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pick] 아마존 뛰어넘는 촘촘 물류망... '쿠팡 생태계'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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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pick] 아마존 뛰어넘는 촘촘 물류망... '쿠팡 생태계'가 온다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1.12.1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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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배송' 몸집 불려 시총 55조 공룡 탈바꿈
올 3월 뉴욕증시 상장... 3분기 20조 돌파 예상
30개 도시 170개 물류센터, 사업 확장 속도
직접고용계획 1만명... 지역 상생·일자리 창출에도 기여
쿠팡 김범석 창업자. 사진= 쿠팡
쿠팡 김범석 창업자. 사진= 쿠팡

애플 생태계, 샤오미 생태계, 아마존 생태계. 최근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생태계라는 단어를 붙이고 있다. 이는 한 기업 또는 브랜드를 통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이커머스 기업 쿠팡 역시 글로벌 기업과 같은 원대한 꿈을 꾸고 있다. 쿠팡은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단어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며 생태계 구축을 시사하고 있다. 로켓에서 시작한 쿠팡의 서비스는 이츠, 프레시, 플레이 등으로 확장하며 '쿠팡 생태계' 구축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적자기업에서 시총 55조 공룡으로

쿠팡은 2010년 소셜커머스로 시작해 2014년 로켓배송을 개시했다. 이어 2016년 오픈마켓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쿠팡이 전국민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로켓배송'이다. 로켓배송은 국내 인터넷 쇼핑에 있어서 혁신과도 같은 사건이다. 당시 인터넷 쇼핑에서 제품을 주문하면 보통 2~3일이 소요됐지만, 쿠팡은 이를 단 하루로 줄인 것이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한국인 특유의 '빨리빨리' 심리를 충족시키는 로켓배송의 수요는 급증했고, 이는 쿠팡의 성장 발판에도 직결됐다.

하지만 빛이 밝을수록 그림자가 짙어지듯이 쿠팡의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당시 사람들은 "쿠팡 망하면 어쩌지"라는 우려를 했다. 편리한 서비스를 더 이용하고 싶지만 수조원대로 늘어나는 적자에 불안감도 커졌다. 2015년과 2018년에 소프트뱅크로부터 총 4조원의 지원을 받았지만 적자에 대한 불안은 가시지 않았다. 

쿠팡 뉴욕 증시 상장 이미지. 사진= 쿠팡
쿠팡 뉴욕 증시 상장 이미지. 사진= 쿠팡

이런 우려를 단번에 종식시키고 쿠팡에 대한 불안한 시선을 줄인 사건이 일어났다. 바로 올해 3월 국내가 아닌 뉴욕증시에 입성한 것이다. 이후 쿠팡은 만년 적자기업이 아닌 시총 55조원의 공룡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적자도 개선됐다. 쿠팡은 지난해 85%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이커머스 업계 평균 성장률이 20%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다. 또 2018년을 기점으로 적자 폭도 1조원대에서 지난해 5800억원 규모로 대폭 줄었다.

올해 3분기 쿠팡의 누적 매출액은 약 15조8000억원으로 연간 기준 사상 첫 20조원 돌파가 점쳐진다. 지난해 총매출액인 13조9257억원을 이미 3분기 만에 넘어섰다. 올해 쿠팡의 예상 GMV(상품판매액)는 34조원, 시장점유율은 전년 13%에서 17%로 예상된다. 쿠팡은 2025년까지 점유율을 25%까지 올린다는 목표다.
 

압도적 물류 경쟁력 기반... 사업 확장 속도

쿠팡 생태계를 가능케 하는 것은 압도적인 물류 경쟁력이다. 적자에도 물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과감한 투자는 타 기업과 쿠팡의 가장 큰 차별점으로 꼽힌다. 

쿠팡 신선센터. 사진= 이기륭 기자
쿠팡 신선센터. 사진= 이기륭 기자

쿠팡은 전국 30개 도시에 170개의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면적대비로 환산하면 미국에 500개의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아마존보다 더 촘촘한 물류 인프라 수준이다. 특히 올해 광주, 대구, 김천, 함양 등 새로 지어질 물류센터를 더하면 국내 1위 물류 기업으로 우뚝서게 된다.

쿠팡은 익일 배송이 아닌 당일·새벽 배송으로 충성고객을 크게 늘렸다. 충성고객의 증가는 신규사업 확장의 기반으로 작용했다. 쿠팡은 로켓배송, 와우, 프레시 등의 이커머스와 풀필먼트 서비스, 쿠팡플레이를 통한 OTT서비스, 쿠팡이츠 등을 제공 중이다. 향후 택배사업까지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커머스의 충성고객들이 쿠팡의 타 포트폴리오로 옮겨가고, 빠른 시장 진입을 가능케 한다. 한 예로 쿠팡이츠는 배달업 후발주자지만 단번에 업계 3위권을 차지했고, 지난해 10월 기준 회원 수 106만명을 기록했다.

향후 쿠팡은 풀필먼트 서비스와 지난해 분사한 쿠페이를 통한 핀테크 사업 진출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역 상생·일자리까지 잡았다

쿠팡의 성장은 지역경제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올해 3월 뉴욕증시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상반기에만 ▲3월 전북(1000억원) ▲4월 경남(3000억원) ▲5월 충북(4000억원) ▲6월 부산(2200억원) 등에 1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직접고용계획만 1만명에 달한다.

쿠팡이츠에 가입한 도곡시장 반찬가게 이미지. 사진= 쿠팡
쿠팡이츠에 가입한 도곡시장 반찬가게 이미지. 사진= 쿠팡

쿠팡의 물류 인프라 확장은 해당 지역의 일자리 창출과 경기 회복에 도움을 준다. 물류센터 특성상 경기도나 지방 등에 설립돼 소외된 지역 발전에 긍정적이다. 쿠팡 일자리의 80%가 지방에서 만들어지면서 지역 소비가 늘고, 장기적으로 쿠팡에게도 이득이 된다. 실제 쿠팡 주문 상위 10곳 중 9곳은 신도시로 집계됐다.

쿠팡은 올해 9개월 만에 1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고, 배송직원과 물류센터 직원의 직접고용을 통한 일자리 안정화와 이들을 배려한 건강관리 프로그램 '쿠팡케어' 도입 등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또한 쿠팡은 중소상공인과 상생에도 힘쓰고 있다. 올해 쿠팡 파트너의 80%는 중소상공인으로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또 이들의 올해 매출 성장률은 전년대비 50%에 이른다.

더불어 지역 상생을 위한 특산물 이벤트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밀양 사과, 충주 복숭아, 완도 전복 등이 쿠팡을 통해 전국 각지로 배송되는 형태다. 또 쿠팡이츠는 전통시장과 상생해 상인들을 지속적으로 컨설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물류 경쟁력을 기반으로 이커머스를 키우고, 프레시·이츠 등으로 확장했다"며 "일자리 창출과 지역상생 등 사회적 역할에도 충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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