‘우리WON뱅킹’·‘우리글로벌뱅킹’ 리모델링을 통한 ‘고객 친화적 종합금융 플랫폼’ 구축 마련을 위해 시스템 사업자 선정에 착수했다. 

사업범위는 비대면 채널을 중심으로 한 ▲경험(UI/UX) 표준화·고급화·라이브러리(Library) 구현 ▲우리WON뱅킹 금융/비금융 거래 프로세스 개선 등이다. 아울러 우리글로벌뱅킹 금융/비금융 거래 프로세스 개선도 추진한다. 고객 사용성·경험 가치를 반영한 UI/UX를 기반으로 고객이 은행 방문없이 직접 디지털데스크에서 원하는 거래방식을 선택하게끔 한다는 것이다. 또한 개인 스마트뱅킹도 강화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 디지털데스크에 AI뱅커 등 도입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내년에는 영업점에서 실제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의 AI뱅커 개발은 지난해부터 전략적으로 추진됐다. 딥러닝(Deep Learning, 컴퓨터가 사람처럼 생각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기술)기반의 영상합성 기술 스타트업 라이언로켓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AI뱅커는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특정인물의 외모, 자세·목소리를 반영해 가상의 은행원을 실제 은행원처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리은행 AI뱅커는 직원 연수프로그램(AI교수)과 행내 방송(AI아나운서)에 지난해 5월 먼저 도입했다. 이외에도 텍스트, 영상, 문서 등 기존에 활용되지 않았던 비정형 데이터를 AI에 학습시키는 ‘데이터 자산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개인화 마케팅시스템’으로 지난해 열린 제8회 코리아 빅데이터어워드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인 ‘특별상 빅데이터구루(GURU)’를 수상했다.

스마트뱅킹 서비스에 AI 휴먼을 처음으로 선보인 은행도 있다.

하나은행은 모바일 앱에 ‘AI 뱅커’를 공급해 주목받았다. 지난 4일 모바일 스마트뱅킹 앱 '하나1Q(하나원큐)'에 'AI 뱅커' 솔루션을 도입한 것이다. 하나은행이 처음 도입한 모바일 AI뱅커는 딥러닝 기반으로 구된다. 세로형 AI 솔루션의 딥브레인AI로  비율왜곡 없이 모바일에 최적화된 뱅커를 만들어냈다는 평이다.

사람이 실제 말하는 입모양, 제스처, 표정을 보인다. 이는 실제 은행원이 설명해주는 듯한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 이 AI휴먼은 허송연 아나운서를 모델로 제작됐다. AI 휴먼의 음성을 구현하고자 필요한 문장 녹음을 300개에서 400개 이상으로 늘렸다. 여기에 금융권에 최적화된 스크립트도 자체 제작했다. 다양한 상황에 알맞게 응대할 수 있도록 2개 의상과 5개 동작을 조합해 10가지 제스처를 구현했다는 것이 하나은행 측 설명이다.

AI뱅커는 하나원큐 내 '하나 합'과 '펀드몰' 두 가지 메뉴에서 브리핑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관계자는 “금융상품 설명과 비대면 상품가입 등을 도와주는 하나원큐 가이드 역할로 AI뱅커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AI뱅커 음성대화를 기반으로 상담업무, 기본(조회·이체) 뱅킹거래, 초개인화 자산관리 서비스 등 다양한 AI 기반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AI 기술이 적용된 머신러닝 모형 기반의 '기업여신 자동심사 지원시스템(이하 Bics: Big data CSS)'을 도입했다.

Bics는 재무정보와 대안정보를 포함한 각종 비재무정보를 활용해 신용리스크가 낮은 여신에 대한 시스템 판정 결과를 기업여신 담당자에게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머신러닝 기반 모형의 Bics에는 향후 우량기업으로 성장이 예상되는 기업을 선별할 수 있는 기능도 포함돼 있다. 또한 경기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매년 주기적으로 모형이 개발될 수 있도록 재학습 모형 개발 프로세스도 구축했다. Bics가 실행된 건에 대해서는 기업개요, 재무 현황·분석의견, 시스템 판정결과 등이 반영된 Bics 보고서가 자동으로 작성돼 기업여신 담당자에게 제공된다.

앞서 국민은행은 올해 1월 일부 기존 영업점에 키오스크(무인기기) 형태로 음석 인식 기술이 적용된 AI 뱅커를 도입한 바 있다. 고객과의 대화는 물론 자체 개발한 금융 특화 자연어 처리 엔진으로 질문에 대한 최적의 답을 도출한다. 고객은 AI 뱅커를 통해 상품 설명이나 업무별 필요 서류 안내 등 간단한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 창구 대기 시간을 최소화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신한은행 역시 기존 영업점에 AI 뱅커를 투입했다. 지난 1월에는 세계 최대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금융권 최초로 AI 뱅커를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신한은행 AI 뱅커는 한국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영어·중국어·일본어 등도 학습해 고객과 대화가 가능하다. 원격화면 상담과 필요 서류 출력 등도 할 수 있다. 또 기존 번호표 출력 기기를 AI 컨시어지로 대체하고, 기존 청원 경찰들의 업무를 보조하도록 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8년부터 성남시 판교 소재 알파돔시티 네이버 사옥에 '무인화 점포'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무인화 점포는 신한은행이 2015년 도입한 디지털 키오스크와 ATM을 동시에 배치한 초소형 점포로 기존 ATM만 보유한 무인점포를 고도화한 게 특징이다. 지난해부터는 디지털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무인형 점포 ‘디지털라운지(Digital Lounge)’를 옛 평촌남 지점과 다사 지점에 첫 오픈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디지털라운지에 AI뱅커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 AI뱅커는 영상합성과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한 가상 직원으로 디지털 기기를 통해 인사 후 고객이 원하는 업무를 안내한다. 고객이 얼굴과 손바닥(장정맥) 생체정보를 디지털 기기에서 등록하면 출금이체 등 업무가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수행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향후 디지털라운지는 디지털데스크나 AI뱅커와 같은 휴먼터치(사람 중심 언택트 기술)에 기반한 디지털 고객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머지않아 공간 개념의 은행모습이 사라지고 AI뱅커가 자리 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금융과 융합된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보안, 책임소재 등이 불명확해 규제 정비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은행들이 사용하고 있는 기술들은 아직 초보 수준이지만. 향후 AI시스템은 자연스러운 일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혁신도 중요하지만 AI기술 활성화의 핵심인 보안 강화를 위해 기술적, 법·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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