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정보에 예능까지"...은행권, '유튜브 마케팅'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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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정보에 예능까지"...은행권, '유튜브 마케팅' 후끈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2.07.1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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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겨냥, 친근한 플랫폼 전략 강화
자산관와 상품 소개로 자체 앱 가입 독려
전문성과 재미 부합...'어려운 금융' 탈피
(위쪽부터)KB국민은행 '고독한 K식가', 신한은행 '소상공인에게 희망을', 하나은행 '하나원큐'라방, 우리은행 '우리 Wealth LIVE(웰스 라이브)' 사진=네이버 TV캡쳐
(위쪽부터) KB국민은행 '고독한 K식가', 신한은행 '소상공인에게 희망을', 하나은행 '하나원큐' 라방, 우리은행 '우리 Wealth LIVE(웰스 라이브)'. 사진=네이버 TV 캡쳐

시중은행들이 MZ세대와의 소통 창구로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Youtube) 채널을 적극 이용하고 있다. 행원을 출연시켜 금융상품·재테크 정보를 소개해온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연예인과 인기 유튜버를 기용한 라방·배달·예능 등 다양한 주제로 콘텐츠를 넓혀가고 있다. 잠재 고객 확보와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 여러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MZ세대부터 5060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세대가 유튜브를 즐겨보는 만큼 어렵지 않게 소비자와 스킨십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을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현재 콩트·드라마 형식으로 재미를 부가한 콘텐츠를 줄줄이 선보이고 있다. 전문성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아냈다는 평이다. 

최근에는 라방TV(라이브 방송)가 인기다. KB국민은행은 사회 초년생을 위한 내 방 마련 콘텐츠인 ‘고독한, K식가’를 공개했다. ‘고독한, K식가’는 유명 드라마인 ‘고독한 미식가’를 패러디한 영상이다. ‘맛세권’에 진심인 사회 초년생이 취업에 성공한 후 서울 자취방을 구하는 과정을 다뤘다. ‘KB 부동산’의 매물 검색, 입지 분석 등을 활용해 비대면으로 임장하는 방법과 함께 각 지역별 맛집 먹방을 함께 담았다. ‘고독한, K식가’에는 유튜버 조나단이 출연한다. 그는 사회 초년생 역할을 맡았다. 조나단은 구독자 68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남매 케미를 보여주는 여동생 파트리샤와 개그맨 신규진도 함께 출연해 재미를 한층 더했다.

하나은행은 ‘라방’으로 활약하는 대표 금융사로 꼽힌다. 지난해 7월 자체 유튜브 채널 하나TV를 통해 ‘환전지갑’ 상품 관련 라방을 처음으로 실시했다. 환전지갑이란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환전 서비스로 고객들에게 최대 90%의 환율 스프레드 혜택을 제공한다. 총 17만8436명이 이 방송을 봤으며 최대 동시 접속자 수는 4192명에 달했다. 환전지갑을 통해 환전을 완료한 건수도 방송 전 대비 136% 증가했다. ‘라방 효과’를 톡톡히 본 하나은행은 이후 방송 횟수를 늘리고 채널도 다양화했다.

신한은행은 ‘소상공인에게 희망을’ 시리즈를 통해 본사 인근 을지로·시청 맛집을 소개하고 있다. 아울러 ‘친한 은행’ 시리즈로 어린이들과 금융 용어를 코믹하게 알아보는 영상을 게재하면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가수이자 방송인인 데프콘과 ‘육 식당’이라는 코너를 만들었다. 데프콘이 먹방을 선보이며 어려운 식당들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데프콘은 구독자 32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육 식당은 예능 프로그램 같은 포맷을 취하고 있다. 이에 앞서 IBK기업은행은 개그우먼 신기루와 먹방 영상을 제작한 바 있다.

자사 행원들이 출연하는 콘텐츠도 한창이다. 하나은행은 젊은층 인기 요소인 MBTI를 활용한 경제 콘텐츠를 선보였다. ‘돈을 말하다 시즌4-MBTI’는 각계각층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돈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말하는 토크쇼다. ‘돈을 말하다’ 시리즈는 MBTI와 돈이라는 주제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MZ세대 출연자들의 성향을 MBTI 전문가(심리학자)와 함께 재밌게 풀어간다. 기존 프로그램들이 성공한 기업가, 스타트업 대표, 인플루언서 등을 초대해 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면, 하나은행은 MZ세대 또는 사회초년생들이 공감할만한 이야기를 끌어낸다. ‘돈 모으는 게 가장 쉬웠어요! 돈을 수호하는 ESTJ’편은 약 3만2000만 뷰를 올렸다.

래퍼 겸 싱어송라이터로 알려진 원슈타인과 하나원큐를 홍보하는 영상도 만들었다. 단순히 앱을 홍보 영상이 아니다. B급 정서를 반영해 코믹한 내용으로 구성된 것이 눈에 띈다. 무조건 한 번에 한다며 노예계약을 하거나, 차 대신 마차를 사고 유령신부와 결혼하는 내용 등이다.

우리은행의 자산관리 콘텐츠 ‘우리 Wealth LIVE(웰스 라이브)’ 역시 젊은 세대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이 콘텐츠는 재생 시간이 최대 1시간에 육박할 만큼 호흡이 긴 편이다. 짧은 콘텐츠가 대세인 상황에서 전문성을 강화한 내용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NH농협은행은 젊은 세대들에게 재테크 정보를 알기 쉽게 제공하는 ‘올버디올백(ALL버디ALL100)’ 콘텐츠를 제작했다. 이 영상은 NHAll100자문센터가 기획했다. 자산관리와 골프를 결합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개그맨 홍인규, 유튜버 손새연뿐 아니라 WM전문위원 등이 직접 출연해 골프 게임을 하고 재테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유명 스타를 기용해 만화 영상을 제작한 동영상도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드럼 연주자인 부기드럼과 함께 신한 청년 우대형 주택청약종합저축을 소개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부기드럼은 32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다. 만화 영화 음악, 광고 음악, 인기 음악 등을 열정적인 드럼 연주로 표현하고 있다. 부기드럼은 신나는 음악을 드럼으로 연주하며 신한은행 상품을 소개했다. 신한은행은 캐릭터를 활용한 애니메이션도 만들었다. ‘힐링송’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각종 콘텐츠를 영상미와 함께 담을 수 있는 만큼 여러 세대를 공략하려는 취지다.

KB국민은행은 올해 초부터 자사 모델인 BTS, 에스파(aespa) 등 스타들을 내세운 영상으로 팬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직장인·주부·중년 등 다양한 계층의 공감을 살 수 있는 ‘맞춤법’ 시리즈를 선보여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은행권의 이 같은 행보는 미래 고객인 MZ세대를 포섭하기 위한 마케팅 작업의 일환이다.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빅테크 공세에 몰린 은행들이 ‘디지털 생활금융 플랫폼’을 내세워 재미 요소를 부가한 유스(Youth) 마케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유튜브는 TV방송에 비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은행·금융은 어렵고 복잡하다는 정형화된 모습에서 벗어나 격식을 파괴하는 식의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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