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출수수료 올랐는데 판매수수료 인하 압박까지... 홈쇼핑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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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출수수료 올랐는데 판매수수료 인하 압박까지... 홈쇼핑 '울상'
  • 이준영 기자
  • 승인 2019.11.27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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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출수수료 상승, 자연스레 판매수수료도 올라... 정부 적극 개입의지 필요
홈쇼핑 방송화면. 사진= 현대홈쇼핑
홈쇼핑 방송화면. 사진= 현대홈쇼핑

홈쇼핑업계가 이중고에 빠졌다. 매년 IPTV업체의 송출수수료는 가파르게 오르는데 정부에게 판매수수료 인하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판매수수료 대부분을 차지하는 송출수수료 인하가 선행돼야 한다며 호소하고 있다.

이달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홈쇼핑 산업의 공정거래 및 상생협력 환경 조성을 위해 '홈쇼핑 판매수수료율 인하 방안 마련', '홈쇼핑 방송 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 개선' 등의 종합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홈쇼핑 판매수수료율 통계 공개 ▲정액수수료 방송 축소 유도 ▲홈쇼핑 재승인 시 판매수수료율 심사 강화 ▲송출수수료 관리·감독 강화 등 홈쇼핑 판매수수료율 인하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순차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 대상 판매수수료율도 밝혔다. 판매 수수료율이 가장 높은 곳은 CJ오쇼핑으로 39.7%다. 이어 ▲GS홈쇼핑 35.3% ▲NS홈쇼핑 35.2% ▲현대홈쇼핑 34.4% ▲롯데홈쇼핑 29.3% ▲공영홈쇼핑 20.9% ▲홈앤쇼핑 19.5%순으로 나타났다. 수수료율 평균은 30.5%이다. 

전체상품으로 살펴보면 NS홈쇼핑이 39.1%로 가장 높고, 공영홈쇼핑이 20.9%로 가장 낮았다.

업계는 과기정통부의 발표에 다소 억울함을 드러냈다. 우선 정책이 바뀌면서 지난해와 올해 수수료 산정기준이 달라졌다. 기존 제외됐던 프로모션 비용이 포함되면서 다소 수수료율이 높은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 

또한 핵심은 송출수수료 정상화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송출수수료가 상승되니 판매수수료율도 자연스럽게 오를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판매수수료 상당부분을 송출수수료가 차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더불어 수수료율은 품목별로 다르게 산정되는데 정부가 일괄적으로 발표해 소비자 오해를 부른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패션뷰티의 경우 타 품목에 비해 수수료가 높을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뷰티 품목은 고객의 취향에 따라 구입의사 결정이 되는만큼 교환·취소·반품이 잦다"라며 "교환·취소·반품은 모두 비용이 들기때문에 이에 따라 수수료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패션뷰티 제품은 대부분 중소기업 제품이 많아 이를 많이 판매하는 업체는 자연스럽게 중소기업에 대한 판매수수료율이 높게 나온다"고 덧붙였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송출수수료 관리감독을 위한 '홈쇼핑 방송 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 개선'을 발표하며 정부차원에서 직접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정부의 이러한 직접적인 개입 배경에는 최근 송출수수료를 둘러싼 IPTV업계와 홈쇼핑 업계 간 갈등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홈쇼핑 업체들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IPTV업계는 여전히 가파르게 송출수수료를 상승시키고 있어 논란이 야기됐다. 실제 모 홈쇼핑업체의 경우 2년새 50%나 올랐다.

국감에서도 송출수수료 논란이 불거지자 올해 2월 IPTV업체와 홈쇼핑 사업자간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기로 했다. 협의체는 두 협회와 IPTV협회 회원사인 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3개사와 TV홈쇼핑협회 회원사인 GS홈쇼핑·CJ오쇼핑·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NS홈쇼핑·홈앤쇼핑·공영홈쇼핑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사실상 송출수수료 현실화 관련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올해 10월 현대홈쇼핑이 방송통신위원회에 IPTV 송출수수료 분쟁 조정 신청서를 제출하기까지 이르렀다.

여기 더해 최근 IPTV업체들이 케이블 방송업체를 인수하면서 향후 송출수수료 인상 압박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내년초 공정위 승인이 완료되면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LG유플러스-CJ헬로' 두 곳에 KT를 포함해 시장 점유율은 79%에 이른다. IPTV사업의 독점화가 될 수록 홈쇼핑기업들에 대한 갑질도 더 거세질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수수료 대부분을 송출수수료가 차지하는 상황에서 판매수수료만 낮추는 것은 홈쇼핑기업에게 손해를 강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최근 홈쇼핑 기업의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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