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20% 약속' 공영홈쇼핑의 배신... "中企에 ARS·배송비 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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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20% 약속' 공영홈쇼핑의 배신... "中企에 ARS·배송비 전가"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2.07.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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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수수료 20% 조건 사업 재승인
택배·자동ARS 등 별도 부과... 비용 차이 적어
공공기관 홈쇼핑 설립 취지 무색해져
공영홈쇼핑 최창희 대표. 사진=연합뉴스
공영홈쇼핑 최창희 대표. 사진=연합뉴스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을 돕는 취지로 설립된 공영홈쇼핑의 판매수수료가 민간사업자와 크게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사업자의 일반적인 판매수수료인 30% 중후반대 보다 10% 저렴한 20~25%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별도로 부과되는 비용이 적지 않아 실질적인 할인 효과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공영홈쇼핑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로 소상공인, 벤처, 중소기업의 상품과 농축수산물 판로 개척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공공기관이다. 공영홈쇼핑은 2018년 과기정통부의 TV홈쇼핑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중소기업 활성화, 공정 거래 등 공적 기능 확보를 위해 수수료 20%를 조건으로 재승인 받았다. 

하지만 해당 조건은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0월 구자근 의원(국민의 힘, 경북 구미갑)이 공영홈쇼핑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영홈쇼핑은 2020년 판매한 제품 423개 중 62% 가량인 263개 제품의 판매 수수료가 20%를 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판매 수수료율 21~25%는 108개(26%), 수수료 26~29%는 128개(30%), 수수료 30~36%도 27개(6%)로 나타났다. 

 

민간은 무료인데... 공영, 별도 부과

공영홈쇼핑은 수수료 외에도 별도로 부과되는 것이 있어 이를 포함하면 민간 홈쇼핑사와 비용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영홈쇼핑을 통해 제품을 판매한 A기업은 타 민간 홈쇼핑에서는 무료로 운영되는 사항이 공영홈쇼핑에서는 비용 청구가 이뤄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A기업 관계자는 "다른 곳은 택배 배송비를 무료로 책정하는데 공영은 별도로 부과시킨다"며 "1,000원인 자동 ARS 비용도 다른 곳은 무료지만 공영은 절반 비용인 500원을 지불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와 함께 "대부분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에 따른 할부 수수료도 기업이 부담해야 한다"며 "들어가는 비용을 다 합치면 타 홈쇼핑과 차이가 크지 않다"고 호소했다.

중소기업 제품들이 고가 제품보다 중저가로 형성되는 것을 감안하면 기업에게 느껴지는 체감도는 더 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공영홈쇼핑과 타 홈쇼핑 비교. 사진=시장경제
판매가 3만원일 때 공영홈쇼핑과 타 홈쇼핑 비교 내역. 디자인=시장경제

B기업 관계자는 "공영홈쇼핑이 타사 대비 수수료가 낮다며 제품 원가를 타사 보다 낮게 납품하기를 요구하기도 한다"며 "별도 부과 비용으로 별 차이가 없는데 단가까지 후려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공영홈쇼핑과 달리 타 홈쇼핑사들은 업체 계약 조건과 품목별 편차가 있지만, 중소기업 판매자들에게 택배비 면제, 카드 할부 수수료 지원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한 홈쇼핑 관계자는 "비용 지원을 넘어 영상 제작·상품개발 비용과 협력사 자녀 학자금과 무이자 대출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택배비의 경우 제품의 품목, 계약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전체 방송 제품 중 절반 이상에 대해 지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상공인들의 지원을 위해 설립된 공영 홈쇼핑이 표면적으로 수수료를 인하하면서 비용을 별도 부과하는 것은 설립 취지를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공영홈쇼핑 관계자는 "모든 비용은 업체와 협의해 진행하며 최대 50% 이상 부담 시키지 않는다"며 "타 업체의 무료 여부와 상관없이 표준계약서에 의거해 모든 납품업체와 동일한 조건으로 계약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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