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차별화로 공략"... 서울 區금고 석권 노리는 우리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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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차별화로 공략"... 서울 區금고 석권 노리는 우리銀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2.08.1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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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은평 시작, 25개구 이달 말까지 입찰
전산시스템 운영, 은행 아닌 '행안부'로 변경
평가방식 변화에 "출연금 보다 녹색금융" 초점
중구·종로구 지점장 움직임 활발, 유치 자신감
신한은행 맹추격... 우리銀과 '양강구도' 예고
우리은행이 다음주부터 서울시 구금고 입찰 경쟁에서 나선다. 사진=시장경제DB
우리은행이 다음주부터 서울시 구금고 입찰 경쟁에서 나선다. 사진=시장경제DB

우리은행이 하반기 서울시 구(區)금고 관리운영 주체 선정 절차 돌입에 나섰다. 앞서 두 달 전 서울시 금고 선정 때 신한은행에 고배를 마셨지만, 전통 금고지기 은행다운 면모를 지키겠다는 각오로 일전을 벼르고 있다. 

서울시 구금고 입찰시기가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오는 21일 은평구를 스타트로 중구 종로구 양천구 성북구 구로구 등 25개 자치구의 입찰 제안서를 이달 말까지 받는다. 오는 9월 심사를 진행하고, 이르면 10월 중순에 최종 입찰 선정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1915년 이래 서울시 금고를 독점해 온 우리은행은 기존 구금고 강자였던 위상을 이어가기 위해 남다른 전략을 추진 중이다. 그간 우리은행은 장시간에 걸쳐 검증된 금고운영시스템과 1900여명에 달하는 금고 전문인력 풀을 바탕으로 구금고 경쟁에서 선두를 지켜왔다. 현재 종로구와 중구 강서구 송파구 강동구 등 18개 자치구 금고를 운영중이다. 이번에는 ‘ESG경영 차별화’로 어필 전략을 세웠다는 후문이다. 

구금고 평가기준은 올해부터 대폭 강화됐다. 우선, 전산운영시스템을 개별 은행이 아닌 행안부에서 맡는다. 따라서 전산시스템 업그레이드는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기업 전반에 확산된 ESG경영에 발맞춰 각 구청의 추진사업도 녹색경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은행에서 실시하고 있는 ‘ESG경영’이 지역사회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들여다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울시의 올해 '금고지정·운영에 관한 규칙' 기준에 따르면 ▲녹색금융 이행실적이 추가됐다. ATM 설치 현황 등도 주요평가 항목이다. 이밖에도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와 재무구조의 안정성 ▲구에 대한 대출·예금금리 ▲구민의 이용 편의성 ▲금고업무 관리능력 ▲지역사회 기여·구와의 협력사업 등을 평가한다. 

즉, 높은 출연금 중심으로 한 은행 구금고지기 평가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된 셈이다. 

현재 우리은행은 중구청, 종로구청 지역의 금고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관련 지점 소속 책임자(지점장)들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중구·종로구 지점은 우리은행 본사와 근접해 있어 ‘메인 금고’ 지역으로 불린다. 

서울시 내 25개 구는 31개 금고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2금고가 있는 자치구는 강남구·강서구·노원구·서초구·양천구·용산구 등이다. 31개 금고가 운용하는 자금은 연 1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고은행으로 선정되면 이를 운용하면서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지자체와의 협력 사업을 추진에도 유리하다.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이 올해도 구금고 유치를 휩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신한은행이 지난 2018년 기점으로 올해 서울시 1금고를 차지하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기에 우위를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한은행은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총 5개 구 6개(용산구 1·2금고 포함) 구금고를 운영 중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서울시금고와 인천시금고 재선정되는 등 기관금고 영업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신한은행도 서울 구금고 입찰 참여를 위해 준비 중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경우 무리하게 출연금을 확보하지 않되 본래 가지고 있던 관리운영 기조를 내세우고 있는 것 같다”면서 “반면, 신한은행은 전투적 공략에 따른 후유증으로 역마진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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